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마지막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이석배 전 대사가 새 정부의 첫번째 대사로 내달(11월) 중순 모스크바에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사 내정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주재국 동의)을 받은 것으로 23일 전해졌다. 이석배 전 대사의 주러 대사 내정이 9월 초순(언론 보도는 11일)께 알려졌으니, 한달 보름여 만에 주재국(러시아)의 동의 절차가 완료된 셈이다. 그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담을 지원하고 대통령의 임명 절차(임명장및 러시아에 제정할 신임장 수여식) 등을 거쳐 모스크바로 향한다.
주러 대사 시절의 이석배 전대사/사진출처:주러한국대사관
주러 대사 시절, 외부 인사와 면담하는 이석배 전대사/사진출처:주러한국대사관
내정 발표 이후 만난 이 전대사는 "미국 등 서방 국가와 달리 러시아는 아그레망을 받는 데 두달 가량 걸린다"며 "국내에서도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모스크바 부임을 연내 목표로 잡고 준비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의 아그레망이 그의 예상보다 일찍 나온 것은, 이 전대사가 러시아에서 오래 근무해 현지의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하고 전직 대사라는 경력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혈맹관계로 굳어진 북-러 관계 속에서 이 전대사가 꼬일대로 꼬인 한-러 관계를 풀어가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의 전임인 이도훈 주러대사는 지난 7월 말 이임했다. 약 3개월여 만에 주러 대사관이 다시 정상화되는 셈이다.
이 전대사는 구소련시절부터 모스크바에서 근무를 시작해 러시아 대사까지 지낸 독보적인 '러시아통'이다. 러시아를 담당하는 구주 2과장과 주상트페테르부르크 총영사, 주러시아 공사, 주블라디보스톡 총영사 등을 역임하며 30년 가까이 모스크바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다. 한-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어 통역을 맡기도 했다.
한편, 강경화 주미대사는 8월 19일께 내정 사실이 알려진 뒤 다음달 17일 미국 정부로부터 아그레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강 대사는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을 받는데 한 달이 채 안 걸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