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내를 잘 감추지 못하는 가수 조영남이 또 한번 사고를 쳤다. 그가 출간한 <조영남 예수의 샅바를 잡다>(나무와 숲)란 이름이 암시하듯 이번 사고는 다른 사고와는 질적으로 달라보인다. 목사자격증을 가진 그가 우리나라에선 자칫 잘못 거론했다가는 뭇매를 맛기 일쑤인 예수를 걸고 넘어졌기 때문이다.
도올 김용옥을 스승으로 모신다는 그가 김씨의 강연을 둘러싼 공방의 와중에 책을 펴낸 것도 의미심장하다. 그러나 김장환 목사(현 세계침례교총회장) 등을 따라 국내외에서 성가가수로 활약하다 입학해 5년 동안 다닌 미국 트리니티침례신학교에서 `예수의 일생'에 관한 리포트를 쓰기 위해 한국어 관련서적을 구했으나 한권도 없다는 얘기를 듣고 그때부터 쓸 작정을 해온 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왜 나의 어머니 김정신 권사는 평생 예수만 찾다 돌아가셨는지”, “아버지 조승초씨는 중풍으로 쓰러진 뒤 13년간 성경책만 읽다가 돌아가셨는지”에 대한 화두를 풀기 위한 것도 동기가 됐음을 고백하고 있다.
그는 우리 역사속의 실존 인물인 동학의 최시형과 최제우를 요한과 예수 관계에 비유하며, 예수의 삶을 원효, 강증산, 전봉준의 삶과 비교 분석했다. 특히 예수가 자신의 민족을 타락의 구덩이에서 건져내기 위해 로마정부 산하의 유대권력층과 한판을 벌였듯이 대종교의 교조인 나철은 자신의 조선반도를 일제 침략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기 위해 조선총독부에 대해 정면 대결을 시도했다고 조명한다.
그는 “죽었던 예수가 다시 살아나고 부활하고 승천했다는 얘기가 전설이나 신화가 아니라 승승장구로 승인되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라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