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솟은 화장산 정기를 받아’로 유림초등학교 교가가 시작된다.
화장산은 유림면(柳林面)의 진산으로 대접받는 듯 화장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화장산 정상에서도 새해 일출 해맞이 행사를 갖는 제단이 마련되어 있다.
화장산 산행은 지리산 천왕봉을 포함한 조망산행이 압권으로 포인트다.
그런 기대를 잔뜩 갖고 왔으나 장맛비를 뚫고 오른 산정에서 그저 상상으로만 그 흔적을 더듬을 수밖에 없었다.
남쪽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계 방향으로 법화산, 삼봉산, 장안산, 백운산, 대봉산, 장수덕유산, 남덕유산, 황석산, 금원산, 감악산, 황매산,
정수산,웅석봉, 왕산 등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했으니...
화장산은 연비지맥이 지나는 곳.
연비지맥(鳶飛枝脈)은 백두대간 봉화산(919.8m) 북쪽 1km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쳐 전북과 경남 도계를 따라 연비산, 오봉산,
팔랑재를 지나 삼봉산(1186.7m)에서 함양군으로 넘어가 동북진하여 화장산(586.4m)을 지나 함양군 유림면 장항리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42km 산줄기이다.
들머리 화촌(花村)마을은 지형이 꽃처럼 아름다워서이기도 하고, 또 마을 뒷산에 화심(花心)이라는 명당자리가 있어 생긴 이름이라고도 한다.
화장산(花長山)의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온통 꽃과 관련이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함양)과 『천령지』에 "군 남쪽 15리에 있다. 산 속에 난초와 혜초(蘭草)가 많다. 화장산에 화장사(花長寺)가 있다."고 기록되었고, 『대동여지도』에는 함양 읍치의 남쪽에 화장산(華藏山)이라고 표기되었다.
화장사는 폐사되었고, 화장사지(址)는 어디인지조차 알 수가 없다.
또 언제부터 화장산(花長山)으로 불리어졌는지도 알 수가 없고.
최근 산나물단지를 조성하더니 '화촌마을∼안평마을' 간 임도 4.98km에 나무와 양귀비 등을 심은 뒤 '화장산 둘레길'을 만들었다.
산의 고장 함양군에선 화장산 쯤이야 동네 뒷산이겠지만 널따란 정상부에서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조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다.
예전엔 대부분 화촌마을~ 안평마을(약 6.5km) 코스로 산행을 하였으나 최근 국제신문 근교산이 둘레길을 연계하는 원점회귀 코스를 소개하였다.
뭐니뭐니해도 화장산 산행은 천왕봉을 포함한 조망 산행에 포인터를 맞춰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악천후로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었고, 거기다 털레털레 안평마을로 내려가 버렸으니 웃지 못 할 추억이 되어버렸다
파일
6.5km에 2시간 20분이 조금 더 걸렸다.
고도표는 단순.
참고 <국제신문>
<연비지맥>
네비엔 '화촌마을회관'을 입력하여 느티나무 직전 삼거리에서 버스를 댄다.
버스에서 내리면 30여m 전방에 느티나무와 정자가 보인다.
느티나무는 520살 먹은 할아버지 나무. 뒤돌아보니 우중산행 채비를 갖춘 일행들이 들어오고 있다.
정자는 육각정자로 현판엔 화심정(花樳亭). 진행로는 육각정자 좌측.
마을길을 들어가...
체육시설이 있는 지점을 지난다.
완전무장을 한 어느 산꾼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워 카메라를 낮추었더니 검은 비닐로 등산화를 칭칭 동여맨 모습. 저 상태로 얼마나 견딜려나? ㅋ
포장 농로를 따르노라니 맞은 편에 반듯한 능선이 시야를 가로 막는다. 흡사 거창 미녀봉을 닮았다.
구불구불 휘어지는 농로는...
이제 우측으로 진행하라는 이정표.
우측에 쉼터정자가 있고...
다시 수조가 있다.
수조 울타리에 낯익은 표식기가 시선을 끈다. 몇 해 전 타계하신 백계남 선생의 표식기다.
