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 싱그러운 블루베리 여행
안면도로 떠나볼까요?
몇 해 전, 기름유출사건으로 죽어가던 바다가 온 국민의 하나 된 마음으로 다시 태어난 곳이 있지요. 바로 서해의 태안반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관심을 기울였던 덕분일까요, 서울에서 두어 시간이면 닿는 태안반도의 안면도는 즐거운 가족 체험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드넓은 서해바다에서 즐기는 갯벌체험과 여러 휴양림, 또 캠핑장에서 즐기는 자연체험여행과 다양한 액티비티가 준비되어 있는 이곳 안면도.
지난 주말, 여느 안면도 여행과는 조금 다른 특별한 체험을 하고자 딸아이 손양을 데리고 안면도로 나서보았습니다.
우리 집에는 블루베리 귀신이 삽니다.
웬 귀신이냐고요? (^^) 그 정체는 바로 두어달 전부터 시력에 좋다는 정보를 책에서 보고는 밥처럼 블루베리를 먹어대는 손양입니다. 그 덕분에 여행을 갈 때마다 주변에 국산 블루베리 농장이 없나를 살펴보고 있지요. 지난 번 전라도 광주에 갔을 때도 블루베리 농장을 굳이 찾아가 보았죠. 그리고 이번 주 역시, 안면도에 블루베리 농장이 있다는 귀한 정보를 전해 듣고 한걸음에 달려간 것입니다.
▲ 충남 그린 블루베리 체험농장, 유기농 관광농원
충남 안면도 승언리에 있는 ‘그린 블루베리 체험농장’은 친환경유기농인증을 받은 관광농원입니다. 예천에서 블루베리농장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블루베리농사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이곳 안면도에 새 둥지를 튼 관광농원인데요.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의 농원이다보니 주말임에도 많은 체험객이 몰리지 않아서, 오히려 손양과 여유롭게 블루베리의 이런 저런 정보를 듣기도 하고 알찬 체험여행을 즐길 수 있었지요.
안면도 그린블루베리 농장은 100% 유기농 농법으로 경작되는 친환경농장인데, 농장 곳곳에 농장주의 철학과 열정이 숨어 있었습니다. 일 년 내내 서해바다의 ‘해무’가 끼는 지리적 특성을 이용하는 자연소독과 효소활성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화분에 블루베리를 심어 경작하게 되었다고 해요.
▲ 그린 블루베리 농장의 특별한 유기농경작법, 부직포 화분에 심어진 블루베리 나무
효소를 발효시켜 만든 친환경 효소비료를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밭은 황토밭으로 일궈 그 위에 비닐을 깔고 또 그 위에 부직포를 깔아서 평평한 밭을 일군 다음 화분에 블루베리를 심었다고 합니다. 처음 이런 식으로 블루베리 밭을 일구자 주변 농민들조차도 '밭에다 방을 만드는 정신 빠진 사람'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도 받았다는군요. 그런 열정과 노력이 오늘날의 그린블루베리농장의 곳곳에 보여서, 체험도 체험이지만 그런 농장주의 마음을 만날 수 있음이 한없이 반가웠습니다.
▲ 그린블루베리농장 쉼터 공간, 텃밭에서 아욱과 인동초가 자라고 있다 (아욱은 인심좋은 농장주가 체험객들을 위해 준비한 것)
농장은 천 이백 평.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는 블루베리 화분 사이에는 방문객에게 다양한 즐거움을 주기 위한 쉼터나 체험공간을 만들어놓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블루베리 수확체험 뿐만 아니라 블루베리쥬스 만들기, 효소 만들기, 와인만들기, 떡 만들기 등 더욱 다양하고 즐거운 블루베리 농장체험이 준비될 것 같아요. 그런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중년의 농장주의 얼굴이 청년처럼 빛나 보였습니다.
블루베리 농장 체험은 입장 시 한 사람에게 300g의 용기와 장갑, 토시가 지급되며 1시간 마음껏 따 먹고 용기에 가득 가져 갈 수 있는 형식인데요. 1시간,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블루베리 묘목도 구경하고 신선한 블루베리를 배부르게 맛볼 수 있는 알찬 시간이지요.
