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의 나에게로 쓰러져라
공연명 나에게로 쓰러져라
공연단체 극단 후암
작 연출 차현석
공연기간 2018년 3월 21일~24일
공연장소 스타시티 후암스테이지 2관
관람일시 3월 24일 오후 8시
스타시티 후암스테이지 2관에서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의 <나에게로 쓰러져라>를 관극했다.
차현석(1974~)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석사, 중앙대예술대학원, 그리고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영상문화학과 박사다. 2003년 동아대학교 주관 동아문학상 ‘시계’ 희곡상 당선작가다.
작품으로는 2001년 극단 후암 창단공연 <눈내리는 밤> 작 연출, 셰익스피어 <오셀로> 제작, 각색 연출, 2002년 산자와 죽은 자가 함께 보는 <구명시식> 연출, 2003년 스타시티 1관 개관기념공연 <사랑, 영혼, 그리고 춤> 셰익스피어 <리어왕> 각색 연출, 재공연 셰익스피어 <리어왕>, 2004년 서울 하이 페스티벌 참가, (퍼포먼스 연출) 서대문 형무소, SK 창립51주년 기념콘서트 <미래를 향하여> 제작 연출, 2006년 한.일 평화콘서트 제작, 2007년 대학로 스타시티2관 개관 및 주식회사 이지 컨텐츠 그룹 설립, ㈜이지 컨텐츠 그룹 주관 <색깔 놀이터 전시> 제작, 2008년 대학로 스타시티 3관 개관, 스타시티3관 개관기념공연 창작뮤지컬 <온리 러브> 작 연출, 2009년 연극 <충주시대> 각색 연출, 2009년 폭스 캄마 앙상블제작 오페라 <라트라비아타> 무대총감독, 2004년 9.11 테러추모기념 <뉴욕진혼제> 작 연출, 2005, 2007년 일본아사히야마 음악제 참가 한국 측 PD, 2010년 이후 <햄릿> <오셀로> <맥베스> <리어왕> 각색 연출, <침팬지-인간보고서> 작 연출, 오페라 <현해탄> 작 연출, 오페라 <햄릿> <라 트라비아타> <마술피리> 등을 연출했다.
2011 오페라 <햄릿>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월전문화재단상 , 2013 <맥베스-미디어 콤플렉스>로 대한민국연극대상 신인 연출상, 2014 2인극 페스티벌 <흑백다방> 작품상 연기상 희곡상 수상, 2015년 연극 <흑백다방> 작·연출로 서울연극인대상 우수작품상, 2015 밀양연극제 연기상 공동수상, 2015 타이니 알리스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선정되어 특별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학로 스타시티·극단 후암 대표,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숙명여대 문화 관광학부 겸임교수다
무대는 주점이다. 배경 가까이 수많은 종류의 술병이 잔뜩 진열되어 있고, 최고급 양주에서부터 소주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무대 좌우에 탁자를 배치하고 의자를 주위에 둘러놓았다. 여느 주점과 다른 것은 정면 벽 중앙에 커다란 태극기를 부착시켜 놓았다는 것이다. 기타 연주석이 보이고, 무대 중앙 객석 가까운 곳에는 마이크롤 세워놓았다. 음악은 여사장이 대중가요를 열창하고, 최근 북에서 유행하는 임진강을 남성출연자가 부르고, 김민기의 아침이슬이 녹음되어 흘러나온다.
