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화. 원판화에 대한 이해
원판화(圓瓣花)와 두화(豆花) - 조형미(造型美)의 예술품(藝術品) 난의 세계는 미의식의 발달로 난이 가진 아름다움의 가치를 높이고 이것을 기준으로 더욱 아름다운 가치를 원하고 있습니다. 꽃잎의 경우 아름다움을 바깥쪽에서 보는 것이지만 이 꽃잎의 경우 아름다움을 바깥쪽에서 보는 것이지만 이 꽃잎도 되풀이하여 보고 있노라면 독같이 보이는 꽃잎에도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價置)의 척도(尺度)가 생겨납니다.
같은 종류의 꽃도 꽃잎이 가진 형태에 따라 가치척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꽃잎이 좀더 짧고, 둥근 것이 가져오는 미적인 가치는 우리들에게 높은 품위와 안정감과 더불어 한층 안정된 아름다움을 부여합니다. 따라서 난 역사가 긴 중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꽃잎의 형태를 분류하여 즐겨왔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취미로 즐기고 있는 사이에 저절로 우러나온 미의식(美意識)의 발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춘란에도 꽃잎의 형태가 여러 종류 나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들의 난에 대해 올바른 해석을 내리는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그 용어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 전에 일부 난계에서 사용하고 잇는 용어가 그대로 통용, 정착되고 있는 것입니다.
모든 문화의 발전은 발샏 내지 도입단계에서 먼저 용어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정착하게 됩니다. 문화라는 것은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한없이 발전하는 것으로 이것을 잘 다듬고 키워나가야 하는데 난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도 자칫 잘못하면 애란인들이 그 용어에 젖어서 이미지대로의 표현에서 동떨어진 용어를 계속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근래 잘 사용되는 두화(豆花)라는 용어에 대해 큰 착각을 일으키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외국에서 쓰이는 두와, 두엽, 등의 콩두(豆)자가 들어간 용어는 조그맣고 동그란 종류를 뜻합니다. 따라서 두화는 아주 작고 꽃잎이 둥근 형태의 꽃을 말하며, 두엽은 잎의 크기가 작고 후육(厚肉)으로 된 종류를 뜻합니다.
단엽종인 춘란, 풍란 같은 것도 일종의 두엽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 말해오던 꽃잎이 둥글고 후육질인 난을 무엇으로 분류하고 어느 종류에 넣어야 하는가? 이 모두가 두화는 아닙니다. 두화라면 꽃잎의 크기가 작고 둥글며 후육질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소형이면서 꽃잎이 둥글면 두화로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꽃이 크고 화육이 두꺼울 대 이것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가입니다. 중국란에서 꽃잎의 분류는 수선판(水仙瓣), 매판(梅瓣), 하화판(荷花瓣), 기종(奇種) 그리고 소심(素心)으로 합니다. 우선 수선판은 외삼판(外三瓣)의 끝이 뾰족한 형태이고, 꽃잎이 붙은 곳에서 중간까지는 가늘고 중간부터 넓어지다가 삼각형처럼 끝이 뾰족한 형이며 투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말하는 꽃이 크고 화육이 두꺼운 형태의 꽃은 이 종류에 속하지 않습니다. 매판은 외판이 매화 꽃잎처럼 둥글고 짧으며 육질이 두껍고, 봉심에 반드시 도톰한 살덩이가 붙은 투구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말하는 형태의 꽃은 둥글어서 매판에 가깝지만, 봉심이 투구가 아니고 오히려 매판보다 더 둥글어서 매판도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하화판은 꽃잎이 넓고 둥글며 선단부가 안쪽으로 오그라져 있는 형태이나, 봉심은 투구가 아닙니다. 우리가 이야기하는 꽃잎이 크고 화육이 두꺼운 품종은 여기에 제일 가깝습니다. 그러나 하화판보다 더 풍만하고 잎이 둥글며 화육이 두꺼운 난이어서 이 꽃의 단정함과 곡선의 아름다움은 하화판으로 넣어 버리기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특히 잎끝이 바짝 긴장된 긴변은 단정하면서도 견고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춘란 중에서도 동심원(同心圓)이 가장 뛰어난 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심원은 꽃 중앙에서 원을 그렸을 때 꽃의 면적이 가장 많이 차지한다는 것을 보여주어 난을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합니다. 이는 곡선이 아름다운 데서 오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난의 종류를 원판화(圓瓣花)라 하고, 정확히 불려져야 할 것입니다. 이 용어는 지금까지 규정은 되어 있었으나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다가, 근래에 들어 애란인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게 되었습니다. 원판화는 외국에서도 흔치 않아 환변(丸弁이라는 용어로 쓰고, 일예(一藝)까지 주어 품종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독특한 운치를 지닌 난입니다.
