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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개봉 / 114분 / 12세 이상 관람가>
=== 프로덕션 노트 ===
감독 : 스티븐 달드리
출연 : 니콜 키드먼 & 줄리안 무어 & 메릴 스트립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에 빛나는 2003년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Our Lives, Our Story… <빌리 엘리엇>의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작품
2003 베를린 영화제 공동 여우주연 수상 - 니콜 키드만, 메릴 스트립, 줄리안 무어
2003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 노미네이트
니콜 키드만, 줄리안 무어, 메릴 스트립 세 배우의 음성해설
세 개의 시간, 세 개의 공간, 세 명의 여인들… 그리고 단 하루동안 이어지는 그녀들의 이야기
1923년 영국 리치몬드 교외의 어느 하루. 버지니아 울프는 오늘도 집필 중인 소설 <댈러웨이 부인>과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그녀는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 레나드의 보호를 받으며 언니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저녁 식사 시간을 앞둔 버지니아는 무작정 집을 뛰쳐나가 런던행 기차역으로 간다. 그러나 급하게 그녀를 쫓아온 남편과 팔짱을 끼고 집으로 다시 돌아간다. 잠시동안이라도 벗어나고 싶었다는 사실을 털어놓지 않은 채 기차표를 품 안에 고이 간직하고서...
1951년 미국 LA의 어느 하루.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 빠져있는 로라. 둘째를 임신한 채 세살 난 아들 리차드와 함께 남편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그녀의 오늘은 어제와 다를바 없이 평온하다. 오늘도 남편은 그녀를 깨우지 않기 위해 자신의 생일날 아침을 손수 차린다. 아들 리차드와 함께 남편의 생일 케이크를 만들던 로라는 갑자기 자신의 일상에 염증을 느끼고 아들을 맡겨놓은 채 무작정 집을 나선다. 호텔방에 누워 자살을 생각하던 그녀. 그러나 다시 부랴부랴 남편과 아들이 기다리고 있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케이크를 만든다. 둘째를 낳은 후엔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나겠다고 다짐하면서.
2001년 미국 뉴욕의 어느 하루.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출판 편집자인 클래리사. 그녀는 지금 옛 애인인 리차드의 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파티를 준비하고 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엄마 로라에 대한 상처를 가슴에 묻고 살아온 리차드는 지금 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꽃도 사고 음식도 준비하고 파티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클래리사는 리차드를 찾아가지만, 그는 그녀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이야기하며 클래리사가 보는 눈 앞에서 5층 창 밖으로 뛰어내리고 마는데…
=== 작품 해설 ===
세계영화작품사전 :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
디 아워스 The Hours
마이클 커닝햄의 퓰리처상 수상작인 〈디 아워스〉(1998)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스티븐 달드리가 연출했다. 1923년 영국 리치먼드에서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 중인 여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1951년 LA에서 그 소설을 읽은 부인 로라, 2001년 뉴욕에서 현대판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불리는 클라리사가 겪는 각각의 하루를 보여 주면서 여성의 삶을 다룬다.
1923년 영국 리치먼드 교외에 사는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이 쓰고 있는 〈댈러웨이 부인〉과 그 이야기 속 주인공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환상과 환청, 정신분열로 시달리는 자신을 헌신적으로 보살피는 남편이 곁에 있지만 그녀는 자기 삶의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뛰쳐나가 런던행 기차가 서는 역으로 간다. 하지만 그녀는 급히 자신을 쫓아온 남편과 함께 결국 집으로 돌아간다.
1951년 미국 LA의 평범한 주부 로라 브라운은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 흠뻑 빠져 있다. 둘째를 임신한 채 세살배기 아들 리차드와 함께 남편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던 그녀는 생일 케이크를 만들다가 갑자기 자신의 일상에 염증을 느끼고 무작정 집을 나서 호텔에 들어간다. 자살을 시도하려던 그녀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만들다 만 케이크를 마저 만든다.
2001년 미국 뉴욕에서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출판편집자 클라리사는 옛 애인인 리차드의 문학상 수상 기념 파티를 준비한다. 리차드는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어머니 로라에 대한 상처를 안고 문학인으로 성장했지만 병을 얻어 죽어가고 있는 중이다. 파티 준비를 마친 클라리사는 기쁜 마음으로 리차드를 찾아가지만 그는 클라리사의 눈앞에서 5층 창밖으로 뛰어내려버린다.
