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교회 실험 2
기독교 신앙인이란 기독교전 관점에서 인생과 역사를 보고 행동하는 사람이다. 교회는 교인들에게 우리 삶과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어떤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그렇게 살도록 돕는 역할이다. 바른 관점이 얼마나 중요한지 극우 태극기 부대나 유투버를 통해 실감한다.
세상을 개혁하는 중요한 방법은 교회에서 중대한 사안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제시하는 일이다. 이제 혁명의 시대는 아니다. 다시 독재 시대로 회귀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하고, 민주사회는 결국 선거를 통해 표로 결정하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바른 관점이 중요하다.
80년대 초반에는 성명서 한 장 읽으면 바로 구속되었다. 집회장 안에 사복 형사가 기다리고 있다가 성명서 낭독 후 수갑 채워 데려간 적도 있다. 가리방으로 긁은 성명서 한 장에 목말라 하던 때였다. 지금은 성명서 홍수 시대다. 곳곳에서 사안에 따라 여러 성명서가 나온다.
여러 해 전부터 교회 예배 중에 중요 사안에 대해 기독교계가 발표한 성명서를 낭독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환경‧평화‧인권 등 기독교인이라면 마땅히 가져야 할 관심과 관점을 예배 시간에 공적으로 같이 낭독하는 것이다. 그래서 총회나 NCCK에서 발표하는 성명서는 진중하고 신앙적인 언어로 교인들을 설득하는 기분으로 작성해야 한다. 너무 정치적이기만 하고 신앙적 고백이 약하거나 너무 강성 언어만 나열하면 교회서 읽거나 붙여놓기가 어렵다.
지난 7월 2일 기독교회들이 일본 대사관 앞에 모여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대해 반대하는 기도회를 갖고 발표한 성명서를 주민교회 생명선교부 오지숙집사님이 오늘 낭독했다.
한국교회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한다.
바다도 그의 것이라 그가 만드셨고 육지도 그의 손이 지으셨도다.(시 95:5)
한국교회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비롯된 후쿠시마 핵사고로 이웃나라 일본이 엄청난 피해와 아픔을 겪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12년의 세월이 지나도록 사고의 정확한 상황조차 파악하기 힘든 엄청난 사고였으며, 이 사고를 조속히 수습하고 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그동안 일본 정부와 시민들이 지속해서 노력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최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를 후쿠시마 앞바다에 투기하기로 했고, 이제 그 시기가 임박했다는 믿을 수 없는 소식에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일본 정부에 한국교회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의 의견을 전하고자 한다.
한국교회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본 정부가 말하는 대로 방사성 물질을 안전한 수준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데 방사능 오염수 투기를 강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르고, 해양투기를 방류라고 주장하며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금지하고 있는 국제법을 교묘하게 비껴가고 있다. 하지만 뿌옇게 회칠한다고 무덤이 성전이 될 수는 없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는 가장 큰 고통을 감내해온 일본 어민들의 동의도 얻지 못한 상태이고, 주변국과 태평양 연안국가의 정부와 시민들 역시 “그렇게 안전하면 왜 바다에 내버리려고 하는가?”라고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난하고 있다. 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로 2차 세계대전 침략전쟁 이후 어렵게 쌓아온 주변국과의 신의를 바다에 내버리고 다시 범죄국가의 길로 돌아서려고 하는가? 우리는 일본 정부가 책임있는 태도로 국제법을 준수하고, 국내외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처리에 있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를 바란다.
또한 한국교회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반대하는 더욱 중요한 이유는, 이 일이 기독교 신앙으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무거운 죄악이기 때문이다. 바다는 세계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것이다.(시9:5) 하나님께서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자 생명을 지탱하는 공간으로 바다를 창조하시고 바다의 생명들을 축복하셨다.(창1:22) 바다는 인류와 살아있는 모든 존재가 깃들어 살아가는 하나님 집의 일부이다. 바다는 유독한 폐기물을 투기하는 쓰레기장이 아니라, 지구 생명공동체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지키고 돌봐야 하는 창조의 동산이다.(창2:15) 이 바다에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투기하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더럽히고 생명공동체를 파괴하는 무거운 죄악이다. 우리는 일본 정부가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사고를 돌아보며, 인간이 창조세계를 모두 알고 있으며 창조세계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다는 교만함을 내려놓고, 겸손한 마음으로 창조세계의 한 부분인 인간의 자리로 돌아가게 되기를 간곡히 바란다.(욥38:16)
오늘 이 자리에 모여서 뜻을 함께하는 한국교회의 지체들은 일본 정부가 심각한 범죄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계획을 지금 즉시 포기하고, 안전한 보관과 처리를 위해 주변국과 협력하여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를 저지하기 위해 끝까지 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행동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파괴하고 인류와 생명 공동체를 향한 돌이킬 수 없는 죄악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을 위해 1인 시위, 서명운동, 가지 않고 먹지 않고 사지 않는 No Japan 운동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다.
2023년 7월 2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한국교회 연대
덧
하루 전 성남주민교회 이훈삼목사님
좋은 실험이다.
취지를 초반에 자세히 밝힘도 감동이다.
교회가 침묵하면 안되지.
우리교단에 소속된 교회들이
각자 개성에 맞게 반대 프랭카드를
교회주변과 마을에 거는게 페북으로
점점 많이 보이고 있다.
갈계교회도
이 성명서를
예배시간에 한 번
낭독하며 취지를 설명함도
이 시대를 밝혀가는데 의미가
있을 듯하다.
비록 할매들이 대부분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