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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한여울길
전체 6개코스 총 52.4㎞ 생태탐방 도보 여행길
고려 건국 시조 왕건 사저 위치한 월하리부터
일제강점기·한국전쟁 상흔 간직한 역사 교과서
민간인 출입 통제 영향 생태계 온전하게 보존
철원지역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정전협정 등 한국 근·현대사의 흔적과 냉전으로 인해 자연생태계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스토리의 보고(寶庫)다. 철원 한여울길은 이러한 스토리를 간직한 생태탐방 도보 여행길로 철원의 자연과 더불어 역사·인문·사회학적인 스토리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철원 한여울길은 현재 총 52.4㎞, 전체 6코스이다. 철원 한여울길은 2009년 직탕폭포-승일교를 1차 구간으로 개통했다. 이어 2012년에는 철원 한여울길 5코스가 확장 개통됐으며 2019년부터는 현재의 6코스까지 개발됐다.철원은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한국전쟁 이전에는 북한의 행정구역이었으며 휴전 이후 남한의 행정구역이 됐다. 따라서 비무장지대(DMZ)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역사적 발자취와 민북지역 주민들의 생활 스토리, 전쟁과 휴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시간의 자연생태계를 품고 있는 지역이다. 또한 지난 2020년 7월 한탄강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될 정도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잠시 가요 한곡을 떠올려 보자. 한국전쟁 휴전 다음해인 1954년에 발표된 손노원(1911∼1973) 작사, 가수 백설희의 ‘봄날은 간다’라는 가요가 있다. 손노원 작사가는 서울에서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철원이 고향인 어머니를 따라 철원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철원에서 혼자 살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며 봄날은 간다를 작사했다고 알려져 있다. 봄날은 간다 노랫말은 2004년 계간 시인세계에서 선정한 현역 시인 100명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 1위를 차지했으며 최근 한 방송의 트롯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려져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봄날은 간다는 3절로 가사는 다음과 같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은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새가 날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던/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노랫말 가사에는 손 작사가의 어릴적 철원에서 보낸 유년시절 기억이 어렴풋이 더해졌을 수도 있다는 비약적인 상상이 가능하다. 가사에는 1절의 성황당 길, 2절의 역마차 길, 3절의 신작로 길 등 3가지 길이 나온다. 근현대사를 지나면서 변모되는 길의 모습이다.
유년시절 철원의 어렴풋한 기억이 어려있는 길일 수도 있고 이후 도외지 생활에서 경험한 길일 수도 있다. 그러한 역사적 흐름이 이어져 철원의 근·현대사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한여울길이 현재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것이다. 철원 한여울길을 걷는 남녀노소 모두가 현재 이 길에서는 인생의 봄날이다. 인생의 봄날, 한여울길을 걸으며 시대의 역사와 삶의 애환이 깃든 철원의 스토리를 들어보자. 이재용
▲ 한여울길 1코스 송대소
■ 한여울길 1코스
약 11㎞ 구간으로 승일공원-승일교 전망대-고석정-마당바위-은하수교-송대소-태봉대교-직탕폭포-무당소-오덕리-칠만암으로 이어지는 약 3시간 코스이다. 한여울 1코스는 한탄강 유역 수려한 자연경관과 한반도 유일 현무암지대의 특이한 야생동식물 생태를 관찰할 수 있고 한국전쟁과 분단 역사의 흔적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광활한 철원평야를 찾아오는 수많은 철새 등 특색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길이다.
▲한여울길 2코스 직탕폭포
■ 한여울길 2코스
약 13.9㎞의 구간으로 승일교-양수장(마당바위)-구름다리-송대소-태봉대교-직탕폭포-윗상사리로 이어지는 약 2시간 코스다.
한여울 2코스는 승일교에서 마당바위, 논둑길, 주상절리, 숲길 등으로 연결되며 현무암지대와 태봉대교를 거쳐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보며 한탄강을 체험할 수 있는 도보여행길이다. 또한 다양한 식물군들이 있고 한탄강의 주상절리와 ‘한국의 나이아가라 폭포’인 직탕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조망대를 지나게 된다.
▲ 한여울길 3코스 노동당사
■ 한여울길 3코스
약 11㎞의 구간으로 덕고개마을-학저수지-징검다리-도피안사-금강산 가던 길-노동당사-수도국지(새우젓고개)-율이리(용담마을)-백마고지역으로 이어지는 약 3시간 코스다.
한여울 3코스는 2010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이야기가 있는 문화생태탐방로다. 경원선과 금강산이 만나는 교통 요충지로 지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철원읍을 비롯해 노동당사 등의 근대문화유적을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전쟁과 분단의 아픈 상처와 농촌의 넉넉한 인심이 공존하고 있는 이 길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다소 고된 여정의 길이다.
▲ 한여울길 4코스 수도국지
■ 한여울길 4코스
약 3.5㎞의 철원향교-동주산성전망대-동주산성쉼터-수도국지(새우젓고개)로 이어지는 약 1시간 코스이다. 한여울 4코스는 철원군 서북방 DMZ 인근 철원읍 월하리와 관전리 마을 뒷산 산등성이를 따라 조성된 탐방로이다.
월하리는 고려시조 왕건의 사저가 위치한 곳으로 추정되는 유서 깊은 곳이고, 관전리는 일제강점기 인구 2만명이 거주하던 옛 철원읍 시내 중심가로 주로 관공서와 상가가 밀집해 있던 곳이다. 관전리는 조선시대 송강 정철이 마을의 북쪽에 위치한 북관정에서 태봉국 궁예왕의 흥망성쇠와 세월의 무상함을 관동별곡으로 노래한 곳이기도 하다.
▲ 한여울길 5코스 소이산 정상에서 본 철원평야
■ 한여울길 5코스
약 4.8㎞의 노동당사-지뢰꽃길 입구-지뢰꽃시비 의자-생태숲길 방부목계단-봉수대오름길-소이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약 2시간 코스다.
한여울 5코스는 소이산 북쪽 미확인 지뢰지역을 따라 조성된 ‘지뢰꽃 길’, 각종 나무와 야생화가 즐비하고 중간 쉼터에서 한국전쟁 기간 최대 격전지였던 백마고지와 민북마을 대마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소이산 생태숲길’,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군 작전로였던 ‘봉수대 오름길’ 등 세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이곳은 70년동안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했던 곳으로 생태계가 잘 보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 한여울길 6코스 학저수지.
■ 한여울길 6코스
약 14㎞의 대교천 생태공원-오덕교-학저수지-동주최씨 망배단-개구리산-덕고개-철원 학마을센터로 이어지는 4시간 코스이다.
한여울 6코스는 대교천 생태공원에서 출발해 대교천을 따라 걷다 학저수지 생태탐방로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워 학저수지의 자연경관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코스다. 철원의 마을풍경 또한 함께 느낄 수 있으며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 코스로 걷는데 지루하지 않은 재미를 준다.
*봄날은 간다 - 백설희 / (1953)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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