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나 소설집 『혼모노』의 『길티클럽 : 호랑이 만지기』를 읽고
성해나 작가는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팬덤과 소비의 경계에서 ‘혼모노’라는 개념을 탐구한다.
(‘혼모노(ほんもの)’는 일본어로 진짜를 뜻한다.)
책은 서브 주인공인 김곤이 치앙마이에서 힘 빠진 호랑이를 만지는 sns를 보는 주인공의 장면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나’는 아역 배우를 학대했다는 논란의 중심인 김곤 감독의 영화 『인간 불신』을 보고 김곤의 팬이 된다. 김곤의 팬이 된 주인공은 그의 영화, 굿즈, 사생활까지 집착적으로 소비한다. 어느 날 주인공은 온라인 친구인 ‘오영’의 권유로 김곤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채팅방 ‘길티클럽’의 가입한다. 길티클럽은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 죄책감을 느끼는 즐거움)의 뜻을 담고 있고 김곤의 스물여섯 명의 팬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대화 내용 캡처 및 무단 유포 금지
2. 이주 이상 활동 없을 시 총대 권한으로 추방
3. 서로를 부르는 호칭은 ‘선생님’으로 통일할 것
4. 친목질 절대 금지
5. 일부 단어(ex. 파주 세트, A군) 절대 사용 금지
6. 김곤 감독님에 대한 비하 발언 및 욕설 일절 금지
길티 클럽에서는 사람들이 여섯 개의 규칙 안에서 김곤의 근황, 영화, 굿즈 구입 등 선 안에서는 자유롭게 있을 수 있었다. 주인공은 김곤과의 영상통화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는 점점 끝으로 향한다. 영상통화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후, 주인공은 과거를 떠올리게 된다. 남편과 함께했던 영화관의 기억이 떠오르며 이야기는 회상으로 전환된다. 그 둘은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으로 가고 늦은 시각 마지막 영화 시간 때우기 위해 김곤의 『인간 불신』을 본다. 주인공은 영화의 스토리가 끊기고 의미 없는 장면들로 주인공은 흥미를 잃어간다. 하지만 점점 스토리의 맥락이 생기고 캐릭터의 독특함, 그리고 엔딩까지 점점 주인공은 김곤에게 빠져든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어느 식당에서 김곤의 시상식 영상을 바탕으로 길티 클럽 회원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점점 분위기는 흐려지고 말싸움도 김곤 감독의 영화 내용에서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영상통화도 취소된다. 주인공은 김곤의 신작 시사회에 참석하지만, 주인공은 그곳에서 느끼는 감정은 이전과 다르다고 느낀다. 작품을 보며 울컥하는 감정과 동시에, 자신이 무엇을 ‘소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깊은 회의가 찾아온다. 주인공은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참았던 폭력과 쾌락의 이중성을 다시 떠올린다.
주인공은 김곤을 잊고 지낸 지 몇 년이 지난 후 치앙마이에 놀러 가 새해를 보낸다. 마지막으로 김곤이 갔던 호랑이를 보러 간다. 주인공은 몸이 지쳐서 힘들게 향한다. 주인공은 남편과 함께 호랑이를 만진다. 호랑이는 모형처럼 움직이지 않았고 주인공은 무기력한 호랑이의 감촉으로 피곤함을 잠시 잃는다. 작가는 이 장면을 통해 다음과 같은 감정을 묘사한다.
“죄의식을 동반한 저릿한 쾌감. 그 기시감의 정체를 깨닫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독하고 뜨겁고 불온하며 그래서 더더욱 허무한, 어떤 모럴. 떨쳐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제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의 말처럼. 이미 일어난 일은 없던 일이 될 수 없으니깐.”
책이 너무 어려웠다. 오랜만에 글쓰기도 했고 작가가 어떤 메시지를 글에 남겼는지, 그리고 중간중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다. 재미는 있었고 글에 적지는 않았지만, 규칙을 남기고 그 규칙을 이야기와 이어가면서 설명해 줬다. (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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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김곤 감독님에 대한 비하 발언 및 욕설 일절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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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 작가는 길티 클럽의 규칙을 이야기 속에 삽입함으로써, 팬덤 내부의 윤리적 금기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성해나 작가는 팬덤과 소비문화의 윤리적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작품이다.
짧게 정리하면
(여기서 ‘소비’는 단순한 물질적 소비를 넘어서, 윤리적 모순과 쾌락 사이의 ‘감정적’ 소비를 의미한다.)
‘좋아하는 대상의 결함을 외면하는 팬덤의 모습’
‘팬덤’ - ‘길티 클럽’은 아역 배우 학대 논란이 있는 감독 김곤을 방어하며 그의 예술만을 소비한다. 클럽 내부에는 “김곤 감독 비하 발언 금지” 규정이 존재하는데, 팬들은 그의 결함을 외면하거나 김곤을 감싸준다. 이는 팬덤이 집단적 자기합리화를 통해 윤리적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쾌락과 죄책감이 공존하는 소비의 구조’
주인공은 김곤의 작품을 소비하면서 동시에 죄책감을 느낀다. 치앙마이에서 발톱과 이빨이 제거된 호랑이를 만지는 체험을 하면서 쾌락과 윤리적 불편함이 공존하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중 감정은 길티 플레저의 본질을 드러내며, 현대 소비가 윤리적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지속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예술과 예술가를 분리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
작가는 “좋아하는 예술가의 결함을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김곤의 예술성과 그의 비윤리적 행위 사이에서 주인공은 혼란을 겪으며, 예술과 예술가의 분리 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윤리적 타자성의 부재와 자기합리화’
클럽 내부는 김곤의 자아들로만 구성된 공간으로, 타자의 비판, 또는 논란을 차단한다. 유일한 타자 ‘미지’는 아이를 가진 당사자로서 김곤의 행위를 비판하지만, 이후 책에서 사라진다. 이는 타자성의 찰나적 도구화와 팬덤의 자기중심적 구조를 드러낸다.
‘현대 소비문화의 도덕적 풍경 비판’
작품은 팬덤의 위계, SNS 알고리즘, 집단 동조 구조 등을 통해 소비문화의 윤리적 해체를 비판한다. 소비는 더 이상 단순한 취향이 아니라, 윤리적 입장을 시험하는 행위로 변모한다. 주인공의 무력함은 현대인의 윤리적 피동성과 도덕적 침묵을 상징합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며, 감정의 진심과 윤리 사이에서 스스로를 성찰하게 만든다. “당신이 좋아하는 것은 정말 옳은가?” “그 감정에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은 오늘날 우리 모두에게 유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