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동동대다가 마지막 시간에는 몸이 천근만근이라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눔이 옆교실에서 쭈그리고 앉아 잠시 졸았습니다
나이가 드느라 그런건지 일상도 힘에 부쳐
학교를 파하고 집에올즈음엔 거의 파김치가 됩니다
집에도착하면 갑자기 밀려드는 허기에 반찬 챙길힘도 없어
뭐든 손에 잡히는대로 대충 한두가지 꺼내놓고 허겁지겁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달랑 김치하나만 해서먹어도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요
힘들어서 속이 미식거릴땐 다른 반찬은 못먹겠고 김치가 제일 개운하더라구요
오늘은 파김치만 달랑 꺼내놓고 먹었는데
글쎄 저보다 파김치가 더 싱싱해보이더군요 ㅎㅎ
12월도 벌써 한주가 다 지나갑니다
다음주엔 눔이 기말고사치고나면 거의 지나갈테고
그렇게 또 한해가 저물어 가겠지요...
저는 이 해를 보낼 준비는 커녕 제대로 사귀지도 못했는데 말이지요^^
사는게 어지럽고 힘겨워 가끔 소리를 지르고 싶어질때가 있습니다
<잠깐 멈춰봐요 나 좀 지구에서 내려줘요!>
라고 목까지 꼴깍, 올라오는 목소리를 꾹꾹 누르려면
입을 꼭꼭 다물고 있어야 합니다
입술이라도 달싹였다간 바로 소리가되어 새어나갈테니까요
그래도 저 자신에게 스스로 대견하다고 칭찬을 해주기로 합니다
뜻하지않았던 재우이눔 병원들락거림에도 안 징징대고 잘 버텼고
한해 할일 거의 쫓아가며 근근이 한박자 늦게 해냈지만 큰 구멍 내지않았고
헛헛해지는 한해 저물녂에 큰눔 작은눔 함께 끼고있으니
더 바랄것없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눔이가 많이 의젓해졌다는 선생님들의 칭찬도 들으니
올 한해 동동거린게 헛수고는 아니었나봅니다
제가, 사람이 못난탓에 무슨 일이 닥치면 혼자 끙끙대느라
여럿 궁금해서 넘어가게 합니다^^
게다가 한고집하느라 아무에게도 말을 못해요
친정어머님이 제게 늘 서운해하는 부분이지요 ㅠ.ㅠ
저도 그러는게 힘들지만 그렇게 생겨먹은걸 어쩌겠습니까...
가끔 제가 안보이면 '얘 또 어디서 끙끙대고 있는가부다' 하세요
모르는척 해주시는게 제일 덜 미안하거든요^^
편하게 푸념 늘어놓을수 있을정도가 되면 입을 뗄수가 있는데
안그래도 늘 걱정해주시는 분들께 만날 걱정거리만 보태드리기가 민망해서
잠수하려고 했던건 아닌데 종종 그러게 됩니다
어쨌든 염려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꾸벅^^
지하철역에 등장한 구세군남비를 보니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진게 실감이 납니다
일년내내 크리스마스 캐롤을 불러제끼는 눔이때문에
곤혹스러울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눔이는 캐롤이 왜 그렇게 좋을까...?^^)
그래서 이즈음이 저는 이래저래 제일 반갑습니다
길에서 큰소리로 부르고다녀도 남들 눈치안봐도 되니까요 하하^^
빨리 방학해서 하루종일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며 하루를 보내보고 싶습니다 ㅎㅎ
세상이 하두 빨리 돌아가서 눈이 팽팽 돌지만
어쩌겠습니까, 내려버릴수도 없고^^
상록수에서 김장을 가져온뒤로는 거의 국만 끓여서 김치로 우겨대고 있습니다
내일은 토요일이니 양심상 반찬에 조금 신경써야겠지요^^
주말부터 추워진다니 감기 안걸리게 조심하세요
재우이눔도 다음주에 백신을 맞으니 그 전에 어디 아프지않게 조심해야지요
따스하고 행복한 주말 맞으시고
건강하세요~
첫댓글 반가운 글.단숨에 벌컥벌컥.........들이켰어유^^..행복해져유^^....감사해유^^
곡스님 벌컥벌컥하면 체해요 ^^ 곡스님도 제게 행복을 주는 존재예요 감사해요...
