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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에서 영원으로』는 소설 《25시》로 널리 알려진 루마니아 작가 비르질 게오르규 신부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과 영혼의 세계를 펼쳐 보이는 자전적 에세이이다. 저자는 자신의 인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아버지에 대한 회상, 불행한 조국 루마니아의 운명,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부활에 대한 희망을 형상화한다.
현대인의 삶은 25시, 즉 최후의 시간 24시에서 한 시간 더 지난 시간으로, 메시아가 와도 구원을 받을 수 없는 시간이다. 하지만 이 시간을 넘어 인간을 영원으로 이끄는 것이 있다면, 절망 가득한 유한한 삶을 희망과 기쁨이 넘치는 영원한 삶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라고 저자는 고백한다.
머리말
1 이콘을 향해 눈을 뜨다
2 가족사와 지리에 대한 약간의 설명
3 하늘을 섬기는 종, 나의 아버지
4 천사들의 무게
5 모든 사람들과 함께 공유해야 했던 내 아버지
6 눈물과 신학의 뒤섞임
7 위대한 신학적 시가(詩歌)
8 가죽옷, 우리의 참회 의복
9 '지상에 세워진 하늘'에서 보낸 어린 시절
10 내가 태어난 사제관과 내 이웃인 망자들
11 하늘에서 살아가기
12 내 선조들이 이 땅에서 겪은 끔찍한 역사
13 맨발의 사제, 프롤레타리아 성직자
14 하느님의 필마(匹馬)였던 내 아버지의 고통과 굶주림
15 아버지가 이단과 교회 묘지 훼손자로 고발된 이유
16 내 아버지는 육신과 함께 하늘로 올라갔을까?
하느님의 필마였던 가난한 아버지, 이상적 사목자의 원형
본질적으로 이 책은, 어린 시절 자신을 정교회의 신비에 눈뜨게 해주었던 거룩한 사제인 아버지에 대한 하나의 찬양시이다. 가난으로 이가 다 빠지고 뼈밖에 없는 몸으로 평생 가진 옷이라곤 낡은 사제복 한 벌뿐이었지만, 하느님의 충직한 종으로서 신자들의 구원을 위해 한평생 바친 사제의 자기희생적 모습에서 독자들은 이상적인 교회 사목자의 원형을 발견하게 된다.
불멸자들의 민족, 조국 루마니아의 운명
작가의 고향은 몰도바의 까르빠티아 산맥 동사면에 위치한 작은 시골 마을이었고, ‘바위처럼 거칠고, 장대하고, 투박한’ 이백여 명 남짓한 촌부들이 부친의 사목구의 신자들이었다. 2세기부터 20세기까지 끊이지 않는 침략과 피지배의 역사 속에서도, 민족적 자부심을 잃지 않고 신앙을 저버리는 일에는 조금도 타협하지 않던 불멸자들의 삶 속에서 놀랍도록 숭고한 아름다움이 전해진다.
작가의 시적 울림과 정교 영성의 만남
대학 재학 중 시인으로 등단하여 작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은 저자는 어려서부터 사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가난으로 접었던 신학생의 꿈은, 대학에 진학한 뒤 마침내 이루어지고 문학과 신학을 넘나들며 삶으로 또 작품으로 살아진다. 어린 시절과 아버지에 대한 회고는 저자를 통해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지고, 정교 신학의 신화(神化), 구원, 부활과 같은 중요한 교리들이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이를 통해, 정교회 영성 생활의 본질이 더욱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