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과 끝을 준비합니다. 우리 세대만 해도 자식 키우며 가끔 여행을 위해 저축하는 정도였습니다. 우리 앞의 세대에서는 그저 먹고살기 바빴지요. 노후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대부분 자신의 인생 후반과 종반을 위해 미리 아껴두고 준비합니다. 물론 그럴 만한 여유조차 없으니 현재에 헌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위 ‘소확행’에 전심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일반 직장인들은 자신의 인생 후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기를 돈만 있으면 어렵지 않다고 여깁니다. 물론 일단 경제적 여유가 있어야 다른 것들을 챙겨볼 여유 또한 생깁니다. 그렇다고 돈만 준비되어 있으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노후에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필수품이 있다 합니다. 돈과 건강과 친구 그리고 취미입니다. 게다가 배우자가 함께 있으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런데 혼자 남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별을 할 수도 있고 진작 이혼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나이 들어서는 배우자가 없는 편보다는 있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특히 여자보다는 남자 쪽의 경우 더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과부보다는 홀아비가 더 초라해 보입니다. 어쩌면 홀아비보다 과부의 역사가 더 오래되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옛날 전쟁이 빈번하게 일어났던 시대에는 툭하면 과부되기 십상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과부 문화는 오랜 시간 정착되어 왔지만 홀아비는 드문드문 생겼습니다. 아마도 재혼 비율도 여자 쪽보다는 남자 쪽에 더 많을 듯합니다. 견디기 힘들어 하니까요.
‘글로리아’ 50 후반 정도 되었을 중년 여성입니다. 두 자식들 30 전후 되었습니다. 갓 결혼한 아들은 이제 첫 아기 돌보는 일이 매우 서툽니다. 딸 녀석은 외국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결국은 사랑을 따라 비행기를 타네요. 자주 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국내에 있으면 늘 가능성이 있기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러나 멀리 외국으로 간다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행여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 해도 열일 제쳐두고 달려가기 쉽지 않습니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저립니다. 왜 하필? 질문해봐야 소용없습니다. 사랑은 그렇게도 막강하니 말이지요. 그러나 막상 헤어지자니 아무리 늠름해보려 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혼하고 12년, 그래도 일하면서 당당하게 살아왔습니다. 아직도 그다지 걱정되는 일은 없습니다. 자식들 그런대로 자기 앞가림하며 살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기를 십대에 사춘기가 있다면 중년에 ‘사추기’라는 것이 있답니다. 인생 종반을 앞두고 갈등하게 마련이지요. 우선 몸이 예전처럼 작동하지 않습니다. 차츰 그것을 느끼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특히 여성에게는 더 잘 눈에 보일 것입니다. 소위 폐경기가 닥쳐오니까요. 남성에게도 갱년기가 있다고 하지만 여성만큼 뚜렷하지는 않습니다. 여성은 몸에 나타나기 때문에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나도 이제 노인이 되어 가는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칠 것입니다.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입니다.
곁에 남편이 있다면 그래도 견디기 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구나 여전히 서로 사랑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가장 바람직한 노년을 맞을 것입니다. 그 정도가 안 되어도 서로 친구처럼 지내도 좋습니다. 하기야 노인이 되면 배우자보다 좋은 친구가 없답니다. 연인으로서보다는 오히려 친구 사이가 될 것입니다. 익숙해지면 크게 상관없는 일이 되겠지만 둘이 자다가 어느 날 갑자기 홀로 자야 한다면 한 동안 힘들 것입니다. 그래도 아침에 출근할 직장이 있고 일할 수 있는 건강이 있으니 하루하루의 삶이 버겁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일할 환경이 아니라면 반드시 소일할 수 있는 취미라도 있어야 합니다. 친구가 있다 한들 늘 붙어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혼자의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외로움입니다. 다른 모든 환경이 좋을지라도 본인의 외로움을 어떻게 견딜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남은 인생을 만드는 관건이기도 합니다. 특히 사추기에 접어들면 몸을 따라 감정도 메말라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깁니다. 사람은 이성만 가지고 사는 존재가 아니니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람다운 것은 예쁜 마음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나이 들수록 봉사활동을 하라고 조언합니다. 그것은 여러 가지로 유익하지요. 사람들을 사귀고, 일을 하고, 나누는 감정을 만들고, 그래서 자신의 삶에 활력을 넣어줍니다. 그래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 감정이 바로 연애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 늙기 전에 그 짜릿함을 다시 누려보고 싶은 마음도 생길 수 있습니다.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떠들지만 함께 하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가족도 대신해줄 수 없는 애틋함.
그런데 연애는 젊어서든 나이 들어서든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서로의 환경이 잘 맞고 서로 마음을 나누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쉽게 생깁니까? 연애는 아픔을 각오해야 합니다. 또한 나이가 들어도 엄마는 역시 엄마다 싶습니다. 내 마음 아프고 힘들 때 세상에서 가장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사람, 엄마 외에 누가 있답니까? 그렇게 나이가 들어도 엄마는 역시 엄마입니다. 영화 ‘글로리아 벨’을 보았습니다.
첫댓글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주말보내세요.
감사합니다. 복된 주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