산불감시 아저씨의 출입통제가 있었던 듯 "나는 담배 안피움. 신원 밝히고 감"이라는 짤막한 글귀를 곁들였다.
산 밑에 까지 접근하는 데는 이정표가 길안내를 하더니...
꺾고...
돌아...
출발 20여분 만에 중요한 지점에 닿았다. 우측(화장산둘레길) 길은 나중에 우리가 내려올 길이고, 나는 좌측으로 진행하였다.
앞서가던 일행들은 모두 우측으로 갔는데, 비가 오니 역순으로 가나보다 하였다.
좌측으로 민가를 지나고...
임도 갈림길에선 우측 비포장으로...
진행을 하며 우측 어깨 위로 나란히 따라오는 낮은 능선을 내내 놓치지 않는다.
그렇게 걷던 비포장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에쿠~ 이게 무슨...". 사진은 식별이 불가하지만 파란색 이정표가 우측으로 등로를 가리킨다.
화장산정상을 가리키는 이정표.
그렇게 올라서는 산길에서 뒤돌아 보았다. 깃대봉은 준족이라 함께 걷기는 좀처럼 더물다.
살짝 올라선 능선엔 무덤이 있고, 능선을 뒤돌아보니 등로는 잡목에 가렸다. 뒤돌아 내려간 '등네미'는 이 젖은 풀섶을 헤칠려면 욕 좀 볼 낀데...
무덤가에서 헥헥~ 물도 좀 마시고...
굵은 밧줄이 쳐진 등로를 따라...
오르노라니 갈림길이 나온다. 나는 좌측으로 진행하며...
커다란 바위가 버티고 선 위를 올려다 본다.
함초롬히 빗물 머금은 원추리.
돌탑이 있는 지점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았지만 유의미한 조망은 식별불가.
우산을 쓴 채 산길을 걷는다는 건 어쩌면 축복.
좌측 빼꼼히 열리는 공간으로 화장산인 듯.
또 원추리.
우산을 쓴 채...
혼자 걷는 산길. 그건 높은 기온에다 습도가 높은 날이라 동행하던 일행들보다 뒤쳐져 버린 탓이다.
회색빛 하늘을 배경으로 앞서간 일행들이 아직 산정에 머물고 있다.
진행은 안평마을 방향.
구름이 살짝 걷히더니 바다에 뜬 섬처럼 산봉우리가 드러난다. 그 때 마침 권형님이 올라와선 설명을 곁들인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다니시는 형님이라 나는 곧잘 묻곤 한다. "저 무슨 산이요?" "왕산, 저건 ㅇㅇ산"하며 주섬주섬 섬긴다.
기념사진을 남기자...
또다시 열리는 하늘.
안평마을 방향에 시그널을 매단 뒤...
서마지기는 될 성 싶은 정상부를 둘러 본다.
달맞이꽃이 자태를 뽐내고...
패랭이꽃.
해맞이 제단은 태양이 떠오르는 동쪽을 바라보고 있다.
다시 개스가 밀려와 나는 천지간에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삼각점.
다시 벗겨지는 구름속으로 운해(雲海) 한 곡조를 읊조린다.
♬ 이리 보아도 산이요 저리 보아도 또 산이네
구름뚫고 솟은 이곳에서 저기 아래를 굽어보면
저 산들은 구름에 묻혀 바다에 뜬 섬 같고
다시 내려보면 나를 향해 밀리는 파도와도 같아
세상일 다 잊어버리고 나 그안에 취해보면
아 이몸은 정녕 세월속의 작은 한자락 바람이여 ♩
빗물 머금은 산도라지.
10여분 만에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 내려서...
웃자란 풀섶에서 구절초와 눈맞춤한다.
<동영상>
임도에 내려서는 깃대봉.
임도는 수월하지만 빗물 머금은 풀섶까진 어쩔 수 없다.
임도는 점점 좋아지더니...
포장으로 변하고...
그 밑으론 산사태지역인 듯 정비가 되어있다.
아까 올라올 때 등산화를 칭칭 동여맨 완전무장한 검은 비닐은 이제 이런 꼴이 되었다.ㅋㅋ
<돌아본 사진> 포장임도는 좌로 크게 꺾어지더니 고도를 낮추어 간다. 이때까지도 아무것도 몰랐다. 내가 안평마을로 내려가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내가 화촌마을로 가는 줄로 알았다.
