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보면 의도하지 않게 다른 길로 빠지는 경우도 가끔 생긴다.
그럴 때 흔히 하는 말로 '잘 나가다 삼천포 빠진다'고 한다.
본래 이 말은 국개에서 국개의원들이 공무로 어딜 가는 길에 길을 잘못들어 삼천포로 가게 되었다는 얘기로 들었다.
아마 진주쪽에서 순천쪽으로 가려고 했는데 지선인 삼천포로 빠졌던 모양이다.
그런데 삼천포에 사는 사람들은 그 말이 별로 듣기에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삼천포시를 사천시로 바꾸어 버렸으니 말이다.
삼천에서 사천으로 바꾸면 뭐가 나오나?
나는 마산 이름을 창원에 내 준 것을 지금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를 지나 사천IC에서 빠져 나와서 옛날 진삼선이 놓였던 철도를 들어내고 도로를 만든 길을 따라
삼천포항을 향해 내려갔다. 철길이 놓였던 자리여서 그런지 길이 일직선으로 곧았다. 주변의 밭에는 누렇게 익은 보리가 바람에 일렁이고 모내기를 한 논에서는 모들이 파릇파릇 자라고 있었다.
대포항을 지나 해변도로를 따라 한참 들어가니 아늑한 바닷가 마을이 나왔다.
페션과 위락시설이 몇군데 보였다. 요트 계류장도 있고 윈드서핑 장비들도 헌 컨테이너 박스에 채곡채곡 쌓여 있었다.
예약된 펜션에 들어가 짐을 풀어 놓고 인근 언덕봬기에 늘어선 카페에 들어갔다.
코로나 때문인지 손님들이 별로 없었다. 커피를 주문해 놓고 창가에 앉아 석양을 내다보니 바다 멀리 여러 섬들이 나즈막히 자리를 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