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일기'로 펴낸 서평집
'독서일기'영역을 대중화시킨 저자의 서평 모음집이다. 서평 난이도는 무척 무겁다. 서평 모두 저자의 주관적 기준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책 제목처럼 '빌리고 싶은 책, 사고 싶은 책, 버려도 되는 책'이 구분되어 있지 않다. 목차를 봐도 구별할 수 없다. 장정일이라는 작가가 꼭 사고 싶은 책이 무엇인지 궁금하신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봐야 한다. 2010년에 발행된 책이기 때문에 저자가 서평한 책 대부분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나온 책들이다.베스트셀러는 더더욱 아니다. 당시 MB정권을 비판한 책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대중이 쉽게 접하기는 어려운 책들이다.
'책문화'은 '인쇄 문화'와 다르다.
저자는 셔먼 영의 <책은 죽었다>에 나오는 '기능적인 책'과 '안티 책(나쁜 책)' 그리고 '책'으로 책을 구분하는 것을 선호하는 듯하다. '기능적인 책'은 '빌린 책', '안티 책'은 '버린 책', '책'은 '산 책'으로 연결하면 될 것 같다.
"전화번호부나 교과서 같이 정보만 가득 담은 책이 기능적인 책이라면, 안티 책은 저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유명인사의 자서전이나 영화 개봉에 맞추어 급조된 책과 같이 책 문화 파과에 앞장 선 책들이다.
'책'은 인쇄 문화의 산물이긴 하지만, 인쇄 문화보다는 책 문화에 속한 책이다. 숙성된 사고의 동의어로, 독자들에게 다양한 사상을 접하게 하고 깊이 있는 통찰을 하게 만든다."
책의 본질은 대중들이 다양한 사상을 접하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며 다른 이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배우고 익히고 자기만의 고유한 생각을 창조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잠식된 현 정치제도를 날카롭게 비판한 책들을 '책 문화'에 기여한 책으로 추천한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존 러스킨/느린걸음/2007,<황천의 개>,후지와라 신야/청어람미디어/2009, <제국의 미래>,에이미추아/비아북/2008.
이웃을 계속 가난 속에 방치하는 경제학은 이상한 경제학으로 정의한다. 인종적,종교적,민족적 순수성에 대한 촉구로 시작되는 불관용과 외국인 혐오도 제국의 쇠퇴로 이어짐을 강조했다. <암베드카르>,디완 찬드 아히르/코나투스/2005,에서 저자는 간디보다 암베르카르가 부당한 권력에 비폭력 수단을 개발했다고 말한다. 암베드카르는 인도 안의 식민지였던 불가촉 천민의 지위향상을 위해 앴는 사람이다. 영국으로부터 정치적 독립을 위해 행진했던 간디와 암베르카르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삶이라고 말한다. 독서일기를 통해 장정일은 숨어 있는 책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