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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바라밀경 (金剛般若波羅密經)
1. 누가 언제 어디서 말씀하셨나.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한때 부처님이 ‘사위’국 ‘기원정사’에서 제자 천이백오십 인과 함께 계셨다. 이 때 세존이 진지 드실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바리때를 들고 ‘사위’ 성에 들어가서 집집마다 차례로 걸식하시고 자리에 다시 돌아와서 진지를 드시고 가사를 고쳐 입으시고 발을 씻으시고 위엄을 갖추고 앉으셨다.
2. 수보리가 가르침을 요청하다.
이 때 장로 수보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를 오른쪽 어깨에 걸치고 오른쪽 무릎을 꿇고 합장하고 정중하게 부처님께 여쭈기를, “존경하옵는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공부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을 보살펴 주시고 격려하여 주십니다. 세존이시여,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면 그 마음을 어떻게 조절하며 다스려야 합니까?” 부처님이 대답하시기를, “착하고 착하다. 수보리야, 네가 물어 본 것과 같이 여래는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을 보살피며 격려하느니라. 너를 위하여 설명하니 자세히 들어라.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면 그 마음을 이렇게 조절하며 이렇게 다스려야 하느니라.”
“그렇습니까? 세존이시여, 즐거운 마음으로 간절히 듣기를 원합니다.”
3. 오직 부처님 잘 모시기를 발원하다.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모든 보살 마하살은 이렇게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하느니라. 우주에 살고 있는 모든 것들에는 알로 까는 것, 태로 낳는 것, 습에서 낳는 것, 화하여 생기는 것, 형상이 있는 것, 형상이 없는 것, 생각이 있는 것, 생각이 없는 것, 생각이 있지도 않고 생각이 없지도 않은 것, 이러한 중생(우리의 몸밖에 있는 중생들은 전부 결과로 된 중생이라고 할 것 같으면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은 모두 원인을 짓는 중생들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들을 부처님께 바쳐서 영원히 편안스럽고, 평화로운 상태를 이루게 하여야 하느니라. 이와 같이 한량없고 수많은 중생을 부처님께 바쳐서 마음이 밝게 되면, 바친다는 생각이나 바칠 중생도 없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보살이 나라는 생각이나 남이라는 생각이나 중생이라는 생각이나 수자(좀 안다고 뽐내는 마음)라는 생각이 있을 것 같으면 곧 보살이 아니니라.”
4. 집착하지 않는 행동
“수보리야, 보살은 내가 설명한 방법에도 집착하지 말고 남을 대할 때는 주는 마음으로 대하여라. 어떻게 남을 상대해서 좋은 마음을 쓰는가 하면, 형상이 예쁘다고 주는 마음을 내지 말아라. 소리가 좋아서 마음을 준다든지 냄새 맡기가 좋아서 마음을 준다든지 장래에 잡아먹기 위해서 먹이를 준다든지 이와 같이 오관을 통해서 남에게 주는 것은 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보살이 어떤 행동을 할 때, 형상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무엇을 한다는 생각이나 보수를 바라지 아니하고 자기 일을 하면 마음이 닦아지고 무한대로 발전할 것이니라. 수보리야 동쪽 허공을 헤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남쪽 서쪽 북쪽 그리고 그 사이와 위아래 허공을 헤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보리야, 보살이 상(相)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행동하면 그 공덕은 앞에서 말한 동서남북 위아래의 허공과 같이 한량없이 많으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이렇게 내가 가르친 대로 마음을 다스릴 것이니라.”
5. 우주의 밝은 빛을 보라.
“수보리야, 사람이 마음을 닦으면 달라지게 되고, 그 마음을 밝히기까지는 닦는다는 분별이 있지만, 닦는다는 분별조차 없어진 여래를 몸뚱이로써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밝히겠다는 생각까지도 없는 여래를 어떻게 몸뚱이를 가졌다고 하겠습니까. 왜냐하면 당신이 그 몸뚱이를 가지고 있으니까 우리를 제도하지만 실제로 우리 마음에 비춰줄 것은 그 몸뚱이가 아니라 당신의 밝은 마음일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기를, “무릇 있는바 상은 허망할 뿐만 아니라, 보이는 현상, 보이지 않는 현상, 그 모두가 다 허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면, 그 때는 여래를 볼 것이니라.”
6. 만나기 어려운 부처님 법을 바로 믿고 행하라.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어떤 중생이 이런 이야기를 듣고 ‘정말 그렇다’고 할 수 있을까요?”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그런 소리하지 말아라. 이 여래의 몸뚱이가 없어진 이천 오백년 뒤에 계행을 지키고 복을 닦는 자가 부처님 말씀에 ‘그것이 진실이다’라고 생각한 이 사람은 한 부처나 두 부처나 셋 넷 다섯 부처님에게서 착한 마음을 닦은 것이 아니라 한량없는 천이나 만 분의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모든 착한 마음을 닦으며, 그 이야기를 듣고 ‘참 이말이 옳구나’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이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그러한 중생이 이와 같이 한량없는 복을 짓고, 덕을 쌓는 것을 다 아시고 다 보시느니라.
