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8일
레오나르도 플로레스(Leonardo Flores)
중남미전문가, 반전평화운동가
3월 27일 미국전역에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되자 워싱턴정부가 자국의 국제항공운항을 전면 중지시키는 결정을 내린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800명 넘는 미국에 거주하는 베네수엘라사람들이 베네수엘라정부 웹사이트를 통해 마이애미로부터 카라카스로 돌아갈 수 있는 긴급비행편을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전면 차단키 위해 미국으로부터 베네수엘라에로의 모든 상업운항을 전면 중지한다는 베네수엘라정부의 결정 뒤 미국을 방문 중인 베네수엘라인 200명 정도가 미국에 갇히게 되었다는 소식에 접한 마두로 대통령은 정부비용으로 긴급무료비행편을 보내주겠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무료비행편을 마련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더 많은 사람들이 돌아갈 것을 요구하면서 인원 수가 늘어났다. 이에 베네수엘라정부는 본래 계획한 1편이 아니라 2편 혹은 필요하면 더 많은 수송편을 마련해 보내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오늘도 미국에서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베네수엘라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미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금지시킨 미국정부의 봉쇄·제재 때문이다.
타임즈를 비롯, 워싱턴포스트, 의회전문지 더 힐, 마이애미헤럴드와 그 외 여타 매체를 포함하여 숱한 미국의 주류언론매체들이 지난 몇 주 동안 베네수엘라가 바이러스사태로 끔찍한 혼란상태에 빠져 있다고 조작된 여론을 퍼뜨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류언론에만 의존하는 사람들의 경우 제정신을 가진 사람치고 누가 미국을 떠나 베네수엘라로 돌아가겠다고 하겠는가?
위 미국언론매체들은 코로나바이러스사태로 베네수엘라가 붕괴되기 직전 상태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무능 때문이라며 오늘 베네수엘라는 긴급재난 상태에 빠져있다는 천편일률적 보도를 내보냈다.
[베네수엘라악마화에 열을 올린 기사들로 도배된] 이 매체들은 오히려 미국정부의 지속적인 반사회주의 봉쇄제재전략으로 베네수엘라가 이미 심대하게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 특히 그로 인해 코로나바이러스위기 이전에 이미 베네수엘라 경제와 의료보건제도 자체가 심대하게 피해를 입은 상황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전력생산과 같은 필수적 사회인프라에 심대한 폐해를 끼치는 미국의 경제봉쇄는 수백만의 베네수엘라사람들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 예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에 필요한 부품 수입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정전이 자주 발생하면서 그로 인해 전동펌프마저 작동하지 못하여 수도 공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선전전, 정보전, 대리전, 사이버공격 등이 뒤섞인 미국의)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과 함께 미국의 지속적인 경제봉쇄제재는 이미 십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들 정도로 베네수엘라의 전반적인 건강보건상태를 무너뜨리고 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사태 관련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봉쇄제재는 바이러스진단기기와 관련된 여러 의료제품들의 가격을 천정부지로 솟게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들로부터의 필요한 의료기구수입조차 금지시키고 있다.
베네수엘라도 미국의 봉쇄제재전략에 의해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이란이나 [경제논리가 수십년 강제한] 신자유주의 긴축재정[과 주요기간산업의 민영화 바람]에 의해 경제가 거덜나다시피 된 이태리보다 더 심각한 지경으로 내몰릴 수 있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정부는 세계대유행병(pandemic)이 닥쳐오기 시작하자 주체적으로 몇 가지 전격적인 조치를 단행하면서 이란, 이태리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낳고 있다.
전격적인 정부 차원의 대처와 방책에 의해 베네수엘라는 오늘 최고의 시나리오를 연출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발생으로부터 11일이 지난 오늘까지 확진은 86명에 머물고 사망자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나 이웃국가들은 이미 베네수엘라를 훨씬 웃돌고 있다: 브라질 확진 1924, 사망 34; 에콰도르 확진 981, 사망 18; 칠레 확진 746, 사망 2; 페루 확진 395, 사망 5; 멕시코 확진 367, 사망 4; 콜롬비아 확진 306, 사망 3. 이들 중 멕시코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미국 주도의 베네수엘라정권교체전략에 적극 참가하고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나라들이다.
