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1일 긴급 이사간담회에서 히어로즈에 ‘구단 운영 계획서’를 요구했다. KBO는 히어로즈가 ‘비상식적인 트레이드’로 내년 시즌을 파행으로 운영하면 프로야구 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로 ‘운영 계획서’를 요구한 것이다.
KBO는 운영 계획서와 함께 가입금 36억원 완납도 요구했다. 히어로즈가 LG와 두산에 서울 연고권료 명목으로 30억원을 직접 입금한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전하며 히어로즈 구단이 KBO에 가입금을 완납할 것을 주문했다.
KBO 관계자는 “우리가 두산과 LG에게 돈을 돌려달라고 할 이유가 없다. 히어로즈가 돌려받든가 자체 자금으로 하든가 우리는 가입금(36억원)만 히어로즈로부터 받으면 된다”고 말한다. 히어로즈가 가입금을 완납한 후에야 파동의 발단인 ‘우타 강타자 이택근의 LG행 트레이드’의 승인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 KBO의 방침이다.
가입금이 완납된 후에도 KBO는 ‘이택근 트레이드건’을 무조건 승인하지는 않을 태세이다. 먼저 히어로즈의 구단 운영 계획서를 살펴본 후에 승인여부를 따져보겠다는 방침이다. KBO 관계자는 “전적으로 히어로즈 구단에 달려 있다. 히어로즈가 몇 명을 어떻게 팔아서 구단을 운열할 것인지를 밝히면 KBO가 살펴본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히어로즈가 1년 예산 확보 및 운영 방안을 계획서에 담으면 트레이드 승인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히어로즈의 1년 예산은 70억원 안팎으로 야구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메인 스폰서는 없지만 서브 스폰서로 20억원 정도를 확보하고 특급 선수 두 세명을 현금 트레이드로 팔면 1년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따라서 히어로즈가 예고한 대로 이택근을 비롯해 특급 좌완 선발 투수들인 장원삼과 이현승을 현금 트레이드로 내주면 내년 시즌 운영할 예산을 충분히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히어로즈는 내년 시즌을 마친 후에도 이런 식으로 야구단 운영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망주들을 집중적으롤 키워서 2명 안팎을 타구단에 내다 파는 방식으로 구단 운영금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일종의 팜구단이 되는 셈이다.
KBO 관계자는 “일부에서 7개구단이 모두 히어로즈 선수를 탐내고 사려고들 한다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히어로즈 손에 달려 있는 문제이다. 히어로즈 구단이 이번에는 3명만 팔겠다고 하면 그만이다. 선수를 못데려간 다른 구단들이 ‘형평성’을 문제삼을 이유가 없다. 파는 주체인 히어로즈 마음이기 때문이다. 히어로즈발 드래프트가 아니지 않냐”며 히어로즈가 내놓을 운영 계획서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히어로즈가 가입금을 완납하고 정상적인 구단 운영 계획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이렇게 해서 KBO를 만족시키면 이택근 트레이드를 비롯한 향후 트레이드도 순조롭게 풀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