왜냐하면 그 모든 중생이 나라는 생각과 남이라는 생각과 중생이라는 생각과 수자라는 생각이나 법이라는 생각이나 법 아니라는 생각이 모두 없기 때문이니라. 모든 중생이 마음의 모양(고정된 관념)에 집착하면 곧, 나라는 생각과 남이라는 생각과 중생이라는 생각과 수자라는 생각이 있게 된다. 만약에 법상(만유의 형상)을 취해도 역시 나라는 생각과 남이라는 생각과 중생이라는 생각과 수자라는 생각이 있게 된다. 이러하기 때문에 법도 취하지 말 것이며, 또 법 아닌 것도 갖지 말아라(말들었으면 그대로 실행을 해야 하느니라) 이러한 이유로 여래가 항상 너희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항상 설한 법은 마치 강을 건너가는 뗏목에 비유할 것이니, “법도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법 아닌 것을 버려야함은 말할 것도 없느니라.”
7. 얻은 것도 없고 말할 것도 없다.
“수보리야,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하느냐? 여래께서 설명한 법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대답하기를, “ 부처님께서 설명하신 뜻을 제가 이해하기에는 일정한 법이 있는 것이 아니며, 그 이름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입니다. 또한 일정한 법이 없는 것도 아님을 여래께서 설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 때 그때에 마음 닦아 본 중생에게 그것을 일러주고, 그것을 일러주다 보니 이렇게 여러 말을 하게 되었다는 말씀이시지, 실제로 어떠한 일정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법 아님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다른 상황에서 맞을 때엔 법도 되니까요. 그러기 때문에 모든 어진 사람이나 성인이 한량없는 방법으로써 차별을 내심입니다.”
8. 법에 의지해서 닦아라.
“수보리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칠보로 남을 위하여 베푼다면 이 사람의 얻은 복덕이 많다고 생각하느냐?”
“매우 많습니다. 세존님. 부처님이 말씀하신 복덕은 자성이 밝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보시 복덕은 복덕성이 아니며 자성이 밝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 복덕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 내용 중에 ‘사구게’를 읽고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명한다면 마음을 밝게 하는 복덕이 보배를 남에게 베푸는 복덕보다 많다 할 것이니라.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이나 또 모든 부처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깨친법)이 모두 이 경에서 나왔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불법(부처님의 가르침)이라는 뜻은 마음을 밝히는 방법이라는 말이며, 만약 이 경을 읽고서 마음이 어둡다면 그것은 불법의 본 뜻이 아닐 것이니라. 그래서 불법이라고 한다면 곧 불법이 아니니라.”
9. 어떠한 집착도 용납할 수 없다.
“수보리야, 수다원이 ‘내가 수다원 경지를 얻었다’고 하면 수다원이 돼서 이런 말을 한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대답하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수다원이란 것은 ‘인제 공부 시작한다’ 그런 말입니다. 그런데 공부를 시작하러 들어간다고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공부 시작한다는 생각은 형상이든지 소리든지 냄새든지 맛이든지 부드러운 것이든지, 이런 것들에 집착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름이 수다원입니다.”
“수보리야, 사다함이 ‘내가 사다함 경지를 얻었다’고 하면 사다함이 돼서 이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대답하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사다함이란 것은 ‘몸뚱이를 한번 받는다’는 말이나, 실제로는 그런 생각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 이름이 사다함입니다.”
“수보리야, 아나함이 ‘내가 아나함 경지를 얻었다’고 하면 아나함 경지를 얻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대답하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나함이란 ‘다시 오지 않는다’ 함인데 실제로 다시 오지 않는다 하는 생각을 해서는 안되기 때문에 이름이 아나함입니다.”
“수보리야, 아라한이 ‘내가 아라한 경지를 얻었다’고 하면,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가 대답하되,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아라한이란 것은 실로 무슨 생각도 붙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이름이 아라한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이런 생각을 하되 ‘내가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다’ 그러면 얻은 내가 있고 얻지 못한 남이 있고, 알지 못한 중생이 있고 경험이 있다는 수자가 있을 것이니까, 이것은 그냥 육체에 대한 집착심이 그대로 있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네가 깊은 삼매를 얻은 사람 가운데 으뜸이다‘ 라고 하신다면, 이것이 욕심이 없는 아라한 일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내가 아라한 경지를 얻었다’고 생각하면 아마 부처님께서 날보고 아란나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하시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수보리는 실제로 그런 생각을 안 했기 때문에 ‘수보리가 아란나행을 좋아한다’고 그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10. 부처님 세계를 꾸밀 수 있느냐.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물으시기를, “여래께서 옛날에 연등불을 모시고 계셨을 때 법을 얻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연등불로부터 진실로 법을 얻은 것이 없습니다.”
