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는
부처님 가르침이 어렵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말씀하신 경전도 아주 많고, 말의 의미도 깊고, 수행법도 복잡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스스로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한마디였습니다. 마음 하나. 일심(一心).
조선 말기 선사인 수월스님은 이 한마음을 삶으로 몸소 보여준 분이라고 합니다.
그는 경허선사의 제자였고, 다라니를 염송하다 여러 기상천외한 상황에서 삼매에 수시로 들 정도로 치열하게 수행한 분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 불렀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저건 특별한 수행자들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습니다.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삶 속에서 작은 사건 하나를 겪으며 그말의 뜻을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회사에서 억울한 말을 들은 날이 있었습니다. 가슴이 확 달아오르고, 바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강렬하게 치밀었습니다.
그때 문득 ‘숨 한 번만 쉬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숨을 고르고 염불 한 그 짧은 순간, 내 안에서 요동치던 ‘나’가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그 순간 나는 보였습니다. 상대의 말보다도, 내가 상처받고 싶지 않아 발버둥 치는 마음이 먼저였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날 저는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분노를 참은 것이 아니라, 마음이 하나로 모이면 굳이 상대방과 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아이에게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투정을 부릴 때마다 “왜 또 그래?”라고 먼저 짜증으로 즉시 반응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은 그냥 가만히 바라보았습니다. “너 지금 힘들구나.” 그 말을 꺼내는 순간, 아이의 얼굴이 조금 풀어졌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내가 아이를 이해해 준 것이 아니라, 그 순간 ‘나와 아이가 둘이 아니었다’는 것을. 불교에서 말하는 동체대비(同體大悲).
그와 내가 한 몸이라고 생각하는 큰 자비. 예전에는 그저 교리로만 알았습니다. 지금은 아주 작은 순간 속에서 체험합니다.
햇빛은 하나인데 거울이 깨져 있으면 빛이 여러 갈래로 보입니다.
욕심, 분노, 비교, 두려움이 내 마음을 깨진 거울처럼 만들었을 뿐이었습니다.
마음이 흩어지지 않고 하나로 모일 때, 그렇게 염불 하는 그 자리에는 따로 ‘나’ 도 없고 ‘상대’도 없습니다.
그저 알아차림과 따뜻함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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