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사람이 오래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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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기는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이에요. 내가 쓴 첫 구절을 감옥이라 생각하고, 살아나갈 길을 만들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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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사각의 링에서 코너에 몰린 선수같이 해야 해요. 코너에 몰렸다가도 링의 반동을 이용해 튕겨 나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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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기는 휘파람 부는 것과 같아요. 우선 소리가 나오는 자리부터 알아야 해요. 자꾸 다듬어서 예쁘게 하려 하지 말고, 방향을 트세요. 지금 앉은 자리에서 고개만 돌려도 다른 풍경이 보이잖아요.
- <무한화서>(이성복)
은행나무를 포함한 나자식물(裸子植物, gymnosperm)에서 배주(胚珠, 밑씨, ovule)가 겉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표현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나자식물에 속하는 소나무의 경우 가을에 열매가 익으면 솔방울이 벌어지면서 종자가 밖에서 보여 노출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출되어 있는 종자는 벌어진 솔방울의 인편에 살짝 얹혀 있다가 바람이 불면 스스로 밖으로 튀어 나와 땅에 떨어진다.
벚나무를 포함한 피지식물(被子植物, angiosperm)에서 배주는 씨방으로 싸여 있으며, 종자가 씨방 안에서 자란다. 씨방이 자라 열매가 되는데, 종자는 열매 안쪽에 들어 있고, 과육이 종자를 감싸고 있다, 즉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종자가 밖에서 보이지 않는다.
해부학적으로 보면 은행나무는 세포의 종류 중에서 가도관(假導管, 헛물관, tracheid)을 가지고 있어 전형적인 나자식물에 속한다. 가도관은 속이 비어 있는 긴 파이프를 닮았으며 직경의 20~30마이크로미터, 길이가 2~3밀리미터로서 가느다란 실 같이 생겼다. 가도관은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잎까지 올려 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양쪽 끝이 막혀 있어서 물이 잘 올라가지 못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원시적인 세포라고 부른다. 대신 인접한 가도관끼리 아주 미세한 구멍에 해당하는 막공(膜孔, pit)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고, 이 막공을 통해 물을 위로 올려 보낸다.
나자식물에 속하는 은행나무는 식물의 진화과정에서 초기에 나타난 식물이며, 후에 태어난 도관을 가진 피자식물보다 더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지구상에 약 2억 5천만년 전 고생대 이첩기 말에 태어나서 빙하기를 거쳐 살아남은 화석식물에 해당한다. 지금은 한 종류만 남았지만, 여러 종류의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문답으로 배우는 조경수 관리지식>(이경준)
[단숨에 쓰는 나의 한마디]
다음 문장을 보며 생각해 보자.
“자꾸 다듬어서 예쁘게 하려 하지 말고, 방향을 트세요. 지금 앉은 자리에서 고개만 돌려도 다른 풍경이 보이잖아요.”
여기서 예쁘게 한다는 말은 무엇일까? 과감히 이야기해 보자. 먼저 독자 확보 차원이다. 가장 진실하면서도 적합한 단어를 올려야 하는데, 이 말을 쓰면 독자가 어떻게 볼까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독자 마음에 들게 하면 인정 욕구와 과시 욕구가 구현되면서 덩달아 여러 이익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즉 적당한 타협이다. 여기서 낭패가 온다. 그런 차원에서 했다고 하더라도 성공률은 희박하다. 이게 글쓰기의 세계인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방법을 선호한다. 왜 그럴까? 내면 성찰에 따른 표현에 서툴기 때문이다. 아직도 타인에게서 자신이 구원된다는 오류를 범한다.
하나 더 이야기해보자. 긍정적인 부분이다. 예쁘게 한다는 것은 고치기 과정이다. 안 하는 것보다 낫다. 그럼 이걸 하면서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까? 예쁨의 미학을 심미적 차원이 아니라 생물학적 차원으로 집중해 고민해 보면 대략 가닥이 잡힌다. 생존의 미학이다. 감정도 생존의 파생물이고, 미학도 생존을 위한 이성적 수사임을 알 것이다. 그 들여다봄이 필요할 것이다.
은행나무는 장수의 상징이다. 그런데 원시적 진화 시기에 나온 가도관을 가지고 있다. 도관은 앞뒤가 뚫렸는데 가도관은 앞뒤가 막혔다. 보통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을 보면 답답하다. 그런 사람이 오래 살까? 문득 궁금해진다.
첫댓글 옛 스무살 새내기때 대학신문에 실린싯귀절에 두개의 배주에서 싹트는 운 운한 시가 떠오릅니다.
배주가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다 잊어버렸지만 그 귀절은 잊히지 않네요.
다시 공부하는 것 같습니다.
배주가 무엇인지.
고맙습니다. ^^
네. 좋은 글 많이 쓰셔요.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