“수보리야, 보살이 부처님세계를 장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부처님세계를 장엄한다는 것은 곧, 제 마음에 분별을 없애기 위한 것입니다. 실제로 분별이 없으면 부처님 세계가 장엄한 것입니다. 장엄한다는 분별이 없으므로 장엄이 아니며 그 이름이 장엄일 뿐입니다”
“수보리야, 모든 보살 마하살은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을 낼 것이니라. “어떠한 형상에 이끌리어 그 마음을 내지 말며, 소리‧냄새‧맛‧닿는 것‧법에 머물러서 그 마음을 내지도 말것이며, 마땅히 아무 데도 머무는데 없이 본심(淸淨心)을 낼지니라” 수보리야, 비유컨대 어떤 사람의 육체가 마치 수미산과 같다면 이 몸이 크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 대답하되, “매우 큽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부처님이 말씀하신 육체는 이름이 육체지 실제로 다른 뜻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11. 분별 내지 않는 복이 크니라.
“수보리야, 황하의 모래알과 같은 수의 황하, 그 모든 황하에 있는 모래가 많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 대답하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황하도 그 수가 많은데 하물며 그 황하에 있는 모래 수, 그건 참으로 매우 많은 수 입니다.”
“수보리야 내가 이제 참다운 말로써 너에게 이르나니,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이 황하 모래 수와 같은 삼천대천 세계 안에 가득한 칠보를 남에게 베풀어 준다면 그 복이 많으냐?”
수보리 대답하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이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이 경 내용 중 ‘사구게’만이라도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설명하여 준다면 이는 마음을 밝히는 공부로써 앞의 칠보로 남에게 베푸는 복보다 훨씬 많으니라.”
12. 바로 깨친 분을 존경하라.
“수보리야, 이 경의 내용 중 ‘사구게’를 설한다면 모든 세상사람이나 하늘사람이나 아수라가 이곳에서 공양하기를 마치 부처님 사리탑에 공양하는 것과 같은 것이니라. 더욱이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스스로 읽고 외운다면 이 사람은 가장 높고 고귀한 경지를 이룰 것이니라. 이 경이 있는 곳은 부처님이 계시거나 부처님의 가장 존경스러운 제자가 있는 곳이기 때문이니라.”
13. 이 경 이름이 금강반야바라밀
이 때에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들고 공부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이 경의 이름은 ‘금강반야바라밀’이며 이 이름으로 항상 공부할 것이니라, 반야바라밀은 지혜 닦는 방법을 설명한 것인데, 그 설명에 만족하지 않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어야 곧 반야바라밀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지금까지 너희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 부처님께 대답하되, “세존님, 여래께서는 오직 ‘네 마음 밝혀라’했지 어떤 의견을 말씀하신 게 없습니다”
“수보리야,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티끌이 많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 대답하되, “매우 많습니다.”
“수보리야, 이 모든 티끌은 여래가 설한 티끌이 아니고, 그 이름이 티끌이니라. 여래께서 말씀한 세계는 세계라는데 뜻이 있어서 말씀한 것이 아니라, 마음 닦는 방법을 일러주는데 필요해서 그 이름을 세계라 하였느니라. 수보리야, 서른 두 가지 모양이 다르다고 해서 부처라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보통사람보다 서른 두 가지 모양이 다르다 해서 여래라고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서른 두 가지 상은 곧 상이 아니며 그 이름이 서른 두 가지 상일 뿐입니다”
“수보리야,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황하의 모래 수 같은 육체와 목숨으로 남에게 이익하게 하고, 또 어떤 사람이 이 경 내용 중 ‘사구게’를 스스로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명한다면 그 복이 앞에서 말한 복보다 훨씬 많으니라.”
14. 닦는다는 생각 없이 닦아라.