작품해설
1. 독특한 이야기 구성 : 시공을 달리하는 세 여인의 교차
영화는 시공을 달리하는 세 여인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1923년 영국 리치먼드 교외에 사는 여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 1951년 미국 LA에서 울프의 소설에 흠뻑 빠진 로라, 2001년 미국 뉴욕의 출판편집자 클라리사가 그 주인공들이다. 〈디 아워스〉는 이렇듯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는 세 여인이 겪는 각각의 하루들이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 의해 연결되고 공유되고 전염되는 지점들을 면밀하게 살피면서 여성에게 부과된 삶의 무게에 대해 진지하게 사유하는 여성주의적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첫 번째로 소개되는 여인이자 실존했던 여류 소설가 버지니아 울프는 답답한 시골 생활에 염증을 느끼며 자신의 새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하는 일에 몰두한다. 이때 그녀는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 ‘댈러웨이 부인’의 삶을 상상하며 그 캐릭터에 깊이 몰입하다가 부인을 죽일까 아니면 그대로 살려 둘까 고민을 하던 중 결국 살려 두는 쪽을 선택한다. 이 선택은 훗날 이 영화의 두 번째 여인, 즉 1951년 LA에서 이 소설에 흠뻑 빠진 평범한 주부 로라 브라운이 자살을 결심했다가 포기하게 만드는 중요한 동기로 작용한다.
세 번째 여인 클라리사는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출판편집자로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녀는 자신의 옛 애인 리차드의 문학상 수상 기념 파티를 준비하는데, 리차드는 1951년 LA에서 〈댈러웨이 부인〉의 열렬한 독자였던 로라의 아들이다. 하지만 리차드는 자신을 버리고 도망친 어머니로 인해 상처를 받은 데다가 에이즈로 죽어가며 삶을 포기하고 클라리사가 보는 앞에서 창밖으로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
〈댈러웨이 부인〉 말고도 세 여인이 공유하는 또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그녀들의 동성애적 성향이다. 이는 실제로 동성애적 성향을 갖고 있었던 버지니아 울프의 삶에서 모티브를 얻은 설정으로 영화에서는 버지니아 울프와 그녀의 언니 바네사, 로라와 그녀의 친구, 클라리사와 그녀의 친구가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통해 암시된다.
2. 영화의 주제
이렇듯 〈디 아워스〉는 〈댈러웨이 부인〉,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가 지닌 성 정체성을 매개로 소설가인 버지니아, 독자인 로라, 그리고 로라의 아들을 사랑한 클라리사의 하루를 시공을 넘나들며 얽어나간다. 이러한 독특한 구성은 시대와 공간을 막론하고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느낄 수밖에 없는 삶에 대한 무기력함과 번뇌를 통찰하고 있으며, 그 운명을 벗어나고자 할 때 책임져야 할 또 다른 삶의 무게들을 잔인하게 보여준다.
3. 세 여배우 : 니콜 키드먼, 줄리언 무어, 메릴 스트립
이 영화가 특히 큰 갈채를 받았던 것은 바로 세 여배우들이 보여준 연기 때문이었다. 버지니아 울프를 연기한 니콜 키드먼, 로라 브라운을 연기한 줄리언 무어, 클라리사를 연기한 메릴 스트립, 이렇게 세 여배우가 서로 다른 시공간적 배경에 따라 보여주는 연기력의 조화 덕분에 극의 긴장감은 더욱 높아졌고 관객은 각각의 인물에 깊숙이 몰입할 수 있었다. 2003년 열린 제53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는 세 여배우가 공동으로 여자연기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니콜 키드먼은 이 작품을 통해 여러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면서 세계 무대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녀는 신경쇠약에 찌들어 병색이 완연한 늙은 버지니아 울프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모발이 거친 회색 가발을 뒤집어썼으며, 실리콘으로 만든 가짜 매부리코를 붙였다. 또 오른손잡이인 울프처럼 글을 쓰기 위해 자신의 왼손잡이 습관을 버리고 수개월간 오른손으로 글을 쓰는 연습까지 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습관까지 완전히 버지니아 울프로서 준비를 마친 니콜 키드먼은 섬세한 표정 연기를 통해 불안하고 예민한 울프의 내면까지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마치 버지니아 울프 그 자체에 빙의된 것처럼 보였던 그녀의 연기는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전했다.
로라 브라운 역은 원래 에밀리 왓슨이나 귀네스 팰트로가 맡을 뻔하다가 결국 줄리언 무어가 맡게 되었는데, 영화 관계자들은 줄리언 무어가 아니었으면 로라라는 인물의 심리가 이렇게 입체적으로 전달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자살하기로 했던 마음을 접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자신의 어린 아들과 차 안에서 대화하던 장면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다. 메릴 스트립은 클라리사 역을 맡아 에이즈로 죽어가는 자신의 옛 애인의 자살을 눈앞에서 보고 마는 비극적인 여인의 상황을 탁월하게 연기해냈다.
