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말씀이 있었나니.... 이는 요한복음 첫 구절입니다.
말은 하나님과 함께 동시에 있었던 만큼 서로 동기동창입니다.
말이 있고난 다음에야 천지가 창조됩니다.
<말 = 하나님>, 양자가 동격이라는 것은 말의 위대성이 얼마 만큼인지를 단적으로 시사 합니다.
유사 이래 수많은 말들이 나왔습니다.
그 분량이 하도 엄청나 이 우주를 채우고도 남습니다.
저는 우리가 사는 지구의 주성분이 흙이나 돌로 된 토양이 아니고
말이 아닐까하는 엉뚱한 상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인간의 언어가 온통 지구를 겹겹이 에워싸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그것이 무어든 언어로 설명 되지 않으면 존재라는 자체가 정의가 안됩니다.
우리는 날마다 카페에 들립니다만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말을 하고 듣기 위해서입니다.
말에 여러 형태가 있지만 그 핵심은 이야기, 혹은 대화입니다.
< 누가 ( 친구 ) 무슨 말을 했나? >
이것이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합니다.
재미가 넘치는 만큼 카페에 안 들릴 재간이 없습니다.
친구란 말을 하는 사람이고, 말을 듣는 사람이고, 말이 되는 사람입니다.
말 중에 썰이란 것이 있습니다.
한 때 방송에서 김구라의 썰전이 인기였습니다.
전원책 유시민의 썰도 유명했습니다.
오로바둑에선 김성룡 9단이 재미난 썰을 풀었습니다.
썰 만화, 썰 사이트, 웃기는 썰, 섹스 썰, 여기저기서 썰이 유행입니다.
저마다 막강한 입심을 자랑합니다.
화려한 애드립, 시시껄렁한 잡담, 하잘 것 없는 신소리,
웃기는 개그, 유모어, 등등 씹다 뱉은 껌 같은 썰 들이
여기저기서 난무합니다.
유명인사가 썰을 풀면 천금의 가치가 있습니다.
썰은 돈이 됩니다.
썰도 양면성이 있습니다.
웃기는 농담이 있는가하면 정곡을 찌르는 진담(眞談)도 있는 것입니다.
농가성진(弄假成眞)이라고 우스개 속에 진리가 들어있습니다.
썰은 판에 박은 이론이 없고, 일정한 형식이 없습니다.
꾸미지 않고, 솔직하고 발랄하게, 빙빙 돌지 않는 직선적인 어법으로
아이들이 물총 쏘듯 입에서 나오는 대로 직사포로 중구난방으로 쏘아댑니다.
썰에는 인간세상의 기쁨(喜)ㆍ노여움(怒)ㆍ슬픔(哀)ㆍ즐거움(樂)ㆍ사랑(愛)ㆍ미움(惡)ㆍ욕심(欲). 근심(憂)ㆍ놀람(驚)ㆍ두려움(恐) 등 온갖 정이 다 들어있습니다.
그러나 썰은 뭐니 뭐니 해도 골계가 압권입니다.
해학, 풍자가 있는가 하면 진담(陳談), 부설(浮說)도 있고, 음담, 패설이 있는가 하면 , 야언(野言), 가설(街說), 항담(巷談), 촌담(村談), 해이(解頤)
도 있습니다.
썰은 뼈를 깎는 기지와 용맹한 기략, 맥 빠지는 허탈, 슬기로운 임기응변, 넘치는 상상력이 발현됩니다. 여기에 심원한 철학. 낭만적인 시심까지 한 몫 합니다.
썰은 사람들로 하여금 포복( 배꼽 잡고 ), 절도( 넘어지고 ), 기함 ( 힘이 빠지고 ), 기절 ( 까무라지고 ) , 졸도 ( 정신을 분실 )를 유발합니다.
썰은 결국 익살이고 그 최종 목표는 웃음입니다.
사람들을 웃게 만들기 위해 썰은 있는 힘을 다합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웃는 걸 좋아합니다.
웃을 수만 있다면 죽음이라고 쾌척하겠다는 태도입니다.
웃으면 행복하기에 그렇습니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는 논어의 첫머리 말입니다.
일반적으로 때때로 배우고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라고 알려졌습니다만 제가 뜻을 좀 늘려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 때 맞춰 땅 파고, 농사 짓고, 사냥하고, 집 짓고, 연장을 만들고, 이 모든 것에 대해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먹고 살기 위해 배우고 익히는 공부보다 기쁜 일이 이 세상에 뭐가 또 있는가?]
이렇게 말입니다.
공부(工夫)의 공(工)은 천지인(天地人)을 아우르는 총체적 학문과 기술을 뜻합니다. 글자 모양이 땅과 하늘 사이에 사람이 서있습니다.
하긴 유붕자원방래(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도 마찬가지입니다.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면 기쁘지 아니한가? 라는 단순한 뜻이 아니라
[ 천하의 사람들과 모두 같이 어울려 썰을 풀면서 착한 마음으로 노래하고 춤추며 행복하게 살아가노라면 이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는가? ]로 늘려야 맞습니다.
물론 앞의 배우고 익혀 살 준비를 다 갖춘 다음에 말입니다.
잠시 학이니 유붕이니 어쩌구 저쩌구 떠든 것도 실은 썰입니다.
공자가 깨어나 이걸 보고 찡그릴지 웃을지? 그점 궁금합니다.
각설하고 제가 처음 <학이시습지>를 들먹인 건 다른 이유 때문입니다.
사실은 이 구절에 썰이 있어서입니다.
불역열호 (不亦說乎) 의 설(說)이 썰입니다.
說이란 글자는 말이라는 설과 기쁘다는 열, 두 개의 음, 두 개의 뜻을 가집니다.