베네수엘라가 중남미지역 이웃들보다 이리 좋은 결과를 낳은 이유는 무엇일까?
[베네수엘라사회주의제도에] 편견을 가진 사람들은 마두로 정부가 바이러스 관련 통계를 숨기고 있다고 의심할 것이다. 확진 검사도 약도 모두 부족하며 무엇보다 세계적대유행병(펜데믹)을 감당할 만한 의료인력 자체가 부족할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 눈여겨보아야 할 몇가지 팩트(사실)가 있다:
첫째 베네수엘라정부가 [미국의 지속적인 경제봉쇄제재와] 바이러스사태까지 겹친 도전을 이겨내고 있는 배경엔 무엇보다 제일 먼저 국제연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은 수많은 의약품, 의료기구들과 함께 32만 명을 검진할 수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진단키트를 지원했다.
쿠바도 코비드-19(코로나바이러스의 공식 명칭) 환자 치료에 대단히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인터페론 알파-2비’(Interferon alfa-2b) 1만 정과 함께 130명의 의료진을 급파했다. 러시아도 의약품과 진단키트를 실은 첫 지원물품을 여러 대 배에 실어 이미 보냈다.
미국정부와 주류매체들에 의해 툭하면 ‘악마’로 매도되는 베네수엘라에 이 세 나라가 제일 먼저 연대와 물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바이러스가 덮친 위기 속에서도] 베네수엘라를 고립압살하기 위한 봉쇄와 제재의 고삐를 더욱 죄는 것도 모자라 IMF로 하여금 베네수엘라긴급금융지원금 5십억 달러($5 Billion) 요청을 거절하게 만들었다. IMF(국제금융기구)를 미국이 주도하는 것을 온 세상이 다 아는 바이고, 유럽연합조차 지지하는 베네수엘라긴급금융지원에 찬성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AD158590415653.ad-template { margin:auto; position:relative; display:block; clear:both; z-index:1; }
#AD158590415653.ad-template .col { text-align:center; }
#AD158590415653.ad-template .col .ad-view { position:relative; }
var ___BANNER = "ban_1587532361685";
둘째, 베네수엘라정부는 질병이 전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바이러스통제계획을 즉시 실천에 옮겼다. 첫 바이러스확진 전날인 3월 12일 마두로 대통령은 긴급건강명령을 선포하며 집회를 금지시키고 유럽과 콜롬비아로부터의 모든 항공편을 중지시켰다.
확진 첫날인 3월 13일 두명의 베네수엘라사람들이 양성반응을 보이자 정부는 즉시 학교수업을 모두 취소시키고 지하철과 이웃나라들과의 국경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마스크착용을 의무화했다. 동시에 영화관, 술집, 나이트클럽 등을 모두 문닫고 레스토랑(식당)들도 투고우(주문을 통해 와서 음식을 갖고 가거나)와 딜리버리(배달)만 허용했다.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베네수엘라정부는 바이러스확진 첫날부터 이 모든 것을 즉각 실천에 옮겼다. 반면 미국은 아직도 정부차원의 이러한 기초적인 방역대책들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방역대책 나흘째 일종의 “자가격리조치”를 전국적 차원에서 의무화했고, 시스떼마 빠뜨리알(Sistema Patrial: 일종의 지방자치제도?)이라 불리는 온라인포털(Online Portal)을 용도변경해서 코비드-10 검진 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방역대책 8일째 베네수엘라는 확진자 수가 아직 42명에 머물고 사망자는 전무하며 전국민의 약 90%가 자가격리조치를 실천에 옮겼다. 대책 12일째는 일천이백이십만이 넘는 사람들이 정부의 온라인확진여부조사에 적극 참여했다. 그들 가운데 2만명 정도가 몸이 아픈 증세가 있다고 신고하자 즉각 의료진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검진과 치료 대책을 세웠으며, 그 중 145명 정도가 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고됐다.