연극은 도입에 출연자와 관객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장면에서 출발한다. 연주곡과 함께 “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서....”하는 소리도 녹음이 되어 나온다. 여느 행사장 같으면 기립을 해야 하지만 관객은 착석을 한 채 이 광경을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주점의 여주인은 백색 상의와 붉은 색 하의를 유니폼처럼 착용하고, 미모를 갖춘 인물이다. 상수 쪽 테이블에는 중년의 남자손님이 착석하고 이 주점에서 가장 비싼 최고급 술을 주문한다. 그런데 남자손님과 동행한 두 여인도 백색 상의에 붉은 색 하의를 여주인처럼 입었다. 손님은 붉은 스웨터에 정장을 입었다. 그런데 고개를 갸웃하고 찌푸린 인상을 펴지를 않는다. 객석 뒤로부터 목발을 짚고 안경을 쓴 남성이 쿵쾅거리며 주점으로 들어선다. 하수 쪽 테이블에 앉아 소주를 주문한다. 여종업원이 기본 안주와 술병을 가져다준다. 상수 쪽 남성은 안주도 제일 비싼 안주를 가져다 달라고 주문하고, 여종업원이 가져다 놓은 보드카를 일행과 함께 마시기 시작한다. 목발 짚은 남성은 당연히 놀라는 눈초리로 상수 쪽 남성을 주시한다. 늘씬하고 훤칠한 키에 정장을 한 잘생긴 남자손님이 상수 쪽에서 등장해 하수 쪽 테이블에 가서 앉는다. 목발 짚은 남성과 형이니 아우니 하는 호칭을 하는 것으로 보아 친분관계가 두터운 사이인 듯싶다. 잘생긴 남자 손님은 여주인을 어머니라고 부른다. 여주인은 내가 왜 댁의 어머니냐고 뭇는다. 잠시 후 젊은 여인이 등장해 잘생긴 남자에게 다가가 앉는다. 여주인이 가까이 와서 네가 웬 일이냐고 묻는다. 젊은 여인이 여주인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것에서 관객은 두 여인이 모녀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극이 전개되면서 여주인은 탈북을 한 인물이고, 상수 쪽 남성과 일행은 여주인을 찾아 온 북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중앙정보부 직원이라는 인물이 간첩신고를 받았다며 등장을 하고, 하수 쪽에 앉은 잘생긴 남자에게 상관대우를 하는 것으로 보아 같은 정보부의 직원임을 관객은 알게 된다. 잘생긴 남성은 직원을 돌려보낸다. 이 주점에 간첩을 신고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주점 손님들의 어투가 북쪽에서 사용하는 어투로 바뀌기 시장한다. 여주인을 “오마니”라고 부르며 최고급 술과 안주를 주문한 것도 “오마니”의 매상을 올려주려고 한 효성 심에서 그런 것임이 알려진다. 목발 남도 비싼 안주를 주문한다며, 제일 비싼 “노가리”를 달라고 주문을 해 관객의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목발 남은 휴지를 가져다 무대 중앙에 세로로 펼쳐놓고 백색 선을 만든다. 그리고 이 선을 넘지 말라고 한다. 그러자 상수 쪽 남성이 목발 남을 초청한다. 그리고 보드카를 권한다. 목발 남이 한 모금 마시고 얼굴을 찌푸리니, 상수 쪽 남은 소주를 주문해 목발 남에게 권한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의 아들이 남의 어머니를 찾아 온 것이 알려지면서 관객은 가슴이 뭉클 하는 심정이 되고 거기에 맞춰 김민기의 “아침이슬”이 김민기의 낮고 부드러운 음성과 함께 흘러나오면서 관객은 분단된 남과 북의 가슴 아픈 비극적 현실을 가슴에 되새기게 된다.
이란희, 장소영, 차현석, 박준혁, 류 성, 양은주, 김성진, 정승원, 채수연 등 출연자 전원의 개성이 넘치는 성격설정에서부터 절제된 연기력은 물론 호연과 노래로 관객을 새삼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회한에 젖도록 만든다.
푸로듀서 임주희, 오성혜를 비롯한 스태프 진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기량이 제대로 드러나, 극단 후암의 차현석 작 연출의 <나에게로 쓰러져라>를 작가의 창의력과 연출력 그리고 출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현세대와 현실을 반영한 한편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다만 <나에게로 쓰러져라>라는 제목보다는 <휴지 경계선>이 어울린다는 생각이다.
3월 24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