반갑습니다. 땡이님, 그 무슨 일이 참 궁금했지요. 이렇게 다시 좋은 글을 대하니 더욱 기쁘고, 살 맛 나네요. 여전히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느껴지네요. 힘들어도 '지구에서 내려 라고'는 마세요. 재원이가 아팠나 보네요. 엄마가 수고 많았겠어요. 항상 주님께서 지켜주실거에요. 딱 믿고 의지하세요.
네...딱 믿고 의지할께요^^ 주님의 사랑을 늘 일깨워주셔서 감사해요...자주 까먹거든요^^
뚱땡이님 궁금했는데 잘 계셨다니 건강하세요
짓다님도 잘 지내셨나요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저도 반가워요
뚱이님, 학교를 두번씩 다니느라 정말로 애 많이 쓰고 수고했네요. 벌써 1학년 마쳤어요. 벌써라는 말이 사실 구경하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긴 하지만요..방학하고 추워야 뚱이님이 덜 고단할 텐데.. 힘겨움 뒤엔 반드시 보람이 있을겁니다. 대림시기를 맞으며 아기 예수님이 다시오시면 많은 희망도 함께 가져오십니다. 특별한 은총이 그댁에 쏟아지길 기원합니다.
록은님 대림시기라는데 그 의미를 몰랐어요, 해마다 들었는지도 모르지만요^^ 지난 미사때 신부님께서 말씀해주시는데 무척 가슴이 와 닿았어요...록은님의 기도 , 감사드려요...록은님도 행복하시길 기도드려요...
기다렸시우...방콕하고 있는디 많이 미안하네요. 뚱이님 뒹굴거릴때쯤 밖으로 나가볼래유
날쌘돌이님이 저보다 더 바쁘신것같은데요^^ 방콕할수있을때 많이 쉬셔요 방바닥 뜨끈하게 해놓구요
뚱이님이 돌아 와 너무 좋다!!
뿌리님 화사한 웃음이 생각나요...지금 곁에서 말씀하시는것 같아요^^ 고마워요...
항상궁금했는데...반가워요
나미님 제가 참 많이 폐를끼쳤나봐요^^ 여러분들께요..나미님 만나서 반가워요
와 땡이님 오니까 방이 시끌시끌 하는구먼요 그러니께 오데 바깥으로 마실 나댕기지 말구 방식구들이 다들 오디갔지하구 목빼구 기다리며 찾는다닝께 ... 담부터 말없이 나가면 둑는줄 알고 있으라마
주니맘님께 안 둑을려면 마실 고만 댕겨야 겠네유 ㅠ.ㅠ 주니맘님 근데요 저 둑이면 그날보톰 저 대신 재우이 보셔야 해요 살려두는게 낫다고 아뢰오^^
그 김치 나도 먹고 싶포요. 뚱이는 뚱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왕언니 손맛표 김치를 햇수로 근 10년 가까이 얻어먹고 있어요^^ 저 참 복도 많지요 저는 진짜 순 정말 <뚱이> 맞아요^^ 인해보고 싶으시면 상록수 성탄미사에 오시면 제가 잘 안배해놓은 살들을 소금님께만 살짝 보여드리죠 상록수식구들과 같이 모여앉아 김장김치 척척 걸쳐서 따신 밥도 입이 미어지게 먹고 그러면 참말 좋겠는데 ... 그치요^^
난 파김치랑 갓김치 하도 밥도둑이라 아예 집에 안둬요^^...뚱이님 얘기 들으니 한고비 넘기신거같아 늦게나마 위로드리고싶어요...저도 큰아이 신종플루 걸려 한 일주일 마음졸이다 그저께 작은아이 백신맞고 오늘 남편 출장 보내고 이제야 마음 살짝 놓네요...
착한초보님도 파김치 좋아하시나봐요^^ 저도 갓김치도 좋아하는데^^ 다른 가족들은 플루 안걸리고 지나갔나봐요 다행이에요엄마가 아프면 제일 치명적이니 착초님 안아프게 조심하세요
제 옆에도 그런 사람있어요. 궁금하고 안타까워 죽겠는데.... 벙어리처럼 묻지도 말고 소경처럼 본척도 하지말라는....그러다가 살만하면.... 살아났다고 보고하는..... 뚱이님처럼.... 살아나신거 축하해요.
에구 저말고 못난 사람 한분 더 계신가보네요^^ 감사해요...걱정해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