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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고 하면 여러 가지 식물이 떠오른다.
옷감을 짤 때 쓰는 식물인가? 혹은 대마초를 피울 때 쓰는 식물인가? 아니면 뿌리를 갈아 먹는 먹는 식물인가? 식물도감에서 마라고 하면 뿌리를 약으로 혹은 식용으로 쓰는 식물을 말한다.
하긴 뿌리를 먹는 ‘마’도 그냥 마라고 통털어 부르지만, 우리나라에는 참마. 각시마, 부채마, 단풍, 국화마 등 잎이 갈라진 특성에 따라 비슷비슷하고 용도도 동일한 종류가 여럿 있으니 이래저래 혼동될 법도 하다.
우선 가장 널리 알려진 마나 참마는 잎이 서로 마주 나고, 잎 가장자리에 결각이 없는 것으로 구분한다.
잎 가장자리가 갈라진 것 가운데 남쪽 지방에 가면 흔히 만날 수 있는 것은 단풍마이며, 단풍마와 비슷하지만 열매에 날개가 한 쪽에만 있는 부채마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의 식물은 단풍마로 잎이 단풍잎처럼 갈라졌다 하여 그리 붙었는데, 덜 갈라지고 더 갈라진 것 등으로 변이가 많다) 마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흔히들 아시는 것처럼 덩굴성이기도 하다.
그래서 숲 가장지리에 볕이 드는 곳에서 다른 나무들을 감고서 혹은 바위 위에 걸쳐서 늘어지듯 자라는 이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아주 뜻밖의 특성은 ‘마’ 식물들이 암수가 서로 딴 그루라는 점이다.
은행나무처럼 확실하게 암수딴그루인 식물은 알아도, 마가 그러하리라고 생각한 이는 드물 것이다.
하긴 마라고 하면 우선 뿌리만을 생각하니까 ‘마에 꽃이 피었었나?’ 하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작은 꽃들이 꽃차례에 달리는데 특히 암꽃차례는 대부분 늘어지듯 많이도 달린다.
꽃의 색깔은 어떠한 종류의 마이냐에 따라 그냥 마나 참마처럼 흰빛이 많이 돌기도 하고, 녹황색 꽃이 달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주황빛에 가까운 꽃 빛깔도 볼 수 있다.
꽃은 여름에 피는데, 어린 나무들에게서 꽃을 볼 수 없는 경우도 많고 암수에 따라 달라지지만 일단 꽃이 달리면 생각보다 아주 화려하고 독특하며 아름답다.
열매는 물론 암그루에서만 달린다.
한 개의 길이가 1cm가 약간 넘을 정도인데, 열매의 껍질이 마치 3개의 방형으로 된 달개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이 생겼다.
보통은 꽃차례가 자라 길게 늘어지면서 꽃이 달렸던 자리에 수 없이 많이 달리므로 주렁주렁한 그 모습 또한 보기에 괜찮다.
우리가 먹는 부분은 덩이부리에 해당된다.
길쭉한 곤봉처럼 생긴 괴경이 땅속으로 깊이 들어가 자란다.
큼직한 괴경은 해가 지나면 언제나 새로 바뀌므로 생각보다 희고 연하다.
물론 살에는 끈적한 점성이 있어 마를 즙내어 마실 때에는 미끌미끌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한방에서 마를 찾아 보면 수없이 많고 다양한 효능들이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각기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처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몸의 허한 부분을 보호하여 기운을 내게 하는 효과가 있는데, 특별히 허리와 다리를 튼튼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약으로 쓰는 뿌리 말고 어릴 때에는 이를 나물로 무쳐 먹어도 맛있다.
마를 키우고자 한다면, 자갈이 없는 좋은 땅이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얻고 싶은 부분이 덩이 뿌리인데 땅이 좋지 않으면 굵게 깊이 자라지 않으니 말이다.
약으로 혹은 식품을 쓰기 위해 남쪽에서는 재배하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은 오염이 되지 않은, 좋은 묘두(뿌리의 윗 끝부분으로 이를 통해 증식을 주로 한다)를 얻는 것이 관건이라고 한다.
집 마당에서 키울 수도 있다.
따뜻한 곳에서 덩굴줄기에서 떨어진 주아(珠芽), 씨앗, 묘두 모두 가능하다.
먹을 때만 마를 아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꽃도, 잎도 보고, 덩굴로 자라는 모습도 한 번 제대로 알아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