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구간(총거리 100.4km)을 완주하다
남파랑길은 '남쪽(南)의 쪽빛(藍)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다.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전남 해남 땅끝탑까지 남해안을 따라 연결하는 총 90개 코스, 1,470km의 걷기여행길이다.
전체 90개 코스 중, 부산 구간은 5개 구간이다. 평소 잘 안다고 자부하는 길들이지만 발길이 닿지 않았던 부분들이 많았다. 새롭게 다가오는 동네 풍경과 부산의 속살을 깊이 파고든 계기가 되었다.
<제1코스>
- 일시 : 2022. 3. 2(수)
- 제1코스 :오륙도-신선대-UN평화공원-시립박물관-우암도시숲-전포곱창골목-자성대-증산왜성, 증산공원-수정산가족체육공원-초량이바구길-부산역 - 19.2km
개학날이다. 백수의 하루를 남파랑길 출정으로 잡았다. 언제까지 완주할 지 기약은 없지만 3월 첫 개학일에 맞춰 출발하고자 다짐을 했다.
우암동도시숲에서 바라본 부산항대교와 신선대 부두는 항구도시 부산임을 더욱 실감나게 했다. 우암동 앞뒤 대연동과 우암동의 후락한 지역에서는 재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부산진성과 정공단, 일신학교, 중도왜성도 첫 걸음이었다. 일제시대와 부산포의 역사의 현장이었음을 체험했다.
<제2코스>
- 일시 : 2022. 3. 4(금)
- 코스 : 부산역-부산대교-봉래산둘레길-고신대-중리바닷가-흰여울마을-남항대교-깡깡이 문화마을-영도대교 - 14.5km
부산대교를 지나 봉래산 해돋이 전망대를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골목마다 빼곡이 들어선 집들과 마주한 대문들이 정겹게 손잡은 듯 이어져 있다. 6.25전쟁 때 피란민들과 이주민들의 집단촌락이었음을 볼 수 있다. 봉래산둘레길에서 마주한 이름없는 무덤들이 즐비하다.
흰여울마을은 최근 전국적으로 알려진 마을이다. 제2송도라고 일컫는 이곳에는 탐방객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남항동대교 아래 방파제에는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점심시간을 맞은 근로자들이 체육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깡깡이예술마을에는 일제시대와 한국전쟁 당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항부두에는 배 수리 건조 작업이 한창이다.
<제3코스>
- 일시 : 2022.3.5(토)
- 코스 : 영도대교 입구-용두산공원-보수동책방골목-비석마을-감천문화마을-감천항-암남공원-자갈치시장 - 20.4km
비석마을과 감천문화 마을은 남파랑길 주 코스는 아니지만 내가 별도 추가한 코스이다. 문화해설사에게서 듣는 국수마을, 비석마을은 일제시대 일본인 공동묘지였다. 피란민들이 이곳 무덤의 비석을 활용하여 주거시설을 지었던 처참한 현장이, 이제는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마을이 되었다. 보는 이의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곳이다. 조금 위로 올라가면 감천고개가 나오과 우측으로 길게 그리고 감천항을 향해 즐비하게 들어선 마을이 감천문화마을이다. 주말에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제4코스>
- 일시 : 2022.3.7(월)
- 코스 : 신평역-장림포구-아미산-아미산 전망대-다대포해수욕장-몰운대-다대포항-두송반도-감천항 - 20.4km
4코스는 신평역에 하차하여 역으로 감천항까지 도보하였다. 장림포구 깊숙히 처음으로 들어와 본다. 포구가 무척 아름답다. 이탈리아 베네치아풍의 아기자기한 포구이다. 아미산에 올라 바라본 낙동강 하구와 삼각주, 쉼없이 착륙을 위해 고도를 낮춰 비행하는 항공기들을 바라본다. 다대포마라톤대회를 통해 자주 찾았지만 아미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은 새로웠다.
몰운대는 성일여고 선생님들과 테마달리기를 즐겼던 곳이다. 벌써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가야지의 전성기가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
다대포항이 이처럼 크다는 것을 처음 느꼈다. 어판장에 줄지어 하역한 아구가 판매되고 있었다. 두송반도는 처음 찾는 곳이다.. 둘레길을 두르고나면 구평동이 나온다. 구평동이 부산에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부일외고가 다다르고 감천항에 닿아 오늘의 일정을 마친다.
<제5코스>
-일시 : 2022.3.8(화)
-코스 : 용원 송림공원-경제자유구역청-신호마을-신호대교-명호고등학교-신명지-낙동강하구대교-신평교차로 : 20.9km
하단역에 하차하여 9-1번 마을 버스를 타고자 했다. 신호대기 사이에 떠나버린 허망함을 달래기 위해 58-2번을 탔던게 화근이었다. 용원까지 30개 정거정이 있었는데 명호국제신도시를 구비구비 두르고도 모자라 도로 바로 건너 명호중고등학교를 또 두르고 다시 신호마을을 돌고 돈다. 그래서 빠져나온 곳이 르노삼성자동차 서문이다. 직선거리 불과의 거리를 둘러 시간이 지체됨에 열이 오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여행객에게 화는 금물. '이것도 배움이다. 경험이다'를 되뇌며 수긍에 수긍하는 태도를 취한다.
용원 송정공원에서 부산진해경제구역청을 돌아 해변으로 신명지와 을숙도, 하구둑을 거쳐 신평교차로에 도착하면 제5코스를 마치게 된다. 다대포마라톤대회 하프나 풀코스 지역과 맞물려 감회가 새롭다.
첫댓글 전혀 느껴보지 못한 부산의 모습을 봅니다. 열정과 실천에 부러움을 느끼며, 잘 감상하고 갑니다.
허해원 선생님의 남파랑길 걷기를 응원합니다. 누구든지 길위에 서서 김삿갓 같이 유랑을 하다 보면 도인이 되고 철학자가 됩니다. 그리고 걷는 동안은 천국의 에덴동산을 거닐거나 해탈의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허선생님의 홀로 유람이 부럽습니다. 건강 상태가 좋으실 때 쉬엄쉬엄 걸어서 목적지인 해남 땅끝탑에 도착하여 환호성을 지르는 순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허선생님이 먼저 걷는 길을 수년 내에 뒤따라 걷고 싶습니다. 올려주시는 답사기를 기다리며 장도의 꿈이 꼭 실현되기를 응원합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