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광화문·뷰] “그래, 지옥에는 내가 간다”
조선일보
어수웅 여론독자부장
입력 2023.08.05. 03:00업데이트 2023.08.05. 06:43
https://www.chosun.com/opinion/column/2023/08/05/WLTHJ7I6NFG4DFUENNKUSZRT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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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와 권한은 맘껏 누리지만
책임지지 않는 사람 많은 시대
노벨상 작가·웹툰 작가 보며
홀대받던 가치를 떠올린다
지난 3월 향년 88세로 별세한 전후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 겸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建三郞)./로이터 뉴스1
아들의 특수교사를 고소한 웹툰 작가 부부를 보며, 일본의 작가 오에 겐자부로(1935~2023)를 떠올렸다. 올봄 세상을 떠난 까닭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아빠였다는 사실이 먼저였을 것이다.
10여 년 전 책 담당을 맡고 있던 시절, 나는 ‘읽는 인간’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의 신문 서평을 쓰다가 이 노벨문학상 작가의 개인적 아픔과 체험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 그때 읽은 작가의 좌우명이 있다. “그래, 지옥에는 내가 간다.”
오에는 이제 고전이 된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핀의 모험’에서 일생의 화두를 얻었다고 했다. 주인공 허클베리핀이 도망친 노예 짐을 밀고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는 내뱉는 결심.
“All right, then, I’ll go to hell.”
천황제와 국가주의 그리고 자위대의 해외 파병에 반대하는 그의 사회운동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이름났지만, 그의 오랜 독자들은 이 문장이 지닌 또 하나의 의미를 헤아린다. 탁구공만 한 혹을 뇌에 달고 태어났던 아들 히카리.
오에는 매일매일 40년 넘게 아들의 담요를 덮어주는 일로 하루를 마감하며 살아왔다고 했다. 마흔 살이 넘어도 자기 담요 하나 제대로 못 덮어 겨울이면 감기에 걸리는 아들. 아이의 장애는 환갑이 되어도 달라지지 않으며, 부모가 먼저 늙어 죽어도 장애는 사라지지 않는다.
사회가, 학교가, 이웃이 그의 아이를 돕고 연민하겠지만, 최종적으로 누가 지적 장애를 지닌 아들을 책임지고 보살피겠는가.
나는 웹툰 작가 역시 같은 아버지의 마음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건으로 인해 자폐와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더 커지면 안 된다는 주장의 당위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함께 고민해 볼 대목이 있다. 우리 사회가 어느 시점부터 개인의 의무나 책임보다 권리를 더 강조하는 방향으로 균형추가 옮겨갔다는 우려 말이다. 권리와 권한은 마음껏 누리지만 책임은 지지 않는 사람들의 세상을 상상해보라. 학교에서 풀었어야 할 문제를 법정까지 가져간 사건의 이면에도 이런 기울어진 균형이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아이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고, 해당 교사와 면담 한 번 없이 수사 기관에 신고하는 행동도 마찬가지다. 녹음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인터넷에 달린 한 교사의 댓글을 기억한다. “그러면 우리도 보디캠 달아야 하나요.”
교사도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녹음기와 보디캠이 대립하는 학교라니. 그 안에서 무슨 교육과 배움이 있을 것인가.
그에게 쏟아진 비판이 남달리 컸던 까닭에는 이 웹툰 작가가 그동안 사회의 모순과 불의에 발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배경도 있다. 사회를 향해서는 정치적 올바름을 외치면서, 자신의 책임과 의무는 소홀했던 사례를 최근의 우리는 너무 빈번하게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이건 단지 진영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농무’의 시인 신경림(87)이 들려준 일화 한 토막이 있다. 1970년대 피켓만 들어도 잡혀가던 시절, 다음 날로 예정된 유신 반대 시위를 앞두고 시인과 소설가들이 준비를 위해 모였다. 다들 앞장서서 목청을 높이는데, 유일하게 소설가 이문구(1941~2003) 혼자 조심스레 반대 의견을 냈다고 한다. 다들 구속되면 가족은 누가 돌보냐고. 하지만 정작 날이 밝았을 때, 시위 현장에 피켓 들고 나온 건 이문구가 유일했다는 것이다. 시인은 말했다. “나는 좌든 우든 믿지 않아, 성실한 놈만 믿어.”
