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문화탐방 메모(145)
<2014년 6월 22일 일요일-10일째> 빈(Wien)으로
약 1시간 정도의 탐방을 끝내고 우리는 09시 40분 할슈타트를 떠나 빈(Wien)으로 향했다. 잠시 국도를 달린 후에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가이드 김선생이 소금에 대한 설명을 했다.
“바닷물의 염도는 평균 3.5%라고 합니다. 하지만 1억 5천~2억년 전에는 35% 정도였답니다. 현재 사해는 28%이고요. 지각변동으로 35% 염도의 바닷물이 땅속에 묻혔던 것이 현재의 소금광산이 되었답니다. 광산에서 채굴한 소금은 다시 정제과정을 거쳐야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얘기를 들으며 바깥 경치를 살피니 농가를 지날 때에도 방음막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런데 얼핏 보면 목초지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색채를 시용한 곳이 많았다.
[빈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옆에는 농가가 있는 곳에도 방음막이 세워져 있는데, 주변과 조화로운 색이었다. 아랫부분이 방음막이다]
11시 25분 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한 후에 다시 빈으로 내달렸다. 김선생의 오스트리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 오토대제가 950년경에 프랑켄왕조와 로마까지 통일한 뒤 교황으로부터 왕관을 받자, 백작을 보내 오스트리아를 지배케 했습니다. 그것이 900년대 말경으로, 오스트리아의 역사는 이때부터라고 볼 수 있지요. 유럽의 영주제도를 보면 공작·후작·백작·자작·남작이 있습니다. 공작은 왕족출신에게 내리는 직위이고, 후작은 독자적 정치세력으로 대주교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백작은 실제로 어느 지역을 다스리는 정치적인 권력으로 자기 영토내의 사형권까지 갖습니다. 자작은 땅이 많은 부자에게 주는 것으로 일종의 양반정도라고 보면 되며, 남작은 권력이 없고 낭만을 즐기는 귀족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설명을 듣는 사이에도 차는 평온한 목초지를 가로지르는 3차선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시계는 이미 12시 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빈으로 내닫는 오스트리아 A1 고속도로 주변. 역시 방음막이 컬러풀하다]
빈이 가까워질수록 내 귀에는 ‘빈 필’의 연주가 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와 행진곡 등이 메들리로 이어졌다. 음악 애호가가 아니라도 요한 스트라우스의 왈츠와 행진곡은 대부분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특히 그 유명한 빈 필의 신년음악회에 반드시 연주되는 스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Radetzky Marsch)은 유명 오케스트라가 앵콜곡으로 자주 연주하기에, 연주회에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중간 중간 박수를 치며 즐겼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음악만 들어도 오스트리아의 영웅 라데츠키장군의 용맹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곡이다.
[왼쪽은 요한 스트라우스의 음악을 연주한 빈 필의 음반 8CD-박스. 오른쪽은 스트라우스 일가의 왈츠, 폴카, 행진곡을 빌리 보스코프스키(Willi Boskovsky)의 지휘로 빈 필이 연주한 음반 6CD-박스.]
음악에 젖어 즐기는 사이에 차는 빈의 외곽을 통과하고 있었다. 시계바늘은 이미 13시 23분에 가 있었다. 고속도로 위에 걸려 있는 ‘헨켈 트로켄(Henkell Trocken)’ 이 궁금하여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독일의 샤움바인(Schaumwein) 즉 스파클링 와인이었다. 흔히 샴페인이라고 부르는 거품와인은 프랑스 북동부의 샹파뉴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을 가리킨다. 샹파뉴(Champagne)를 영어식으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 샴페인이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 생산된 거품와인은 제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지만 통칭 스파클링 와인이라고 한다.
[빈의 외곽 고속도로 위에 걸려 있는 독일의 거품와인 이름인 헨켈 트로켄(Henkell Trocken)]
각 나라나 각 지역에는 그곳의 문화가 있다. 문화에 대한 것을 잘 알아야 그곳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다. 유럽은 대체로 물이 석회수로 몸에 좋지 않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기 시작한 것이 와인이었다. 와인은 몸속의 석회를 녹여서 배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석회질 토양 사람들에게 와인은 술이라기보다는 ‘생명수’로 봐야한다. ‘예수님의 피’로 언급되는 성경의 얘기도 바로 생명수를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문화는 문화로 봐야 한다. 우리의 관념으로 보면 오해가 생긴다.
첫댓글 자연과 거슬리지 않게 설치한 방음벽이 멋지게 조화롭고 시원하게 펼쳐진 목초지가 눈과 마음을 시원하게 합니다.
자연에 맞추어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와인의 역사도 또한 그곳의 문화로 거듭 발전시키고 전 세계인들이 즐기는
생명수가 되는~, 아주 작은 시작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수 있음을 생각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동행하시듯 즐기시며 아름답게 공감하시니 참 좋습니다. ^^
와인을 왜? 예수님의 피 라고 했는지 이해가 가지 못했던 부분에 공감 갖게 됩니다.
문화에 대한 것을 잘 알게 되면 그곳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다는 말씀에 마음의 시선이 밝게 열립니다.
언제나~ 졸고 있던 마음에 빛의 파문을 주시어 기지개 펴 세상을 즐거히 보게 하시는 큰스님. 감사합니다. _()_
아름다운 마음으로 여행길 즐겨 주시니 좋군요. ^^
자신의 환경과 역사에 맞게 발전되어온 문화에는 삶의 지혜가 깃들어 있음도 보게됩니다. 눈과 마음이 활짝 열리는 여행길 만들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예~ 자연과 사람의 향기가 잘 어울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
처한 상황이 다르고, 보는 경계가 모두 달라도 세상의 모두 것은 자신의 길을 열심히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은 나의 편견이 항상 문제입니다. 그것이 치료되면 모든 것에서 조화로운 삶일 수 있겠습니다.
스스로 옳고 그름의 잣대를 만들어서 재어보기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