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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올린이:이인자 2002/11/14(목) 17:42 (MSIE5.5,Windows98) 61.74.173.33 1024x768 |
2002년 시조문학 신인상 봄호 (이종대)
<황토현 솟대 - 이종대>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된서리 매질에도 흥얼대는 청댓잎은 바람에 날 끝을 세워 동학의 얼 이어간다. 태풍의 소용돌이에 農心은 상처입고 배들평야 가로질러 구름처럼 모인 깃발이 물둑의 축대로 남아 펄럭이는 저 갈대꽃. 시대가 아플수록 힘이 되는 그 이름을 거칠은 묵정밭에 씨앗처럼 품고 살아 황토현 흙바람 불어도 솟대 홀로 지켜 섰다. <당선소감> 우리 문학을 가르치면서 교단에 선지도 10여년이 넘어갔다. 학생들과 문학에 취해서 그 상상력이 주는 또 다른 세계를 체험하는 일은 여행가가 낯선 곳에서 새로운 것들과 만나는 설레임 그것과 같으리라. 하지만 교실문을 닫으면서도 가시 지 않는 갈증이 느껴지곤 했다. 무엇일까? 화두의 긴 침묵 끝에 나오는 일성은 ‘우리 시’였 다. 산문의 대문을 들어서면 시골 장날의 구수함이 있다. 운 문가운데 자유시의 세계는 도시의 세련된 아가씨의 모습이 있다. 그렇다면 시조는··· 단아한 느낌을 주는 미시족의 멋이 있다고 이제야 더듬거리며 말 할 수 있다. 이처럼 멋진 시조 의 길로 이끌어 주신 소천 정순량 교수님과 김상선 시인 그 리고 변함없이 애독자인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 전해 드립니다. 시조문학사의 심사위원님들께 감사드리면서 앞으로 좋은 글 로 보답하겠습니다. 이종대 전북 익산 출생. 2001년 제16회 전국 한밭시조백일장 입상. 2001년 제 1회 설록차 우리시 문학상 입상. 200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최종심. (현) 이일여자고등학교교사 <심사평> 이종대는 전국 백일장 입상경력이 있는 자로 정순량 시인의 추천과 함 께 모두 3수짜리의 연시조 5편을 보내왔다. 전편이 고른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행갈이도 얌전하고 보법이 탄탄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발상이 나 시어가 참신하지 못하고 일관성이 약한 점이 있다. 예컨대, “젖어서 무거워진 짐들을 부려놓고/모롱이 돌아가는 가을귀 바라본다/깊어진 시 름 거두어 등불 밝혀 길을 여는“(「가로수」첫수)같은 것은 기성시인 빰 치는 가수(佳首)이나, 그 긴장이 끝까지 연결되지 못하는 것이 흠이다. 이런 현상은 전편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데 아마도 시상을 발전시켜 시를 숙성시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여겨진다. 당선작「황토현 솟 대」는 이러한 현상에서 벗어나 어려운 주제를 통일성 있게 잘 마무리 하였다. 청댓잎→얼→농심→깃발 →갈대꽃→씨앗→솟대로 이어지는 이 미지가 일관성 있게 주제르 끌고 간다. 특히 셋째 수에서 ‘시대가 아플 수록 힘이 되는 그 이름‘인 동학의 씨앗을 이 어지러운 세상에 되살려 솟대 위에 내건다는 외침이 야무지게 들린다. 이 시인은 어느정도 자기 류의 시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 같은데 쉽게 안주해서는 안될 것이다. 계속 정진하기를. (심사위원:리태극·박병순·김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