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2년 9월 27일 화요일
9월은 수업을 너무 많이 하지 못해서 이번 주는 수업을 두번 하기로 했습니다. 아이들 역시 수업을 재밌어 하기에 저도 피곤하지 않고 힘이 났습니다. 한 주 동안 초딩 '하'는 상당히 안정된 얼굴로 반갑게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아 보기가 좋습니다.
이번 주는 아네스트 레스트라드의 '낱말 공장 나라'를 읽었습니다. 비싼 말, 싸구려 말로 구분되어 돈이 있어야 낱말을 사서 말할 수 있는 나라를 재밌는 상상력으로 그려낸 책입니다. '말'에 관한 책이라 그런지 아이들의 글도 풍성하고 할 이야기도 많은 시간이었습니다.
매번 첫 발표는 '세'가 하는데 오늘 따라 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보기에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발표하기가 싫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섰냐고 하니 쓰는 것을 미루다 미루다 너무 급하게 썼는데 글이 엉망이라 모두에게 창피하다고 합니다. 들어보니 이전보다 조금 못하기는 하지만 나름 괜찮았습니다. 이제 슬슬 아이들의 안목도 높아져가나 봅니다.
아이들은 가장 소중한 낱말로 '사랑', '우정', '가족', 등을 꼽았습니다. 듣고 싶은 말 역시 '사랑해', '고마워', '잘할 수 있을꺼야'였습니다. 그렇게 좋아하고 듣고 싶어하는데 해봐야지요. 서로 서로를 보면서 사랑한다고 하고 그 이유도 말해 보라고 주문했습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 하던 아이들은 진심을 담아 서로에게 감사와 사랑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저에게도 자신들에게 이런 좋은 말을 해달라고 졸라 엄청 당황스러웠습니다. 겨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라고 말해주니 다들 깔깔 넘어갑니다. 그래도 이렇게 좋은 말들을 나누니 다들 얼굴이 환해져서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