▲ 블루베리 묘목, 구매도 할수 있다!
농장 주변에는 1년생 묘목부터 2년생, 열매가 맺기 시작하는 4년생 묘목들도 전시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 체험학습용으로도 그만입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블루베리 과실나무를 처음 본 어른들도 무척 신기해 하시더라고요. 저도 화분농장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신선한 경험이었지요.
▲ 그린블루베리농장을 지키는 친황경 지킴이들
손양은 그렇게 좋아하던 블루베리를 직접 따 먹는 재미도 재미지만, 사방에 보이는 거미, 벌레들 구경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친환경 재배 덕분에 여기저기 거미며 벌레들이 많이 있는 것이지요. 가장 맛있고 달콤한 블루베리는 무엇일까요? 벌레가 많고, 특히 거미줄이 쳐져있는 곳 주변의 과실나무랍니다!
아침을 못 먹고 나선 탓에 더욱 욕심을 냈던 블루베리 체험. 온 가족이 얼마나 배부르게 먹었던지, 뿌듯하기 그지 없더군요! 농장 사장님께서 제 뒤를 따라다니시며 한 눈에 보기에도 제일 크고 시커먼 것으로 '많이 많이' 따 먹으라시는데 덜 익은 것도 그렇게 맛있고 달달할 수가 없습니다.
▲ 블루베리를 딸 때는 농장 입장 시 나눠주는 토시와 면장갑을 꼭 착용할 것! 쐐기같은 벌레에게 물릴 수 있으니 맨손은 금지!
잘 익은 블루베리 겉을 보면 하얗게 막처럼 덮여 있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효모라고 합니다. 효모는 요구르트랑 함께 먹으면 더욱 영양가가 좋다는 팁도 알려주십니다. 농장 한 쪽에는 영하 45도의 급속냉동고 시설도 갖추고 조금 더 신선한 블루베리를 장기간, 사시사철 제공하는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근처에 블루베리 와인 저장고도 이미 마련해 두었다는 설명에, 제 귀가 쫑긋되었겠죠?
블루베리는 얼마 전부터 우리 집에서 빠지지 않고 챙겨먹는 영양식입니다. 딸아이 손양의 시력보호에도 좋을 뿐 아니라 항산화제 성분이 들어있어 노화와 치매예방에도 좋다고 하더라고요. 게다가 대장암과 유방암 등을 예방하는 항암효과도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그렇게 좋다는 블루베리를 국산으로 사려고 보니 그 값이 정말 만만치 않더라고요. 손바닥만한 비닐 곽에 한 20알 담겨 있는 것이 6,800원! 유기농은 사실 집 근처 마트에서는 구할 수도 없었죠.
몸에 좋은 블루베리를 가장 신선하고 경제적으로 맛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농장에 직접 방문하여 맛을 보거나 구입하는 것인데요. 그럴 경우 최고로 신선한 블루베리를 자신이 직접 따서 맛있게 먹고 알뜰한 가격으로 구매도 하니 일거양득, 그 뿐만 아니라 농장을 경영하는 농가수익에도 직접적으로 이익을 주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착한 체험여행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블루베리를 수확하는 시기는 여름 휴가철과 맞물리는 7~8월이라고 합니다. 올 여름, 안면도로 떠나는 바다와 함께 하는 여름휴가여행에 몸에 좋고 재미도 있는 블루베리체험여행도 함께 알차게 엮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INFORMATION
안면도 그린 블루베리 체험농장펜션
- 주소 :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3022번지 (방포초등학교 옆)
- 예약 및 문의 : 041-673-7441 ( 010- 9023- 7441 )
- 비고 : 농장에서는 숙박형 관광농원펜션도 운영
- 블루베리따기 가격 : 중학생 이상 성인 1인 25,000원 ( 유치원생 1인 12,000원 / 초등학생 1인 2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