이 때에 수보리가 이 경의 매우 깊은 뜻을 알고서 마음속 깊이 흐느끼며 부처님께 여쭈되, “존경하옵는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이와 같이 뜻이 깊은 경전은 제가 옛날부터 지금까지 얻은 지혜로는 일찍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 ‘참 그 말이 옳다’하고 신심이 청정하여 ‘이렇게 닦으면 누구든지 자성이 밝아지겠다’라고 한다면 이 사람은 제일 값있는 공덕을 성취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성취한 실상이라고 하는 것은 곧 상이 아니며, 여래께서 실상이라고 이름하셨을 뿐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런 경전을 듣고서 믿고 알고 받아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나, 부처님이 안 계신 후 오백년에 어떤 중생이 이 경을 듣고서 믿고 알고 받아 지니면, 이 사람은 참으로 귀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나라고 하는 상이나 남이라고 하는 상이나 중생이라는 상이나 수자라는 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생각이나 남이라는 생각이나 중생 수자라는 생각을 여의면 그 사람에게 상이 없으니, 그건 그냥 부처님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옳은 말이다. 어떤 사람이 이 경을 듣고서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으면 이 사람은 매우 귀한 사람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설하신 제일바라밀(보시바라밀)은 제일바라밀이 아니오, 이름이 제일바라밀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께서 말씀하신 인욕바라밀은 이름이 인욕바라밀 뿐이니라. 수보리야, 내가 옛날에 가리왕 한테 육체를 베이고 끊기고 했을 때, 내가 나라는 생각도 없고 남이라는 생각도 없고 중생이란 생각도 없고 수자라는 생각도 없었느니라. 만약 내가 옛날에 마디마디 베이고 끊기고 할 때에, 나라는 생각이나 남이라는 생각이나 중생이라는 생각이나 수자라는 생각이 있었다면 마땅히 후회하고 원망하는 마음을 냈을 것이니라. 또한 수보리야, 내가 과거 오백생전에 인욕공부를 하고 있을 때 그 때 나라는 생각과 남이라는 생각과 중생이라는 생각과 수자라는 생각이 없었더니라. 수보리야, 보살은 분별없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이니라. 얼굴이 예쁘다고 거기에 의지해서 마음을 내거나, 그 사람 음성이 좋다고 거기에 의지해서 마음을 내거나 냄새라든가 맛 혹은 살이 보드랍다고 마음을 내지 아니하고 어디든지 마음을 두지 말고 그 마음을 낼 것이니라.
이런 고로 부처님께서 설하시되 보살은 마음을 형상에 집착하지 말고 모든 중생을 돕기 위하여 보시해야 하느니라. 여래께서 말씀하신 일체의 모든 상은 곧 상이 아니며 일체의 중생이라는 것도 마음이 미한 것이 중생이며 깨치고 나면 중생이 아니니라. 수보리야, 여래는 진실된 말만 하는 사람이요, 실다운 말을 하는 사람이요,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요, 헛된 말을 아니하는 사람이며, 변덕스러운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얻은 법은 그 법 자체에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그 때 그 때의 경우에 따라 필요해서 이야기한 것이니, 실다움도 아니지만 거짓말도 아닐 것이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법에 집착하여 보시를 행한다면, 사람이 컴컴한데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컴컴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자기 마음도 컴컴해지느니라. 만약 보살이 마음을 어느 곳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행하면 사람의 눈으로 밝은 햇빛 속에서 가지가지 물질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으니라.
수보리야, 앞으로 오는 세상에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이 경을 스스로 읽고 외우면 여래는 부처님의 지혜로써, 이 사람들은 결국 자성이 밝아질 것이라는 것을 다 아시며 다 보시느니라.”
15. 경을 지니고 읽고 외우면 복을 받는다.
“수보리야,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처음에 황하 모래 수와 같은 몸과 마음으로 남을 위하여 베풀고, 중간에 황하 모래 수와 같은 몸과 마음으로 남을 위하여 베풀고, 또 나중에 황하 모래 수와 같은 몸과 마음으로 남을 위해 베풀어서, 이와 같이 한량없이 많은 몸과 마음으로 베풀었을지라도, 다른 사람이 이 경전을 듣고서 환희심을 낸다면 그 복이 앞의 복보다 크다 할 것이니, 그런데 하물며, 이 경을 쓰고 받아 지니고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설명한다면 그 공덕이 얼마나 크겠느냐! 수보리야, 이 경은 생각으로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한량없는 공덕을 가졌느니라. 여래는 대승에 뜻을 두고 공부하는 사람이나 최상승에 뜻을 두고 공부하는 사람을 위해서 설명하였느니라. 어떤 사람이 스스로 이 경을 지니고 읽고 외우고, 널리 남을 위해서 신심나게 설명한다면 여래께서는 이 사람은 헤아릴 수 없고 일컬을 수 없고 또한 끝이 없으며, 감히 생각으로도 말로도 표현할 수 없을 만큼의 공덕을 성취할 것이라는 것을 아시며, 또한 보고 계시느니라. 그래서 이러한 사람은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깨쳐서 밝은 사람이 되는 것이니라. 수보리야, 작은 법을 즐거워하는 자는, 나라는 생각과 남이라는 생각과 중생이라는 생각과 수자라는 생각이 있으니까. 그런 생각 가지고는 이 금강경의 마음 닦는 법이 꼭 옳다고 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라.
수보리야, 이 경이 있는 곳은 어느 곳에서나 모든 세상사람이나 하늘사람이나 아수라가 공양할 것이니, 이 곳은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탑이니라. 이곳에 모두 정성껏 예를 드리고 주변을 돌면서 꽃과 향으로 공양할 지니라.”
16. 업장을 밝게 한다.
