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존재하는 나라가 참으로 많고 각국은 그 나름대로 다양한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아주 특이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시련의 민족이라는 타이틀이 붙을 정도로 험한 과정을 거친 나라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이스라엘은 오래전에 나라를 잃었다. 나라 잃은 이스라엘 국민들은 전세계에 흩어져서 험난한 역사의 흐름속에 놓였다. 결국 세계 2차대전때는 대학살극을 겪기도 했다. 수많은 이스라엘인들이 이스라엘민족이라는 한가지 이유로 남녀노소가 무참히 살해당했다. 그리고 세계 대전이 끝나자 이제는 그들의 조국을 되찾아야겠다는 엄청난 각오속에 지금의 이스라엘이 탄생하게 됐다. 당시 영국령 팔레스타인의 서부 지역에 자신들의 깃발을 꽂고 이스라엘의 건국을 선포했다. 이스라엘의 건국은 주변 중동국가들과 갖가지 갈등을 유발했으면 수차례에 걸쳐 중동국가들과 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자신들의 영토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는 원수와 다를 것이 없는 존재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제 이곳을 잃게 된다면 또 다시 전세계에 흩어져 방랑생활을 해야 한다는 처절한 피해 의식이 작용해 중동국가들과 전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지구촌의 각국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무차별적인 보복에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과거 이스라엘인들의 슬픔을 감안해 묵인하는 그런 과정속에 놓여 있는 것이 이스라엘을 바라보는 지구촌의 대체적인 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이스라엘에 요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현 이스라엘의 총리인 네타냐후을 중심으로 하는 극우 정권이 일방적으로 사법정비라는 것을 통해 사법권을 무력화시키는 것에 대한 이스라엘 내부의 반감과 저항이 거세게 일고 있는 것이다. 말이 좋아 사법정비이지 사실은 대법원의 행정부 견제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이 주축을 이룬다. 대법원이 네타냐후 정권을 견제하지 못하도록 사법부에 재갈을 물리는 것으로 이스라엘의 상당수 국민들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네타냐후의 사실상 독재를 위한 수순이라고 보는 것이다.
지금까지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장관 임명 등 행정부의 주요 정책 결정을 사법 심사를 통해 견제하는 방식으로 정권의 일방적인 폭주를 막을 수 있었지만 새로 만들어져 지난 24일 이스라엘 의회를 통과한 법안은 그와같은 견제기능을 없애버린 것이다. 의회를 장악한 네타냐후 정권이 사법부의 견제를 없애고 의회중심의 강력한 총리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된 즉시 이스라엘 전국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의료인들은 파업에 들어갔다. 수천명의 예비군 인력들은 복무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권력자는 초심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지금 총리인 네타냐후 이야기이다. 그는 1996년 47살에 이스라엘 최연소 총리로 권좌에 올랐다. 이스라엘은 의원내각제이기 때문에 의회를 해산하면 물러났다가 다시 총선에서 승리하면 다시 총리가 되고 그런식으로 15년 넘게 이스라엘 최고의 권력을 누리고 있다. 그는 지금 74살이다. 하지만 그는 더욱 많은 권력을 누리고 싶어한다.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초고령자 권력장악 신드롬과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늙은 독재자는 사법부가 자신의 눈에 가시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 사법부의 핵심인 대법원이 자신의 판단에 제동을 거는 것을 제거해 버리고 싶어했다. 그래야 자신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를테니까 말이다.
네타냐후는 중동에서 아주 유명한 극우주의자이다. 게다가 전에 부패혐의로 실각까지 한 인물이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그에 대해 반감을 가진 국민들이 많다. 이스라엘 국민들의 상당수는 네타냐후를 독재자로 판단한다. 국민들뿐 아니라 이스라엘 야권은 네타냐후의 행위는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라고 선언했다. 시민들의 불복종 운동으로 시위가 확산되면 내전으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야권은 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영원한 우군으로 판단되는 미국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사법개혁안을 서두르는 것이 말이 안된다며 현재의 사법 개혁안이라는 것이 이스라엘을 점점 더 분열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의 전통적인 우군인 미국조차도 이스라엘 네타냐후의 독주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네타냐후의 독재추구화에 세계인들은 안타까움을 느낀다. 어떻게 건국된 이스라엘인데 어느 정도 안정되고 먹고 살만하니 요상한 인물이 등장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말이다. 나라가 안정되지 못하니 이스라엘 경제도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강한 극우성향의 네타냐후가 중동사태를 또 얼마나 혼란스럽게 할 것인가 주변국가들은 긴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독재자들이 그렇지만 내부의 불만상황을 외부로 전가시키려는 작전을 구사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스러운 시선이 많다. 강력한 무기를 동원해 중동의 어려운 이웃국가들을 또 함부러 공격하고 파괴하는 그런 악습을 또 되풀이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스라엘 권력자는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 어떻게 만들어진 나라인가를 네타냐후를 비롯한 극우세력들은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간은 초심을 잃으면 방향을 상실하게 된다. 오로지 자신의 욕심 욕망대로 나라를 움직일 공산이 크다. 그러면 나라는 붕괴한다. 지금은 극우적인 성향이 힘을 발휘할 지 모르지만 그 영향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금방 쇠퇴할 수밖에 없다. 초심을 잃으면 개인도 국가도 붕괴하기 마련이다. 지금 이스라엘이 바로 그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2023년 7월 29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