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이 야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문성근이 그 뒤를 이었다. 한명숙은 전당대회 내내 주공의 타킷을 박근혜로 설정했다. 박근혜를 공격함으로써 박근혜를 상대할 적임자는 자신뿐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문성근은 꽉 다문 이빨에서 붉은 피가 흥건하게 베일 정도로 저주와 증오와 복수심에 가득 찬 독침만을 내뱉은 것이 전부였다. 그는 손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복수와 원한에 가득한 몸부림만 보여주었다.
전당대회 기간 내내 제1야당 지도부의 연설을 줄곧 들어온 결과 이들은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복수를 하겠다는 것이고 , 갈아 업겠다는 것이며, 되갚아 주겠다는 것이고, 당한 만큼 철저히 보복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총선에서 이들이 이기고, 대선마저도 이들이 이긴다면 철저한 피의 정치보복을 하겠다는 선언서를 낭독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전당대회 기간 동안 이들이 양념 격으로 끼워 넣은 소위, 정책이라는 것도 전부가 판을 뒤집자는 것이요, 가진 자에게 응징을 하겠다는 내용들뿐 이었다. 강렬한 선동과 한 맺힌 복수무정만이 가득했다. 이들이 과연 정상적인 정치를 제대로 할 수가 있을지 의문만 가득하다. 이들 강경파의 득세를 두고 친노파의 부활이라고 한다.
mb가 지난 4년간 정치를 잘 했다면, 5년 전에 대대적인 국민적 심판을 받아 소멸된 도로 열린우리당 강경세력의 재등장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미 폐족이 되어버린 친노 세력을 정치판 전면에 불러들인 원인제공자는 단연코 mb 였으며, mb 정권의 실정과 실책 , 그리고 독주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고 할 수가 있다.
강경파 친노 세력이 당의 전면으로 부상한 민주당의 총선 전략과 대선 전략은 의외로 간단하다. mb 정권의 지난 4년을 무조건 뒤집는 것이며 후벼 파는 일에 있을 것이다. 이들은 슬로건도 간단하게 정립했다. 복수에 찬 일념으로 2012년 두 선거를 점령하는 것이다. 엄청난 대여 선전공세와 부자비할 정도의 폭로가 뒤를 이을 것이다. 또한 다수의 불만세력을 복수의 전위대로 활용하기 위해 “쫄지마”, ”닥공” 이라는 무기도 개발해 두었다.
mb의 국정지지율이 식물 정권에 가까운 20%대로 떨어져도 무자비하게 공격해 오는 야당을 상대할 정당은 어차피 한나라당일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위가 쇄신작업을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야당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기 위한 수성의 필요성에 그 주안점을 두기 있기 때문이다. 금년에 실시되는 총선과 대선은 그 어느 때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곤일척의 대회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따라서 한나라당으로서는 야당이 상상도 하지 못할 수준의 쇄신책이 나와야 하는 당위성이 그래서 존재하는 것이다.
진시황제가 주변의 제후국을 무너뜨리고 중국을 통일했을 때 멸망한 초나라는 그때까지 870년이라는 장대한 역사를 지녀온 나라였다. 초나라 마지막 대장군을 지낸 향연의 아들 항량과 조카 항우는 절치부심한 채로 초나라의 고토회복만을 위해 철저하게 기회를 엿보다가 강동 회계군의 군수였던 은통의 군영을 장악하여 8천명의 장병으로 거병을 하게 된다.
그때, 향량이 조카 항우에게 들려준 말이 “선즉제인 후즉제어인( 先則制人 後則制於人) ” 이라는 말 이었다 , 즉 "선수를 치고 나가면 남을 제압을 할 수 있지만 , 후수가 되면 남에게 제압을 당하게 된다 ‘ 라는 뜻이다. 박근혜 비대위는 망해가는 한나라당을 살리기 위해 쇄신의 칼을 민주당 보다 먼저 빼어들었다. 먼저 빼어든 만큼 쇄신의 기선은 한나라당이 잡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야당의 거센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한 번 잡은 선수를 계속해서 이루어나가야 한다.
한나라당 내에는 박근혜를 비토하는 세력이 엄연히 존재하고 , 박근혜 대세론을 부정하는 세력도 엄연히 존재하며 , 외부세력과 손을 잡아 박근혜의 낙마를 유도하는 세력도 엄연히 존재한다. 이런 환경 속의 박근혜는 좌고우면할 시간도 없고 여유도 없다. 거침없는 쇄신과 고강도의 대대적인 인적, 물적, 정책적 쇄신만이 이 높은 파고를 넘어야 할 유일한 길라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시점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선즉제인(先則制人), 즉 철저하게 기선을 제압하여 나가는 길이라는 것을 지적해 주고 싶다.
장자방글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