“수보리야 어떤 사람이 이 경을 스스로 지니고 읽고 외우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업신여긴다면 이 사람은 전생의 죄업으로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이 업신여기기 때문에 전생의 죄업은 소멸하고 아뇩다라샴먁삼보리를 얻으리라. 수보리야 내가 생각하니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겁에 연등불 앞에서 팔백사천만억 나유타 모든 부처님을 만나서 정성껏 공양을 드리며 방심한 일이 없었느니라. 만약 어떤 사람이 훗날 말세에 스스로 이 경을 지니고 읽고 외우면 이 사람이 갖는 공덕은 내가 일찍이 연등불 계신 곳에서 많은 부처님께 공양한 공덕이 앞의 공덕보다 백분의 일도 천만억분의 일도 더 나아가 수치로 비교도 안될 만큼 미치지 못하느니라.
수보리야,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훗날 말세에 이 경을 스스로 지니고 읽고 외운다면 그러한 사람들이 갖는 공덕을, 내가 말하면 어떤 사람은 내말을 듣고 그만 정신을 잃고 ‘정말 그럴까?’ 하고 여우처럼 의심하여 믿지 않을 것이니라. 수보리야 분명히 알아라. 이 경은 감히 생각으로 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뜻이 있기 때문에 그 결과를 감히 생각으로 또는 말로 할 수 없느니라.”
17. 결국은 나도 없다.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님,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면 그 마음을 어떻게 조절하며 다스려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다면 다음과 같이 마음을 낼 것이니라. 네 마음속에 있는 분별을 모두 부처님께 바쳐라. 바치고 나면 네 마음이 그대로 비어 부처님의 광명이 있을 뿐 그곳엔 제도 받을 한 중생도 없느니라.
왜냐하면 그 보살이 나라는 생각이나 남이라는 생각이나 중생이라는 생각이나 수자라는 생각이 있으면 곧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수보리야, 실제로 어떠한 법도 없으므로 어떤 것은 둬 두고, 어떤 것은 내버린다는 것이 아니고 몰 밀어 바치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는 것이니라. 수보리야 여래가 연등불 계신 곳에서 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설명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연등불 계신 곳에서 아무 것도 얻은 것이 없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옳은 말이다. 수보리야, 실로 얻은 법이 없어서 여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니라. 수보리야 만약 법이 있어서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면 연등불께서 나에게 수기하시되, 너는 오는 세상에 부처가 될텐데 이름이 석가모니라고 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니라. 실제로 법이 없으므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기 때문에, 연등부처님이 나에게 수기하시되, 너는 이 다음 세상에 부처가 될텐데 그 사람 이름을 석가모니라고 하셨느니라.
여래란 것은 모든 세상의 우주 뜻 그대로다 그 말이니라. 어떤 사람이 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말하면, 수보리야, 실로 얻은 법이 없어서 부처님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느니라. 여래께서 얻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그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이러하기 때문에 여래께서 설명하신 일체법이란 것은 모두 마음 닦는 방법이니라.
우주를 집착하면 그대로 컴컴하고 우주를 활용하면 그대로 밝으니라. 그러니 일체법이란 것은 일체법이 아니고 이름이 일체법이니라. 비유컨대 사람의 육체가 크다는 것과 같으니라.”
수보리 여쭈되, “세존님, 여래께서 말씀하신 사람의 육체가 크다는 것은 곧, 큰 몸이 아니고 이것의 이름이 큰 몸일 뿐입니다.”
“수보리야 보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내가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한다’하면 곧 보살이 아니니라.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이 아니고 이름이 보살일 뿐이니라. 이런고로 부처님이 말씀하신 일체법은 모두 나도 없고 남도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도 없느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이런 말을 하되 내가 부처님 세계를 장엄한다고 하면 이는 보살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부처님세계를 장엄한다 함은, 곧 장엄이 아니고 그 이름이 장엄일 뿐이니라. 수보리야 보살이 ‘나’라는 것이 없는 법을 깨달으면 바로 그것이 진실한 보살이니라.”
18. 모든 사람을 부처님으로 보라.
“수보리야, 여래는 육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육안이 있습니다.”
“수보리야,여래는 천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천안이 있습니다.”
“수보리야, 여래는 혜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혜안이 있습니다.”
“수보리야, 여래는 법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법안이 있습니다.”
“수보리야, 여래는 불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불안이 있습니다.”
“수보리야, 황하에 있는 모래에 대하여 부처님이 설명하신 일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그 모래를 설명하셨습니다.”
“수보리야, 황하에 있는 모래수 같은 황하 이 모든 황하에 있는 모래수와 같은 수의 삼천대천세계가 많다고 생각하느냐?”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시되, “이러한 많은 수의 국토에 있는 중생들의 가지가지 마음을 여래께서는 다 아시느니라. 왜냐하면 여래가 설하신 마음이라는 것은 전부 분별하여 생기는 것이며, 그것을 이름하여 마음이라 하느니라. 때문에 수보리야 마음은 과거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 마음도 얻을 수 없느니라.”
