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 일요일
할일도 많은데 일은 하기 싫고
지나가는 말로 남편에게 인도어에나 나가자고 했다.
자기는 자주 필드에 나가지만 난 아직 그럴 처지가 아닌지라..
주중에 접대 골프 나갔다가 미안한지 목요일인가 갑자기 인도에에 나가자더니
일이 생겼다고 일요일에 가자나...
갈 생각도 없었는데 그냥 지나치면 버릇될까 싶어서 지나가는 말로 했는데...
진짜 나서면 애들 핑계대고 안 나가려고 했는데 무슨 놈의 남자가 눈치도 없이
청소 운운하며 빗자루 들고, 고무호스 들고 마당에서 설쳐 대는데 정밀 얄미워서...
그 길로 집을 나와 서점에 가려고 버스도 안타고 몇 정거장 걷는데
혼자 책사러 가기는 약올라서 그길로 사우나에 가서 때 빼고 혼자 처량하게 밥 사먹고...
그렇게 4시간의 가출이 있었는데...
지난 토요일.
연습장 아낙네들과 인도어에 나간다면 한소리할까 싶어
학교 엄마들 만난다고 거짓말 하고 인도어에 나가 열심히 공 때리고 있는데 전화가 오더니 파3에 가자나...
같이 간 일행 때문에 그러자고도 못하고 1분도 못 버티고 인도어라고 고백하니 울 신랑 많이 치고 오란다.
당연히 일요일 인도어행은 물거품이 되었다 했는데
일요일 오후 파3 가자고 파주로 내달린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파3는 못하고 인도어에서 열심히, 아주 열심히 공 때렸다.
170m 이상을 날린다고 제법이라는 칭찬과 함께.
공이 최초로 떨어진 곳이 170m면 200m는 날리는 거라나...
기분 좋은 상태로 집에 돌아 오면서 2년 뒤 이사할 아파트 아이들 방 배정 문제를 얘기 했더니 무심한, 아니 한심한 이남자 하는 말이 가관이다.
"그런데 그 아파트 방이 몇개냐?"
"잉 ! 그것도 모르고 계약했냐? 벌써 3차 중도금이 나갔는데..."
"방이 어디 어디에 어떻게 있는데?"
"웬수~ 집안일에 신경좀 써라~ 잉?"
"2년 뒤에 있을 일을 왜 벌써 생각하냐?"
지가 돈벌어서 사는 집인데도 맘이 설레이지 않는 모양이다.
난 벌써 집안 레이아웃 잡는다고 난리인데...
덩달아서 아이들도 서로 이것은 누구 방이고, 이것은 누구 방이라고 찜해 뒀는데...
그래도 지금 살고 있는 집 사서 수리할 때는 하도 자주 드나들어서 부부가 서로 역할이 바뀐것 같다고 놀림도 받았었는데...
첫댓글 꼬치꼬치 캐묻는 신랑이 있나하면, 암것도 모르고 와이프한테 다 맡기는 신랑도 있고...ㅎㅎ 세상은 요지경이라니까요. ㅎㅎ 저희도 그런데 제가 알아서 다 할려니 힘도 들고, 그렇다고 맡겨 놓자니 내맘이 불안? 하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