주요 등장인물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 실존 인물이자 소설가로 영화에서 중심적으로 등장하는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한다. 신경쇠약증으로 극심하게 우울해하며 답답한 일상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여인.
로라 브라운(줄리언 무어) : 1951년 미국 LA의 주부로, 〈댈러웨이 부인〉 속 주인공에게 깊이 몰입하여 평온하지만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꿈꿀 수 없는 환경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클라리사(메릴 스트립) : 현대판 ‘댈러웨이 부인’이라고 불리는 출판편집자로 자신의 옛 애인 리차드의 문학상 수상 기념 파티를 축하하기 위해 준비를 마쳤지만 리차드의 자살을 목격하고 실의에 빠진다.
명장면 명대사
삶과의 투쟁 없이는 평화도 없어요. - 버지니아 울프
집을 뛰쳐나와 기차역으로 달려간 버지니아 울프가 자신을 쫓아온 남편에게 한 말.
죽음 같은 현실보다 삶을 택한 거예요. - 로라 브라운
로라 브라운이 자신의 아들 리차드의 자살 소식을 듣고 찾아가 클라리사에게 자신이 왜 아들을 버리고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하며 건넨 말.
관련 정보
원작
마이클 커닝햄의 소설 〈디 아워스〉(1998)
수상
• 2002년 제28회 LA비평가협회상 여우주연상(줄리언 무어)
• 2002년 전미비평가협회상 최우수작품상
• 2003년 제5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여우주연상(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줄리언 무어), 〈베를리너 모르겐포스트〉 독자상(스티븐 달드리)
• 2003년 제75회 아카데미영화상 여우주연상(니콜 키드먼)
• 2003년 제60회 골든글로브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니콜 키드먼)
• 2003년 제56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 여우주연상(니콜 키드먼), 앤서니 아스퀴스상(필립 글래스)
• 2003년 제55회 미국작가조합상 각색상(데이비드 헤어)
• 2003년 미국영화연구소(AFI) 올해의 영화상
• 2004년 제24회 런던비평가협회상 올해의 영국 시나리오작가(데이비드 헤어)
음악
이 영화의 음악감독은 미니멀리즘의 대가인 현대음악 작곡가 필립 글래스가 맡았다. 그는 베트남전을 다룬 걸작 중 하나인 존 어빈의 〈햄버거 힐〉(1987)과 영화의 역사 가운데 최고의 다큐멘터리로 종종 언급되곤 하는 에롤 모리스의 〈가늘고 푸른 선〉(1988)의 영화음악을 담당하면서 영화음악감독으로 크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대표적 영화음악적 세계의 절정은 단연 〈디 아워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필립 글래스의 음악은 미니멀한 곡 구성을 특징으로 하고 있음에도 반복과 점진을 통해 웅장하면서도 속도감 있는 사운드가 곧잘 표현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디 아워스〉의 음악들에서는 그마저도 엄격히 절제되어 무미건조한 색채를 보다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지나치리만큼 절제된 이러한 음악 연출은 삶의 굴레에 답답함을 느끼고 탈출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심리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의 중요한 주제를 음악적으로도 분명하게 드러내면서 작품의 완성미를 높였다고 평가된다.
음악 칼럼니스트 진희숙은 〈디 아워스〉에서 나타난 필립 글래스의 음악이 “선율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단순한 음형, 음이라는 재료에서 정서적인 요소를 제거한 무미건조한 패턴의 무한 반복을 통해 세 여인에게 부과된 비인간적인 삶이 또 다른 삶에서 무한 재생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한다고 말한다. 필립 글래스는 〈디 아워스〉를 통해 2003년 제56회 영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음악에 대한 공로를 치하하는 앤서니 아스퀴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잠자리에 들 때〉(작곡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필립 글래스가 작곡한 특유의 건조하고 무한반복적인 곡들 가운데 딱 한번 등장하는 감성적인 가곡이 있으니 바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곡 〈잠자리에 들 때〉이다. 클라리사가 파티를 준비하다 리차드의 옛 애인 루이스를 맞는 장면에 나오는 이 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헤르만 헤세의 시를 가사로 두고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를 위해 작곡한 〈네개의 마지막 노래〉 중 제3곡에 해당하며 죽음을 잠에 비유하며 영원한 안식을 노래하는 곡이다.
연관 영화
〈댈러웨이 부인〉(1997, 마를렌 고리스) :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1995)으로 잘 알려진 마를렌 고리스 감독이 만들었으며,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클라리사 댈러웨이를 연기했다.
[네이버 지식백과] 디 아워스 [The Hours] (세계영화작품사전 : 여성의 삶에 초점을 맞추는 영화,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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