19. 온 세상을 교화하시다.
“수보리야,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칠보로 남에게 베풀면 이 인연으로 얻은 복이 많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이 인연으로 복이 매우 많습니다.”
“수보리야, 만약 복덕이라는 실체가 있다면 여래가 복덕이 많다고 하지 않았느니라. 복덕이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여래가 많다고 했느니라.”
20. 32상 80종호가 여래냐.
“수보리야, 구족한 색신으로 부처님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구족한 색신으로 보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여래가 말씀하신 구족색신은 구족색신이 아니고 이름이 구족색신입니다.”
“수보리야, 여래를 구족한 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여래를 구족한 상으로 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가 말한 구족한 상이란 것은 곧 구족이 아니고 이름이 구족일 뿐입니다.”
21. 마음을 밝게 하여 주시다.
“수보리야, 너는 여래께서 설한 법이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여래께서 설한 법이 있다하면 그것은 부처님을 욕하는 것이며, 내가 말한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니라. 수보리야, 내가 너희들에게 마음 밝게 하기 위하여 마음 닦는 이야기를 했지, 언제 내가 설법을 하였느냐. 그러나 그 말이 그때 그 사람에게 효과를 나타내면 설법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이 때 지혜로운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중생이 오는 세상에 이 법 설하는 것을 듣고 ‘참으로 옳다’하고 믿는 마음이 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수보리야, 그 사람은 중생이 아니며, 또한 중생 아님도 아니다. 왜냐하면 어떤 사람이 법문을 듣고 좋은 마음 냈으니 마음 밝았고, 마음이 밝았으니 중생이 아니고, 몰랐을 때에 들었으니까 중생이니라.”
22. 얻은 법이 전연 없다.
수보리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어도 얻은 것이 없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옳은 말이다. 수보리야,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티끌 만한 것도 얻은 것이 없으며 또한 조그마한 법도 얻은 바 없으므로 그것을 이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 하느니라.”
23. 청정한 마음으로 착한 일하라.
다시 “수보리야, 이 법은 평등해서 높은 것도 없고 낮은 것도 없으니 이것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니라. 내가 없고 남이 없고 중생도 없고 수자가 없이 일체의 좋은 법을 닦으니 그것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니라. 수보리야, 선법이라는 그 명사를 떼어버린 행동을 선법이라 하면 매우 좋을 것이니라.”
24. 지혜를 복과 비교하지 마라.
“수보리야,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수미산왕 같은 칠보 덩어리로 남에게 베푸는 것은 이 반야바라밀경의 내용 중 ‘사구게’를 스스로 지니고 읽고 외우며 다른 사람을 위해서 설하는 것 보다 복덕이 백분의 일도 되지 않으며 백천만억분 내지 수치로 비교도 안될 만큼 미치지 못하느니라. 다시 말하면 아무리 좋은 물건이 산더미 같이 쌓였어도 지혜 있는 것만 같지 못하느니라.”
25. 누구를 가르친다해도 가르칠 근거가 없다.
“수보리야, 너희들은 여래가 중생을 제도한다고 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실제로 여래가 제도할 중생이 없기 때문이니라. 어떤 중생을 여래께서 제도했다면 여래도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있게 되느니라. 수보리야, 여래께서 ‘나’라 그러한 것은 곧 내가 아니언마는 보통 사람이 참 ‘나’인줄 아느니라. 수보리야 범부라는 것은 아직 밝지 못한 사람이며, 그 사람도 밝으면 곧 부처니까 범부가 아니고 그때 그 이름이 범부니라.”
26. 밝은 광명은 형상이 없다.
“수보리야, 부처님을 서른 두 가지 모양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 대답하되, “그렇습니다. 서른 두 가지 모양으로 여래를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서른 두 가지 모양으로 여래를 본다면 전륜성왕을 곧 여래라고 하겠느냐.”
수보리 부처님께서 말씀드리되,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께서 설명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서른 두 가지 모양만 가지고는 여래라고 볼 수 없습니다.”
이 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시되,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려고 하거나, 즉 밝은 광명을 형상으로 보려고 하거나 또 음성으로써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은 잘못된 길을 가는 것이기에 결코 여래를 보지 못할 것이니라.
27. 끊어 버려야지, 없애버려야지, 다시는 안 해야 지를 하지 마라.
“수보리야, 여래께서 구족상을 내지 않으려고 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 생각해서는 아니 되느니라. 또한 여래가 구족상을 내지 않기 때문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고도 생각하지 말아라. 네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냈다면 모든 법에 대하여 끊어버려야지 없애버려야지 다시는 안해야지(斷滅相)를 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모든 법에 근본이 있을 이유도 없고, 없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니라.