원판화의 특징은 이것만큼 풍만한 꽃은 좀처럼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둥들디 둥들고 화육이 두꺼워 꽃이 빨리 시들지 않으며, 옥으로 만든 듯이 조형미가 있습니다. 원판화의 종류는 꽃잎이 둥글 듯이 잎도 끝이 둥글거나 오히려 기부보다 위쪽이 넓은 잎도 있으며, 잎끝의 끝맺음이 좋아 둥근 것을 자른 듯하여 반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잎끝의 끝맺음이 둥근 것이 전부 원판화로 피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잎끝의 끝맺음이 좋은 것이 원판화로 핍니다. 대만에서도 대만 보세 중 '달마(達磨)'라 하여 작으면서도 잎은 광엽이고 후육질인 원판화가 인기를 끕니다.
그 이유는 잎이 엽예품에다 짧고 광엽이고 후육질이며, 잎의 끝맺음이 좋기 때문에 단정한 맛이 훨씬 좋아 귀품으로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우리가 단엽종(短葉種)에 후육이면서 잎끝의 끝맺음이 좋은 난을 원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원판화의 단정함과 잎의 단정함이 어울려 작지만 없는 것 없이 다 갖추었기 때문에 앙증스럽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원하듯 그에 부응하는 원판화와 두화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두화소심(豆花素心), 원판소심(圓瓣素心), 황화두화(黃花豆花), 원판중투(圓瓣中透) 등이 그 모습을 보였고, 앞으로 더 나은 품종들이 모습을 보이리라 기대합니다.
이러한 우수 품종을 보면 우리의 난이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두화와 원판화는 거의 크기로 비교하면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원판화이면서도 꽃잎이 2cm 내외의 작은 것을 두화라 하고, 2.5cm보다 큰 것은 원판화라 부르면 될 것입니다. 원판와와 두화, 이러한 형태의 난을 보면 볼수록 좋아지는 품종으로 귀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꽃잎이 짧거나 둥글어 꽃의 중심에서 원을 그렸을 때, 원 안에 꽃잎이 가득 찰 정도로 둥근 화형을 갖는 꽃을 원판화(圓瓣花)라 합니다. 꽃이 둥글기에 원 안에서 차지하는 면적이 넓으며, 잎이 두꼅고 입엽성인 환엽(丸葉)에서 많이 나타납니다. 잎이 두껍기 때문에 꽃잎 역시 두터워 쉽게 화형이 흐트러지지 않고 오래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꽃의 크기에 따라 정상화와 같은 크기의 둥글 게 핀 꽃은 원판화(圓瓣花)라 하고, 정상화보다 작은 소형의 꽃은 두화(豆花)라고 하여 별도의 예를 부여합니다. 원래 두화란 크기가 작아 손 바닥 안에 들어온다는 분재의 용어인 두품(豆品)에서 유래하였습니다. 대부분 화육(花肉)이 두터워 비취빛으로 광택이 도는 아름다움을 가지며, 소심(素心)이나 산반(酸班), 호(縞) 등의 무늬화, 황화(黃花) 등의 다예품(多藝品)이 등장하면서한국춘란의 신세계를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