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 새 집에 이사를 하고 나서 형제들이 모여 밥한끼 하자고 한다.
보성읍에 들러 바보를 태우고 형제들보다 일찍 도착해 식사준비를 한다.
바쁜 장모님과 바보를 돕는다고 난 파 한단을 까는데 눈이 맵다.
쭈꾸미와 낙지에 소주를 마시며 취해 잠자고
다음 날 아침 서둘러 차 한대에 끼워타고 낭도로 간다.
시간은 채 한시간이 걸리지 않아 9시 20분경 도착한다.
신분증을 모두 내고 사도 왕복표를 1인 6,000원에 산다.
어제 잠을 못잔 형제들이 눈을 부칠 사이도 없이 도착해 내린다.
예전 바보와 온길을 따라 걸어보는데 석축을 더 쌓았고
물이 들어 돌아갈 수가 없다.
다리 앞에서 공룡발작국은 찾지 못하고 놀다 구멍 뚫린 다리를 건너 나 혼자
급경사의 밭으로 올라가는데 다 따라온다.
양면해수욕장을 지나 시루섬에 가는 맛이 좋다.
재일 형님은 구두를 신은 채 혼자서 진분홍 철쭉이 가득 핀 봉우리로 올라가신다.
난 파도가 걱정되어 뒤로 돌아갈 수 있을까 확인하느라 얼굴바위를 돌아간다.
파도가 밀려와 돌아갈 수 없어 암벽 아래에 자릴 잡고 앉는다.
공룡의 등뼈같은 굳센 바위를 보지 못해 아쉽다.
일행이 와 배낭에 든 소주를 꺼내 바보와 김선생과 나눠 마신다.
형님을 기다리다 전화를 하니 물이 넘쳐 건너갈 수없으니 어서 오라신다.
난 물 건널 것이 그리 걱정되지 않지만 일어나 같이 나간다.
큰 처형은 양말마까지 벗고 건너고 바보는 무슨 도마뱀처럼 껑충이며 건넌다.
파도가 밀려간 사이 여유있게 걸어도 신발까지 물은 들어오지 않는다.
모래사장에서 남은 술 한병을 마시고 시간을 보내며 배를 기다린다.
물제비 뜨기와 선동 맞추기 탑 쌓기 등을 잠깐 하다가 선창으로 걷는다.
선창 앞 보호수 소나무 주변에서 나 혼자 더 있다가 간다.
12시 40분이 지나 추도 쪽에서 태평양호가 들어온다.
언젠가는 추도까지 걸어가보고 싶은데 모르겠다.
아마 퇴직후에는 가능할 것이다.
배를 타고 돌아와 낭도젓샘막걸리 도가집에 가 밥을 달라하니
시청에서 기자들을 초청해 예약손님이 많아 2시 넘어 오란다.
한사람에게 막걸리를 3병씩만 판다하여 몇 사람이 사고
골목 나와 길가에서 두부를 사서 나온다.
난 어디 바닷가 정자나 돌 위에서 먹고 싶은데 날이 구름 잔뜩 흐려
조성에 와 늦으막한 점심을 먹으며 막걸리를 마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