베네수엘라정부는 정부차원의 이와 같은 즉각적인 대책이 실천에 옮겨지지 않았다면 자신들은 오늘 최소 3천 명이 넘는 감염자들이 발생할 수 있었으며 사망률 또한 높았을 수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셋째, 베네수엘라는 사람들이 온갖 도전과 시련에 익숙해져 있는 편이다. 지난 7년 베네수엘라는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와 사랑,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차베스 대통령 서거(역자 주, 당시 부통령이었던 마두로는 자신의 대통령취임식에서 ‘우리 대통령은 독살됐다’는 발언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를 시작으로 [미국이 사주하는] 극우보수세력의 폭력적인 반정부시위들과 기초생활품 결핍과 인플레로 대표되는 끝없는 경제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의 계속되는 봉쇄제재전략은 베네수엘라경제를 거의 파괴시키다시피 했으며 끝없는 쿠데타, 군부세력의 준동, 국가기간산업들(예, 전력생산시설들)에 대한 끝없는 파괴공작으로 정전이 일상화되고 미국의 끝없는 군사침략위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살길을 찾기 위해 이웃나라들로 떠나야 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조금은 다른 도전이긴 하나, 지난 시기의 끝없는 도전과 위기들은 베네수엘라사람들을 그 어떤 도전과 위기에도 냉정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흔들림없이 위기를 헤쳐갈 수 있도록 단단하게 훈련시켰다. 또 한편으로는 전국에 수없이 많은 기초공동체조직들(Communes) 간의 깊은 연대의식을 강화시켰다. 그래서일 것이다. 베네수엘라에는 오늘 그 어떤 패닉현상(혼란, 두려움, 사재기 등등)도 찾아볼 수 없다. 사람들은 오히려 침착하고 정부의 바이러스대책건강규칙들을 준수하고 있다.
넷째, 베네수엘라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집단조직력과 사람을 우선하는 국가정책 그리고 사회주의문화가 무엇보다 빛난다. 전국 각지의 꼼뮨(기초공동체조직)과 또 다른 사회공익단체들이 앞장서 마스크를 생산하고 7백만 가족들에게 한달에 한번씩 종합음식패키지(Food Package)가 가 닿을 수 있도록 클랩(CLAP)이라 불리는 제도를 앞장서 지키고 있다. 의료진들은 가가호호 방문하여 국가예방의료제도를 적극 실천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마스크 상용을 일상화하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졸업을 앞둔 의대생 1200명과 2년 뒤 졸업할 의대학생들도 의과대학훈련차원에서 가가호호 의료방문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한편 마두로정부는 주택임대료 지불과 직장에서의 모든 해고 행위를 중지시켰으며 모든 노동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고 텔레콤(전화통신)회사들이 전화, 인터넷을 끊지 못하게 했다. 또한 4천개 침대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호텔체인들과 정부 사이에 계약도 맺고, 모든 중소기업들에게 회사직원들의 봉급을 대신 정부가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봉쇄·제재로 가중된 경제위기와 공공건강위기상황에서도 베네수엘라정부는 국민들에게 먹는 문제를 해결해주고 무상의료혜택과 무료검진 그리고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경제적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 발이 묶여있는 베네수엘라사람들을 수도 카라카스로 데려올 수 있도록 요청에 대해서는 미국은 베네수엘라정부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 베네주엘라 정부는 베네수엘라 꼰비아사(Conviasa)항공사 비행기가 데려올 수 있도록, 따라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운항금지제재를 풀어줄 수 있도록 요청하였다.
오늘도 미국에 발이 묶여 있는 베네수엘라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에 3만5천 달러를 지불해야 되는 미국, 즉 사람목숨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미국보다는 이윤보다 건강(사람)을 앞세우는 자국 베네수엘라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가 더 크다는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끝)
번역: 21세기코리안뉴스
원문 출처: 영문독립언론 <21세기>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