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새 옷 입는 주민등록증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정은2024. 11. 1. 08:47
1999년 도입된 주민등록증 디자인 변경 추진
“과도한 예산 들지 않을까”…부정적 반응도
정부 “전 국민 주민등록증 모두 갱신하지 않아”
▲ 주민등록증 예시 이미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1999년에 도입된 주민등록증의 디자인이 25년 만에 변경된다.
지난달 27일 정부가 새로운 주민등록증에 대한 디자인 개발 방침을 밝혔는데, 일각에서는 막대한 비용이 낭비되는 것 아니냐며 실효성에 의문을 나타내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11월18일부터 28일까지 ‘주민등록증 디자인 개선’을 위한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행안부와 문체부는 지난 9월 주민등록증 디자인 개선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해 국민과 디자인·역사 전문가 등이 참여한 ‘주민등록증 디자인 개선 토론회’를 개최한 결과, 새로운 디자인 개발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하였다.
이에 따라 토론회 참여자들은 디자인 개선 방향에 대하여 논의한 후 추진위의 자문을 거쳐 주민등록증 디자인에 대한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모는 디자인 전문가가 참여하는 ‘주민등록증 디자인 공모’와 국민 의견을 받는 ‘국민 아이디어 공모’로 나뉜다. 주민등록증 디자인 공모는 1단계 기획안 공모, 2단계 디자인 공모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주민등록증 디자인 기획에 대한 평가와 참가자의 주요 실적을 바탕으로 심사, 6명(팀) 내외를 선정한다. 2단계에는 1단계에 선정된 6명(팀)이 참여하고, 보상비를 300만 원씩 지급한다. 최종 선정된 1명(팀)에는 주민등록증 새 디자인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연구 용역 우선 협상 자격이 부여된다. 연구 용역비는 총 3300만원이다.
▲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주민등록증 디자인 변경을 두고 부정적인 반응도 잇따랐다. 과도한 예산을 들여 주민등록증을 교체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각종 포털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주민등록증 디자인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지 않나”, “디자인을 변경할 경우 세금이 적잖이 들텐데 낭비로 보인다”, “요즘엔 모바일 신분증을 더 사용한다”, “다른 곳에 예산이 지원되면 좋았을 듯하다”는 등의 의견들이 나오기도 하였다.
지난 2020년 디자인이 변경된 여권의 경우, 360억 원의 설비와 자재 등을 구입했지만 국내 여권 제작을 위한 생산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여 최근 5년 간 648억원 규모의 여권을 외주 가공 맡긴 사례가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조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여권 개인정보 면 제작 계약현황’ 자료에 따르면 차세대 여권의 개인정보 면은 2019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1554만권이 생산되었지만 절반이 넘는 860만권(55.3%)이 모두 싱가포르 회사에서 제작되었다.
구 의원은 “국내 여권 제작을 위한 생산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히 추진하여 현재까지도 한국 여권을 해외에 외주를 맡겨야 하는 상황이 야기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주민등록증 디자인 변경에 대한 우려가 뒤따르자 행안부와 문체부는 개선 필요성에 대하여 “여권(2021년 개선), 외국인 등록증(2023년 개선), 국가보훈 등록증(2023년 개선) 등은 최근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으로 개선된 반면 우리나라 대표 신분증인 주민등록증은 1999년부터 25년째 같은 디자인으로 사용되고 있어 심미성·활용성 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이에 지난 4월부터 주민등록증 디자인 개선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하였다.
개선 적용과 관련해서는 “주민등록증 디자인 공모 등을 거쳐 개발된 주민등록증 디자인 개선안은 최종 확정안이 아니다”라며 “주민등록 법령 개정 등이 필요할 수 있어 국회와 각계의 의견 수렴을 거쳐 새로운 주민등록증 발급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주민등록증 디자인 개선 시 전 국민의 주민등록증을 모두 갱신하지 않는다”며 “새로운 디자인은 신규 발급(17세 도래자) 및 분실·훼손 등으로 재발급하는 주민등록증에 한정하여 적용할 방침”이라고 하였다.
신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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