권리와 책임은 늘 함께 가는 법. 지옥에는 네가 가라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밥좀도
2023.08.05 06:01:56
한국 국민성이 자유나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나 도리는 도외시하는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국회의원이나 법관 등 사회 지도층이 그러하니 국민도 그렇다. 노블레스 오블리제 실천 운동이 절박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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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月
2023.08.05 06:31:32
自利만 챙기고 利他의 미덕이 사라진 야만의 사회.
답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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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등지기
2023.08.05 06:39:01
모지리를 낳아 놓고 국가와 이웃에 책임을 전가하는 이상한 놈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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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옥조
2023.08.05 07:14:38
간단하게 생각하세요. 이 만화 부부는 지독한 종북이들이고 문재인 5년간 어마무시하게 괴물로 성장한 게 문젭니다. 세상 바뀐 것 모르고 코딱지만한 권력을 휘두르다 엿 됐습니다. 이 부부는 그 들의 환상천국 평양으로 추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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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rocious
2023.08.05 07:06:18
사람이 먼저다 라는 허울 좋은 구실로 인권을 존중한답시고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들어 놓은 분이 누군가? 사병이 지휘관의 명령을 따르지안코, 학생이 선생을 폭행하고, 불법시위집단이 경찰을 폭행해도 되는 사회를 만든게 누군가? 전부 북한의 사주를 받고 이 사회를 뿌리채 흔들고 잇는 민주당, 민노총등 북한 김씨일가 추종자들의 작품이란걸 국민들이 하루 빨리 깨우쳐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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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모별
2023.08.05 06:59:53
원래 종북좌파 등 공산주의자들은...자기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반성도 사과도 없다. 그간의 주호민의 이념 성향을 보면...종북 또는 친북 성향을 띠고 있다. 이 자에게서 무슨 사과를 바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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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
2023.08.05 06:54:00
그 웹툰작가 녀석은 아직도 자기 잘못을 반성할 생각이 없는것 같더군. 그만한 돈을 벌고 명성을 얻고서도 자기 아들때문에 힘들게고생하는 교사를 고소하고도 일말의 양심이 가책도 없더란 말이지. 정신이 병들었는데 요즘 그런 인간들이 한둘이 아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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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lup
2023.08.05 06:59:29
신문,방송,유튜브등 대중매체에서 넘쳐나야할 이런말과기사들이 요즈음 심심찮게 오르니 이게 얼마만인가하고 탐독하게 되는군요,안구정화,두뇌정화,언어정화에 유익한 언어,기사를 향상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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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965
2023.08.05 07:27:44
권리를 왜 주는가? 권력을 왜 주는 것이냔 말이다. 그 힘으로 의무를 다하라고 주는 것이다. 역사속에서 의무를 지지 않고 권리만 달라하는 어린애같은 국민들에게 돌아간 결과는 자신의 자유와 주권을 빼앗기고 짐승취급을 받는 공포통치일 뿐이었다. 주권을 가진 국민들이 의무를 다한다는 건 뭔가? 내 인생을 가장 충만하게 살 수 있게 하는 수단인 내 자유와 권리를 남의 자유와 권리를 해치지 않는선까지만 누릴수 있다는 한계선을 지키는 것. 이게 자유민주주의 시민이 갖춰야 기본 소양이다. 내 자유와 권리만 소중하다고? 그건 독재자같은 심뽀이지 결코 자유민주주의의 심성이 아니다. 그런 독재자같은 심보를 가지고 자유 어쩌고 운운하는거 보면 웃기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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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재규어
2023.08.05 07:26:02
한국에 'go to the hell'해야 할 사람 천지 떼까리다. 문제는 본인이 모르면서 남에게 그런 애기 하는거지. 정신 나간 사회가 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