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여진, 재활(생활 속 재활)24-2, 물리치료사와 올해 지원 계획 의논
도은주 물리치료사와 임여진 씨, 직원이 커피숍에서 올해 지원 계획을 의논했다.
직원은 어제 임여진 씨와 이야기하며 마음속에 품었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임여진 씨 왼손의 엄지는 늘 손가락 안에 감싸여 있고,
중지는 끝마디가 잘 펴지지 않는다.
손톱 손질을 할 때도 오른손보다는 왼손이 어렵고,
왼손 중에서도 중지와 엄지가 어렵다.
임여진 씨도 두 손가락에는 힘이 많이 들어간다.
물리치료사도 직원과 같은 말을 하셨다.
“운동할 때는 오른손은 잡고 왼손으로 물건을 집거나 과자를 먹게 해볼까?”
물리치료사는 이렇게 말하며 휴대폰을 임여진 씨 가까이로 내밀었다.
임여진 씨가 휴대폰을 좋아하니 가지러 오려는 의지가 있는지,
왼손을 사용하는지 보고 싶다는 것을 직원은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직원은 임여진 씨의 오른손을 잡고 움직이지 않도록 했다.
직원이 잡고 있어도 오른손을 움직이려고 힘을 강하게 준다.
오른손이 마음처럼 움직여지지 않으니
오른손보다는 느리지만 왼손을 천천히 뻗는다.
휴대폰을 가지러 가더니 왼손으로 휴대폰을 감싸 쥔다.
이번에는 음료와 함께 나온 과자를 권했다. 이번에도 왼손으로 가져간다.
오른손처럼 한 입에 넣지는 못하지만 먹으려는 의지가 있고 왼손을 사용하려는 의지가 있어 보였다.
임여진 씨는 오른쪽 팔과 왼쪽 다리를 수월하게 사용한다.
물리치료사는 뇌병변 장애에서는 보기 드문 경우라고 한다.
편마비라고 하기에도 이런 경우는 드물다.
한쪽이 아니라 팔과 다리가 편하게 사용하는 쪽이 다르다.
아마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다보니 편한 쪽이 생기고 그곳을 더 많이 사용하지 않았을까 추측한다.
그러면 왼손도 사용하다보면,
왼손 사용이 필요하다는 의지가 생기면 사용하지 않을까!
말 위에서 승마 시간을 채우기까지 십 년 가까이 걸렸다.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지는 모르지만
임여진 씨는 의지가 있고 젋은 사람이니,
두 손을 모두 사용하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올해 계획을 의논한다.
더 솔직하게는 한 쪽으로 기울어가는 속도가 왼손을 사용하려는 노력으로 조금이나마 더디게 가기를 바란다.
작년 어느 날은 생각지 못한 순간에,
"여진 씨 혼자 내려와볼래요?"하며
휠체어에서 혼자 내려오기를 기다리던 그 때의 기대처럼.
올해는 왼손 사용을 기대해본다.
2024년 1월 9일 화요일, 최희정
기적같은 기대를 저도 품습니다.
어느 순간 현실이 되겠죠. 응원합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