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살다 보면 흐린 날도 있고 맑은 날도 있기에 ‘흥진비래興振悲來,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옛말이 있다. 오늘 나에게 다가오는 대상에 두려워하지 말고 부딪히며 극복하면 희망이 찾아온다. 바다를 향하던 순풍의 돛 단 배도 뜻하지 않는 풍랑을 만날 때도 있다.
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 즐거움과 행복이 따른다. 한때 나를 내 안에 가두고 불행하게 살았다. 그러다 회심하여 나를 해방하여 자유를 주었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무작정 도로에 나가 뛰었다. 고통 뒤에 오는 기쁨과 희열을 느끼기 위해 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세월이 십 년이었다. 그마저 무릎 부상으로 기쁨을 앗아가 침통한 나날을 보냈다.
그 후에 다시금 시작한 것이 테니스이다. 별일이 없는 한 아침에 테니스장으로 간다. 한두 경기를 하고 나면 땀이 흐르고 기분이 좋아지며 행복감을 느낀다. 그런데 요사이 경기를 하기 전에 워밍업으로 조깅을 시작했다. 십수 년 전에 접었던 운동인데 조깅해도 될까 싶었는데 괜찮은 듯하다. 땀이 나고 기분이 좋아져 또 다른 매력이다.
조깅은 걷는 것보다 조금 빠르게 뛰는 것이다. 거리를 조금씩 늘리면서 달리고 있다. 마라톤을 하던 당시에는 매일 10km를 뛰고 출근했으며, 종일 기분이 좋아 화내는 일이 없었다. 다시는 못 뛴다고 생각했는데 조깅을 할 수 있어 정말 기쁘고 행복하며 감사하다. 집 앞 남매지 둘레가 2.4km이다. 가끔 걸으면서 뛰는 사람을 만나면 나는 ‘언제 저렇게 뛰어 볼까.’ 하는 생각이 들며 그들이 부럽기도 했었다.
이제 용기와 자신감이 조금씩 돋아난다. 일주일 더 연습하면 남매 호수를 거뜬히 돌지 않을까 싶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함으로써 내가 나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다. 유명한 스포츠 선수나 배우, 가수에게 열광적으로 박수를 보내며 후원회가 생기기도 한다. 보통 사람이 보면 미친 짓처럼 보이고 느껴지지만, 그들을 통해서 기쁨을 얻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신앙도 마찬가지이다. 남들은 놀고 즐기며 여행을 가는데 당신은 왜 교회에 나가는가. 그 믿음의 대상을 받아들여 기쁨과 행복을 얻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자기가 좋아서 하는 행위는 기쁨과 보람을 얻는다. 남을 위한 자선이나 봉사를 하면 정말 보람을 느끼지 않는가.
노랫말에도 ‘내일은 해가 뜬다’가 있지 않은가? 지금은 ‘사노라면’으로 바뀐 노래이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때도 올 테지/흐린 날도 날이 새면 행복하지 않던가/새파랗게 젊다는 게 한밑천인데/쩨쩨하게 굴지 말고 가슴을 쭉 펴라/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그렇다. 석양의 노을도 내일 해가 뜨기에 아름답고, 황혼의 인생도 늙는 것이 아니라 익어 가기에 아름답고 멋있다. ‘사노라면 해가 뜬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을 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