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호·최규식의 ‘위국헌신(爲國獻身)’, 류삼영의 ‘경란(警亂)’ 문무대왕(회원)
경상북도 봉화군 봉성면 봉양리 산 50, '미륵재' 올라가는 산중턱에 봉화경찰서장 故 지 용호 총경의 순직비가 있다. 지용호 서장은 1949년 6월17일 밤 관내 '재산면 지서(支署)'가 무장공비들에 의해 공격을 받자 경찰과 청년단 단원 등 토벌대 46명을 이끌고 무장공비 타도를 위해 출동했다. 출동 도중 미륵재에 잠복해 있던 무장공비 200여 명에게 포위됐다. 토벌대 46명의 병력으로 무장공비 200여 명과의 전투는 중과부적이었고 전멸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때 지용호 서장은 앞에 나서서 무장공비들에게 "모든 책임은 서장인 나에게 있다. 나를 죽이고 무고한 민간인은 돌려보내라"고 외쳤다. 지용호 서장은 부하들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무장공비들에 의해 희생됐다. 경찰과 봉화군민들은 지용호 서장이 보여준 호국정신을 기리고자 미륵재 일대 2.3Km를 '지용호 호국공원'과 '지용호로'로 명명하였다. 해마다 추모제를 지내고 있다. 1968년 1월21일 새벽 김일성은 청와대를 습격,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고자 124 특수부대원 31명을 기습 남파하였다. 이들 특수부대원들은 청와대로부터 300m 떨어진 세검정 고개까지 침투했다. 이때 최규식 종로경찰서장은 병력을 이끌고 북괴 무장특수부대원과 대치하다 괴뢰들의 흉탄에 순직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최규식 총경을 경무관으로 추서함과 동시에 동상을 세우고 최규식 경무관의 애국혼을 기리고 있다. 경찰 선배인 지용호 총경과 최규식 경무관의 이같은 충절(忠節)과는 다르게 오늘의 후배경찰에 의해 벌어지고 있는 세칭 '경란(警亂)'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문재인 정권의 세칭 '검수완박'으로 경찰의 권한이 막강해지자 '막강 경찰에 대한 전횡과 통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정치권과 국민의 관심사가 됐다. 신생 윤석열 정부가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다루던 경찰관련 업무를 행정안전부로 이관시켜 '경찰국'을 신설하자 '경란'은 물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까지 합세하여 현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급기야 총경급 50여 명이 경찰인재개발원에 모여 전국경찰서장 회의를 열었다. 온라인으로는 140여 명이 각각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은 집단으로 '경찰독립'을 외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경찰 간부들의 집단행동을 주도한 울산중부경찰서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경찰이익'을 챙기는 데 앞장선 행위에 대한 경고로 보인다. '지용호 총경과 최규식 경무관의 멸사봉공 정신'과 류삼영 총경 등 일부 경찰간부들의 '경찰권익 챙기기'는 너무 대조적이다. 어느쪽이 국가를 위한 '위국헌신'이고 어느 쪽이 '집단 이기적 처사'인지는 극명하게 구분되고 있다. 경찰의 이같은 '조직 이기주의'에 대해 여론도 엇갈리고 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집단행동으로 어떤 경찰독립을 지킨다는 건가"라며 묻고 있다. 매일경제신문도 "전국서장,경찰국 반대 집단행동 앞서 국민 신뢰 회복부터 쌓기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경향신문은 "초유의 총경회의가 촉구한 경찰중립, 정부는 수용해야"라고 사설에서 주장했다. 경찰이 언제 중립을 지켰는지 경향신문은 구체적으로 밝혔으면 좋겠다. 대한민국 경찰이 걸어온 길은 험난했고 치욕의 발자국도 많이 남겼다. '호국경찰'과 '권력의 주구(走拘)'로 명암이 엇갈린다. 일제 식민치하에선 '칼찬 순사'와 '산따로(三太郞)'로 비하의 대상이었고 장면 민주당정권 하에서는 전남 완도 출신의 某국회의원에게 경찰관이 볼떼기를 얻어맞는 수모도 겪었다. 역대 권력의 하수인이 돼 '주구'라는 모욕도 감수해야 했다. 문재인 정권이 검찰의 권력을 경찰로 넘겨줘서 '막강 경찰'이 된 지금에 와서는 '경찰독립'과 '경찰중립'을 외치기엔 너무나 지은 죄가 많은 오늘의 경찰이 아닌가? 특히 '경찰독립'을 앞장서서 외치고 있는 류삼영 전 울산중부경찰서장은 경찰의 독립을 거론할 자격이 있을까? 문재인 정권하의 '울산 경찰'은 특정인을 울산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울산경찰이 당시 김기현 시장의 혐의 수사에 그렇게 공을 들였지만 김기현 시장의 혐의는 사법부에 의해 무혐의 처분된 사례가 울산 경찰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지적을 듣고는 있는가? 류삼영 총경은 '울산'경찰의 명예'를 추락시킨 장본인이 누구이며 그 장본인을 찾아내 응징하는 데 앞장서는 것이 급선무가 아니겠는가? 경찰 독립을 부르짖는 오늘의 경찰후배들은 경찰선배들이 남기고 간 '위국헌신(爲國獻身)'의 정신부터 이어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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