오직 밝은 것이 원인이 되어 결과 이루면 복이 되고, 컴컴한 마음이 원인이 되어 결과 이루면 재앙이라 할 것이니 근본적으로 재앙이 있는지 또는 없는지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네 스스로 원을 세워 공부해야 하느니라.”
28. 받지도 말고 탐내지도 말라.
“수보리야, 보살이 황하 모래수 같은 세계에 가득한 칠보로 남을 위하여 베풀고 어떤 사람이 내가 없는 일체법의 근본을 알아서 그것이 습관이 될 것 같으면 그 공덕은 앞에서 말한 공덕 보다 매우 많을 것이니라. 왜냐하면 모든 보살은 이러한 복덕을 받지 않기 때문이니라.”
수보리 부처님께 여쭈되, “세존이시여, 어떤 것이 ‘받지 아니하는 복덕’ 입니까.”
“수보리야, 보살이 자기가 지은 복덕에 집착하지 아니하고, 밝은 분(부처님)께 바치면 항상 밝은 분을 향하게 되니, 이것을 ‘받지 아니하는 복덕’이라고 하느니라.”
29. 부처님 적정에 드시다.
“수보리야, ‘어떤 사람이 여래께서 오신다. 여래께서 가신다, 여래께서 앉으셨다. 여래께서 누우셨다.’고 하면 이 사람은 내 뜻을 모르는 사람이니라. 왜냐하면 부처님은 그냥 우주에 꽉 찬 광명인데 어떻게 오며, 어떻게 가며, 또 앉기는 무엇이 앉고, 드러눕기는 무엇이 드러눕느냐. 그러니 여래는 온 곳도 없으며 간 곳도 없으니 곧 여래니라.”
30. 본래는 하나다.
“수보리야,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삼천대천세계를 부수어서 가루를 만든다면 이 가루가 많다고 생각하느냐?”
수보리 대답하되,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이 가루들이 실제로 있다면 부처님은 이 가루들을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부처님이 설명하신 가루들은 가루라고 할 근거가 없고, 이름이 가루일 따름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설하신 삼천대천세계는 중생의 업력으로 그렇게 건립된 것이지 중생의 업력이 없이는 건립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리석은 마음으로 세계가 건립됐으니 세계라 할 수 없으며 이름하여 세계입니다.”
“수보리야, 일합상이란 설명할 수 없는 것인데 근거 없는 이것을 가지고 보통 사람들이 이 일에 집착하느니라.”
31. 알음알이로 아는 체 하지 마라.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서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을 설명했다고 말하면 이 사람은 내가 말한 뜻을 알았다고 생각하느냐?”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은 여래의 말씀하신 뜻을 몰랐습니다. 왜냐하면 세존이 설하신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은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이 아니고 이것이 이름하여 아견, 인견, 중생견, 수자견 일 뿐입니다.”
“수보리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 사람은 일체법을 마땅히 이와 같이 알 것이며 이와 같이 볼 것이며 이와 같이 믿고 해석해서 법이라는 생각을 내지 말 것이니라. 수보리야, 여기서 말하는 법상이라는 것은 여래께서 설하신 법상이 아니며 이것도 이름하여 법상이라 하느니라.”
32. 부처님께서는 닦은 공덕으로 때에 따라 몸을 나투시다.
“수보리야, 만약 어떤 사람이 한량없는 아승지 세계에 가득한 칠보로써 남에게 베풀고, 착한 남자나 착한 여인이 마음 닦는 신심을 내서 이 경 내용 중 ‘사구게’를 스스로 지니고 읽고 외워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설명한다면 그 복은 앞에서 이야기한 복 보다 매우 많으니라. 이렇게 남을 위하여 설명함도 사람 마음을 밝게 해주기 위해서 그 때 그때에 이경을 읽을 지언정 자기가 경 읽는다는 생각이 없으면 상에 집착하지 아니하여 오래오래 움직이지 아니하게 되느니라.
‘일체의 모든 형상이 있는 것들은 꿈과 같고, 탈춤과 같고, 거품과 같고, 그림자와 같으며 이슬과 같고, 또한 번개와 같으니 이것이 바로 우주의 진리이니라.’
부처님이 이 경 설하시기를 마치시니, 장로 수보리와 모든 비구, 비구니, 청신사(우바새), 청신녀(우바이), 하늘, 인간, 아수라 들이 부처님 설법을 듣고 몹시 즐거워하며 믿고 가지고 받들어 행하였습니다.”
[백성욱박사 해설]
• 바치다 : 생각을 떨쳐버린다, 드린다, 생각을 나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이기심소멸+부처님 마음 연습
• 구족색신 (俱足色身): 빛깔도 형상도 없는 법신 (法身)에 대해 형상이 있는 신상 (身相)을 말함.
