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우리 홍사장님께서 차를 좀 빨리 운전하시는것 같더니 10시 36분 이곳 모암재에 도착했다.
오랜만에 나오신 해든누리님과 인증샷을 하고 출발한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주저없이 정맥길로 들어서는 우리 대원들,
이번 비에도 흘러내린 토사.( 이동통로 저쪽)
개통한지 얼마 되지않은 동물이동통로의 상단부 모습,
호남정맥의 진수를 보여주는 잡목 풀숲길.
어제 내린비로 풀이 젖어있어 선두로 가는 대원들은 신발이 모두 젖어있었다.
다른곳과는 많이 틀려 진행이 어려우니 오랜만에 줄지어 가는 모습이다.
드디어 고흥지맥 분기점인 571봉이다.
고흥지맥은 우리부부가 제일 먼저 하면서 걸어둔 시그널이 안보여 하나 걸어두었다.
지나온 존재산인데 구름에 가려 정상은 보이질 않는다.
어찌나 철쭉나무들이 자랐는지 앞서가는 대원들이 잘 보이지 않을정도였다.
고운자태를 자랑하는 참나리.
참으로 오랜만에 줄지어 같이가는 모습이다.
천치저수지와 벌교읍 조성면 축내리 일대.
길이 사나우니 쑥쑥 나가지 못하고 밀리는 수준이다.
그래도 이런꽃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즐거워 하는것이다.
사나운 풀숲길은 이곳 (광대코재.초암산 분기점)까지였다.
심한 내리막을 조심해서 내려오니 무남이재(임도)이다.
등산 안내도및 쉼터도 마련되어 있었다.
주월산 조금아래 활공휴게소, 무남이재에서 임도를 따라도 이곳에 오게된다.
페러글라이딩 활공장 조금 아래 쉼터.(임도를 따라도 정상에 간다)
쉼터에서 쉬는 모습, 앉은 자리엔 물이(땀) 흥건하다
주월산에서 내려다 보이는 대곡제와 그 주변.
마침 활공준비중이네요,
배거리재 사거리.
방장산 중계탑.
정상석과 삼각점을 기준으로......,
길도 좋고 이정표도 자주있어 좋았다.
방장산에서부터 파정치까지 이런길이며 때로는 세멘 포장길이기도 하다.
삼나무조림지.
파정치 임도.
임도는 여기까지며 이제는 순수한 정맥길이다.
이곳엔 조림지가 많았다. 편백림.
피톤치드가 유달리 많은 편백림에서 한참 쉬어가기도 한다.
노병숙님 힘드시죠?
335.5봉(국사봉)을 준희씨는 355.5봉으로 했는데 누군가 틀렸겠죠?
이제 그진 다 온 모양이다.
준희 선배님 시그널 옆에 내것도 하나 .......
초암산 등산로 안내판.
한적한 오도재 모습. 가재들이 기어다니는 배수로에서 간단히 씻고 공터에서 식사를 한후 3시 40분 귀경길에 올랐다.
(산행후기)
서울을 출발하는데 이동하는 차량이 너무 많아 고속도로가 좁아 보이기만 할 정도였다.물론 각자 나름대로 바쁜 일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고 한편 이동하는 인구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경제가 잘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낙관(樂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엊그제 모내기한 들판이 벌써 푸른 융단을 펴 놓은 모습으로 아름답게 펼쳐진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다.
내가 산을 찾는 것은 숙명적인 천부의 자질을 가진 것 같아도 사실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한 상태에서 멋모르게 산과 친해졌던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슬픈 여정의 약속인 듯 도 한 지금의 현실을 만족해하며 억지행군을 하기도 하는 것이다.
약 4시간의 차량이동으로 산행기점에 도착하자 모두들 바쁘게 움직인다.
남부지방엔 어제저녁까지 내린 비로 풀숲이 젖어있기도 했지만 웃자란 잡목과 어우러진 풀숲 때문에 길이 잘 보이지 않아 마음 놓고 진행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철쭉나무사이로 미역줄 같은 넝쿨식물이 짝사랑하는 서방님 바지가랑 잡고 늘어지듯 계속 걸리고 걸렸다.
그래도 좋다.
우리의 산이 이렇게 짙어진다는 것은 나라 형편이 날로 나아지고 있다는 결론일 것이다.
5,16 군사혁명이 일어나기전만해도 농촌에선 땔감나무걱정이 가장 큰 걱정거리였는데 요즘엔 산에서 썩는 것이 나무뿐이다.
이제는 헐벗은 산이라곤 없다.
대신 수종(樹種)갱신을 통해 경제림으로 바꿔야 할 것이다.
오늘 날씨는 아침의 짙은 안개를 털어내며 맑아지기도 하였지만 기온이 30도를 가리키는 높은 습도에 땀이 줄줄 흐르는 정도였다.
웃옷은 말할 것도 없지만 바지까지 흠뻑 젖어 소나기 맞은 것 이상으로 추리하게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늘구간이 다른 날에 비해 짧은 편이었고 무엇보다 후반부의 길이 좋아 계획했던 시간 전에 모두 마친 종주였지만 더워서 모두들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인내(忍耐)가 쌓이면 독기(毒氣)로 변한다고 했다.
독기는 바로 오기(傲氣)와 같은 것이니 인내를 하지 못하면 오기로 참아야하고 그러다 보면 모든 것이 결국 독기로 변해버리는 것이다.
바로 말해 종주산행은 어느 정도의 독기 없이는 종주를 할 수없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독기 같은 인내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잠깐 세상을 멀리하고 마음과 육신을 정화하기 위하여 찾은 것이 오늘의 산인 것이다.
산은 많이 찾으면 찾을수록 산의 넓은 품을 닮아가야 하는데도 고집과 편견이 날로 더해지는 것은 아직도 많은 수양이 나에게는 필요하다는 증거일 것이다.
머리 나쁘고 우둔한 나의 소행에 나 스스로 회의감이 들 때도 있지만 그래도 차츰 나아지고 있는 중이라며 살짝 자위하며 자신을 달래기도 하는 것이다.
삼림욕을 통한 치유는 자연환경이 미치는 정신적인 요인도 있지만 숲에서 나는 피톤치드라는 산림 향은 자연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풍부한 숲의 산물이며 인간의 뇌와 신체가 편안해지는 것으로 연구발표 검증되었고 휴식이란 글자(休)만 보아도 나무 옆에 사람이 있고 선(仙)이란 말도 산에 있는 사람을 뜻하니 우리 인간은 나무와는 떨어져 살아갈 수 없는 숙명적인 관계라 할 것이다.
오늘 이런 산림 속에서 비록 많은 땀을 흘리며 괴로워하기도 했었지만 산에서 있었던 일은 하산과 동시에 모두 잊어지고 즐거웠던 순간만 남게 되니 내일이라도 또 산을 찾게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 모두 힘들었던 하루였지만 오고가는 차 내에서의 가족 같은 분위기는 정말 보기 좋았고 눈을 감아도 생각나는 현실인 것이다.
이제 호남정맥도 궤도에 오른 것 같으니 시작할 때의 그 마음으로 끝까지 변함없는 종주길이 되길 바라며 오늘 하루를 되짚어 보는 것이다.
아름다운강산 정병훈 하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