내려가는 맞은 편에 구름모자를 쓴 봉우리는 무슨 산일까하여 지형도를 살펴보다 아무래도 빗물에 스마트폰이 에러가 났나보다 하였다.
당겨보며 확인하지만 내가 걸어온 트랙이 일직선으로 그어져 있으니 "엥이~ 오룩스 맵이 에러가 나 버렸넹"하였다.
앞서가던 '등네미'는 옷을 갈아 입겠다고 멈춘다. 그도 이 엄청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
저수지(안평소류지) 너머로 얼마전 답사한 연화산(?). 그 뒤로 마안산(?), 승안산은 연화산에 가렸는가?
당겨본 모습.
나는 아직 원점회귀를 하며 화촌마을로 내려가는 줄 알았다.
안평소류지엔 수생식물이 수면을 덮었다.
이제 꿈을 깨고 있는 것. 그때 '깃대봉'한테서 전화가 걸려온다. 잘못 내려왔으니 '등네미'와 다시 올라간다고 한다.
나도 잠깐 고민을 하였지만 그대로 내려가기로 했다.
수조와 노거수가 있는 지점을 지나며...
계곡을 내려다보니 불어난 흙탕물이 범람을 한다.
마을을 들어와...
느티나무와 정자쉼터가 있는 곳(안평마을회관)에서...
키 큰 돌확을 본다.
안평마을회관.
마을 앞 널따란 공터엔 대형버스도 여럿 주차할 수 있는 공간.
앞 서 내려간 권 형님과 유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다. "이 분들 의리없게도 날 버리고 택실 타고 갔나보다."
버스 정류장에서 참 난감. 동네 어르신께 여쭈어 보았더니 화촌마을은 6~7km란다.
널따란 공터에 세워진 안내판. 내가 딱 이 코스를 따라 온 것.
정류장에 붙어있는 택시에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를 받지 않는다. 그 때 저쪽 모롱이에서 눈에 익은 모습의 산꾼들이 보인다.
택시를 타고 간 줄 알았던 그들이었다.
그들은 버스를 찾노라고 웅평마을을 갔다 온 것. 그들은 아직까지 여기가 화촌마을인 줄 알고 있는 모양.
그러니 내려오다 저 길이 아까 우리가 올라간 길이라고 대착각을 일으키고 있었으니 말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동네 어르신께 옛날 이야기를 들으며 막걸리와 빵 한 조각으로 늦은 요기를 한다.
북으로 가까이 보이는 좌측 산은 얼마전에 다녀온 연화산.
그 우측에 보이는 산을 가리키며 "어르신, 저 산은 무슨 산입니까?" 하였더니 "그 산은 이름이 없는 산"이란다.
지형도를 살펴보니 함양군과 산청군의 군계가 이어지는 식기봉과 덕갈산 능선이다.
버스를 불렀다.
"산길을 벗어나 엉뚱한 곳으로 내려간 사람들이 어떻게든 제 발로 찾아올 것이지 전화질은 무슨 전화질이야."
귓전에 웅성거림이 들리는 듯하다.
귀환하여 들여다 보는 화촌마을 정자의 현판. '화심정(花樳亭)'이다. '심(樳)'자는 나무를 말하므로 '꽃나무 정자'라는 뜻.
화촌마을의 '꽃(花)'자가 520년 된 느티나무와 매칭되는 순간이다.
마을회관 앞 수돗가에서 땀을 씻고 옷을 갈아 입었다.
그리고 내린 덕천동에서 '등네미'의 콜로 7명, 단골 치킨 집에 들렀다.
'청한수호'와 '등네미' 그리고 나는 동갑내기.
아직 어둠살이 채 들지 않은 덕천동 뒷골목에 하나·둘 밤불이 밝혀지고 있었다.
카페 게시글
산행기(사진)
화장산(586.4m,함양),화촌마을~안평마을
산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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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 21:3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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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비와 안개가 길을 혼란하게 했네요.
수고 많았습니다..
그래도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밟았으니 횡재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