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9. 일요일
고성 무이산, 수태산, 돌구산 산행
[산행코스]
고성군 상리면 문수식당~ 문수암~ 무이산~ 임도~ 수태산~
보현사 약사전~돌구산~호반호텔~국도(약 7.9키로)
토요일 어머니댁에서 편히 쉬었고,
오늘은 무조건 움직여야 살 수 있으니 가볍게 무이산으로 떠난다.
어제 경남에 비가 많이 내렸고, 오늘도 비가 올지도 모르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그 모든 것을 즐겨보려 떠난다.
비오면 비맞고, 비 안오면 즐거이 타면 되는거 아냐?
산에 오른다는데 날씨 이까지 쯤이야... ㅎㅎ
문수식당에서 출발.
흑염소 농장을 지나가는데...
옴마야 ~
습도가.. 어마무시하다.
더위는 덜한데 이놈의 습도가 무지막지 높아 애를 먹인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오르는데도
누가 내 에너지를 마구마구 뺏아가는 그런 느낌이랄까?
빨대 꽂힌체 뭔가를 다 뺏기는 그런 상태로 오르니 우째 되겠나.
방전되는 그런 기분이랄까?
힘들지 않는 코스인데도 왜 그리도 힘들게 느껴지는지 ..
듁을것 같은게 아니라 죽음 그 자체였다.
ㅠㅠ
컨디션 안좋은 것을 고려한다 치더라도 이건 좀 과했다.
온몸을 땀으로 다 목욕시킨체 땅바닥에 주저앉아
힘빠진 스스로를 원망하며 울부짖어야했다.
뭐지?
이런 패배감은...
진짜 힘이 하나도 안들어가고 호흡도 힘들어 한동안 주저앉아 쉬었는데도
그런데도 힘들어서 못 오르겠더라.
꼴랑 0.3키로 오르는데 네번이나 쉬며 헉헉거려야했다.
1키로도 안되는 거리를... 말이다.
나중에는 현기증까지 치솟으며 어지럽고, 구토까지 나오네?
뭐야.. 온열 질환이야?
부끄럽지만 스스로도 믿기지 않더라.
아무리 더위를 먹었다 쳐도 이리 헤매나?
-_-';
그렇게 고통의 진군을 하며 기어 올랐는데...
문수암에서 승진이 수박 한조각을 먹으니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다.
이게 말이 되는가 싶은데...
실제 상황이 그랬다.ㅎㅎ
속으로 좀 놀랬지만 표 낼수는 없어 모른체하고 버티긴 했는데...
얼마나 비참했던지~
인간은 망각의 동물.
그런 처절한 고통이 있었는데도 정상에 올라 시간이 지나니
언제 그랬냐는듯 아무렇지가 않다.
늘 그렇듯~ 뭔가 문제가 있으면 고치고 수정해서 바꿔야 하는데
또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리니... 이게 문제다.
글쓰는 포인트가 더위 먹어 버벅대는 점에만 치중하다보니
오늘 몽환적 분위기의 황홀한 풍경이 묻혀버렸다.
오늘 산. 너무너무 좋았다.
분위기...?
진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영화에 나오는 안개가 드리늬운 숲...
여기가 이승인지 저승인지 구분이 안가는 몽롱한 상황
캬아~
너무도 황홀했다.
그 신비스럽고 매혹스러운 숲을 누렸다는거지,
다만~! 곰탕 농도가 너무 과하게 뿌옇게 진해서
문수암에서 바라보는 멋진 조망을 다 날려버린게 안타까웠을 뿐
보현사 약사전에선 커다란 부처님 불상에 삼배를 올리고
시주를 하려니 투명한 판이라 거금을 투척해야했다.
배추 이파리 가치가 떨어져도 그래도 큰 돈 아니더냐? ㅋㅋ
아프지 않게 건강 좀 지켜달라는 내 진심스런 본심이
본인도 알게모르게 저절로 작동했나보다.
그렇게 오늘 하루 지옥과 천국을 오가며 행복한 하루 만들고 왔다.
살아 있다는 것에 대해 뭔가 확인이라도 하듯
매번 주말이면 최선을 다해 뭔가 만들어가듯 살아가는 내 삶에 대해
한번쯤 의문을 가져본다.
주도적인 내 의지로 하는게 맞나?
아니면. . . 스스로가 만든 어떤 사명감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끌려가듯 하는 건 아닌지
- - - - -
됐고~!
이랬든 저랬든 이 시간은 영원한게 아니라 언제 멈춰야하는거다.
그러니 늘 소중한 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야한다는거쥐~
늘 살아있다는 것에 대해 큰 고마움 느끼며~
까르페디엠 ~!
땅바닥에 한동안 자빠져 있다가 올라와놓고 표 안내는 저 가증스러움 봐봐~ -_-;;
수태산은 진짜 수월하게 올랐다~ ^^
돌구산은 힘이 나서 올랐고 ~ ㅋㅋ
들머리 염소농장을 지나며~
문수암 도착~ 여기오르는데 죽다 살아났고 여기서부터는 완전 팔팔하게~ㅋㅋ.
와룡지맥 길이라 홀대모 선배님들의 시그널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보현사 부처님상에서 ~ 저 뒷편에 복전함이 투명하지?
멋진 편백숲까지~~ 끝내줬다.
대산형님 반갑습니다. ^^
와룡산 선배님 반갑습니다 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