썰이 설이고 열이고, 바로 우리가 지금 여기서 함께 나누는 대화입니다.
썰은 고통스럽지 않습니다.
마냥 즐겁습니다.
썰을 풀면서 괴롭고 슬픈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 문자를 만든 옛 사람들이 진즉 그걸 알아챈 겁니다.
공자는 學而......라는 말로 그걸 추인했습니다.
설 (說)은 즉 說(열)이라고요.
구절을 만들 때 단순히 기쁘다는 뜻의 열(悅)이란 글자를 제쳐두고 하필
왜 說이란 글자를 쓴 썼겠습니까?
사람들이 모여 서로 서로 썰을 푸는 동안은 누가 뭐랄 것 없이 그
냥 기쁘다 이겁니다.
썰 안풀면 입에서 군둥네가
나고 삭신도 쑤십니다.
입술의 문화 중 단연 썰이 백미입니다.
입술 문화란 사람이 입을 다물고 있을 때보다 계속 놀리고 있을때 무조건 더 행복하다는 논리입니다.
껌을 씹든 담배를 피든 뭘 먹고 마시든 썰을 풀든 하여튼 입술이 움직이고 있는 동안만큼은 만사태평입니다.
번개는 경향각처의 여러분들이 모여 썰을 푸는 것입니다.
설설설! 수월하고 편안하게 있는 썰, 없는 썰 몽땅 털어놓는 때가 번개입니다.
모두 모여 설(舌.혀)로 說(썰)을 풀어내서 說(열)을 만들기에 축제같습니다.
첫댓글 오늘은
썰풀러나가는날~ㅋㅋ
난타와 썰이 유사한 점이 아주 많습니다.대표적인 부분이 쉴새 없이 이어진다는 점이 아닌가 합니다.
번개는 聽.
썰푸는 사람만 있으면 말이 허공을 맴도니
주워담는, 귀담아 듣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오늘 번개가시는 분~~~
손으로는 고기를 썰고
입으로는 썰을 푸시고
귀로는 썰을 담으시고
눈으로는 잔 빈 사람은 없는지
썰치(Search) 잘 하시어
즐거운 시간 되세요~~ㅍㅎㅎ
저보다 한수 위심이 확실합니다.
짧은 댓글임에도 썰이 질펀합니다.
번개에 노래가 약방 감초지만 저는 노래를 못해 썰만 조금 풀다 옵니다.
썰은 주고받는 상대가 있어야 흥이 납니다만 친한 분이 아니면 자칫 실례가 될수도 있습니다.
아항
오늘이 썰풀고
썰 담고
웃고 즐거운 날이네요
위대한 위에도
담고 붓고
최고 썰전의 날 되셔요
단 20분의 틈새시간에
댕겨갑니다 쿵~~!!!쾅~!!!
오늘 번개에 안 가시나 봅니다.
저는 오늘 병원 스케쥴 있어 불참입니다.
나중에 번개에서 뵈면 물담은 소줏병 놓고 썰 좀 풀면 좋겠습니다만 가납하실지 궁금합니다.
ㅡ 말로서 말이 많으니 계속 썰을 풀까 하노라. ㅡ
제가 빈빈치 않게 말이 많은 편입니다.
언급하신 기쁨과 즐거움이 논어 전체를 관통합니다.
논어의 첫장에 학이편을 올려 편집한 공자 제자들의 고심한 흔적을 후일 알게 되었습니다.
썰에 대한 님의 이야기 잘 듣고 갑니다, 글 고마워요.
건강하세요.
글자 하나를 빌미로 논어를 통째로 끌고온듯하여 염치 없습니다.
글을 쓰노라니 억지 춘향이 됐습니다.
저는 헛된 말을 많이 하는 편이라 자중해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은인자중하여 꼭 할 말만 하도록 배전의 주의를 기울려야겠다고 다짐합니다.
@곡즉전 님 무슨 겸양의 말씀을요.
덕분에 많이 배우고 있답니다.
오늘은 글썰을 많이 푸셨네요.재미있어요.ㅎㅎ
하하하
워낙 허튼 소리라 푼숫기가 다분합니다. 그래도 시인님처럼 긍정적인 분도 계시기에 힘이 납니다.
설로 썰을 悅나게 푸셨습니다.ㅎ
결과적으로 그런 셈입니다. 가벼운 수다처럼 늘어놓아 허튼 소리 일색입니다.
오늘 번개! 대성황을 이루었으리라 믿습니다.
아~와인과 음악과 분위기속에서 썰을 풀고싶습니다~
제 친구는 인생일락을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ㅡ 일 마치고 친구 만나 소주 몇병에 안주 한두 접시 시켜서 먹고 마시며 이런저런 이바구 하는 것이 가장 좋다. ㅡ
갑자기 이미 고인이 되버린 그 친구 생각에 잠겼습니다.
벙개 참석못한 동심은 그저 아쉬움만 삼키고 있습니다 ㅎ
이거 동병상련입니다.
저도 어제 번개에 못나갔습니다.
이제 후기랑 영상들이 올라올텐데 그로서 대리만족이라도 얻어야겠습니다.
비싼음식은 아니더라도
탁배기 한주전자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웃음이 오가고
이야기꽂을 피우는
분위기있는 주막집이 좋은데
어디 그런집 없을까요?
그런집에서 번개하고 싶네요- ㅎ
완전 제 취향입니다.
혹시 그런 자리에 불초 소생도 불러 주시면 계 깨서라도 쌈짓돈 들고 달려가겠습니다.
백난지중이라도 제백사하고 참석합니다.
분위기 있는 주막집이 어드메 있나 저도 잘 찾아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