• 사구게 (四句偈) : 네 글귀로 한 법문 (法門)을 이룬 시문 (詩文)
• 일합상 (一合相) : 여러 인연으로 인하여 티끌이 모여서 물질계 (物質界)를 조성하거나 가합 (假合)하여 하나의 형상을 이루는 것. 따라서 우주의 모든 형상은 다 일합상 (一合相)이다.
• 아뇩다라삼먁삼보리 : 위없는 바른 깨달음
• 여래(如來) :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진정한 초월적 실체인 진여 (眞如)에 대한 다른 이름인 ‘여래’는 ‘그와 같이 왔다’는 의미를 가진 석가모니 부처님의 열 가지 이름 중의 하나
• 법상 (法相) : 모든 법의 모양, 즉 모든 존재의 다른 모양. 모든 현상의 궁극적인 본 바탕은 같으나 그 겉모양은 각기 다름을 말함.
• 일체법 (一切法) : 모든 존재현상을 말한다.
일체의 사물, 모든 현상, 정신적 물질적인 것 등의 모든 존재를 말한다. 유의법과 무의법을 포함한다.
• 팔십종호 (八十種好) : 부처님의 몸에 갖추어진 미묘한 표시로서, 32상에 따르는 80 종류의 잘생긴 모양이라는 뜻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놀라운 32 신체적 특징
1) 발바닥이 판판함. 2) 손바닥에 수레바퀴 같은 무늬가 있음. 3) 손가락이 가늘면서 길음. 4) 손발이 매우 보드라움. 5) 손가락과 발가락 사이마다 얇은 비단결 같은 막이 있음. 6) 발꿈치가 원만함. 7) 발등이 높고 원만함. 8) 장딴지가 사슴 다리 같음. 9) 팔을 펴면 손이 무릎까지 내려감. 10) 남근이 오므라들어 몸 안에 숨어 있는 것이 말의 것과 같음. 11) 키가 한 발(두 팔을 편 길이 의 크기와 같음. 12) 털구멍마다 새카만 털이 남. 13) 몸의 털이 위로 쏠려 남. 14) 온몸 빛이 황금색임. 15) 몸에서 솟는 광명이 한 길이나 됨. 16) 살결이 보드랍고 매끄러움. 17) 두 발바닥과 두 손바닥, 두 어깨와 정수리가 모두 판판하고 둥글며 두터움. 18) 두 겨드랑이가 편편함. 19) 몸매가 사자와 같음. 20) 몸이 곧고 단정함. 21) 양 어깨가 둥글며 두둑함. 22) 이가 40개나 됨. 23) 이가 희고 가지런하고 빽빽함. 24) 송곳니가 희고 큼. 25) 뺨이 사자의 것과 같음. 26) 목구멍에서 맛 좋은 진액이 나옴. 27)혀가 길고 넓음. 28) 목소리가 맑고 멀리 들림. 29) 눈동자가 검푸름. 30) 속눈썹이 소의 것과 같음. 31) 두 눈썹 사이에 흰 털이 남. 32) 정수리에 살 상투가 있음.
• 장엄 (莊嚴) : 좋고 아름다운 것으로 국토를 꾸미고, 훌륭한 공덕을 쌓아 몸을 장식하고, 향이나 꽃 등을 부처에게 올려 장식하는 일.
• 자성 (自性) : 성품 (性品) 또는 본래면목 (本來面目)이라고도 말함.
• 보살(菩薩) : 구도자 (求道者)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 Bodhisattva의 음역으로 보리살타 (菩提薩陀)의 준말. 대승불교에 있어서 모든 중생에 대한 보살의 자비상은 절대적이다. 그리고 평의를 위해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분류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1)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부처가 되기 이전 수행자 시절. 2) 전생에 수행하던 시절의 석가모니 부처님. 3) 대승에서 수행을 완성한 소승에서 말하는 아라한.
* 금강경은 공부를 통해서 '밝아지는' 가르침이다.
* 금강경의 목적 : 금강경을 통해 눈을 뜨게 하고 어둠에서 벗어나 밝아지도록 하는 것.
* 금강경은 보살에서 시작함.
* 보살의 마음을 가지고 공부해라.
- 보살(覺有情) : 깨치긴 깨쳤으되 아직 중생을 벗어나지 못한 것. 즉, 무지, 고난, 무능이 남아있는 상태를 말함.
* 올라오는 모든 생각이 착각인 줄 알고 부처님께 바쳐라.
첫댓글 감사한 맘으로 잘 볼게요~^^
"불법이란 마음 밝히는 방법이란 말이며,
만약 이경을 읽고서 마음이 어둡다면
그것은 불법의 본(本)뜻이 아닐 것이니라.."
소중한 말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래께서 설하신 삼천대천세계는 중생의 업력으로 그렇게 건립된 것이지 중생의 업력이 없이는 건립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어리석은 마음으로 세계가 건립됐으니 세계라 할 수 없으며 이름하여 세계입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_()_
이름과 실재는 다르다는 말씀이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