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봄이 오는 길목에서 툭하면 눈이 내리는 이유가 뭘까요.
잠시 생각해보니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교체기의 잡음을 덮으려는 것이 하나이고,
먼 산의 희끗희끗 보이는 잔설과 봄이 잘 어울리는 게 두번째 이유가 아닐까요.
옷매무새 단장하고 나서는 새 봄이 부끄러워 고운 자태를 숨기려는 것 같기도 하구요.
어떤 이유이든 瑞雪을 앞세우고 나선 봄이 문턱을 넘어서고 있음은 분명한 듯 합니다.
휴일 서울공간을 뚜벅뚜벅 걷다가 만난 산수유와 개나리의 노란 꽃망울이 눈짓하는걸 보면요.
그 봄의 마음으로 새로운 한 주도 즐겁고 힘차게 시작하시자구요.
지난 한 주 잘 지내셨는지요?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를 넘어 정월대보름이 지나면서 봄의 기운이 점차 우리네 삶에
퍼져가고 있습니다. 혹한의 겨울이 그리 쉽게 물러나지는 않겠지만 대세는 이미 봄입니다.
그리고 그 봄과 손을 맞잡고 함께 하는 우리가 있으니 더욱 그러합니다.
나로부터, 우리로부터 봄이 되어 힘찬 발걸음을 내딛자구요. 건강 잘 챙기시면서요.
지난 주 수요일 밤 폭설이 몰래 온누리를 하얀 세상으로 덮어버렸습니다. 나무요일 아침 산책길에
눈속에 움츠려든, 갓 피어난 迎春花가 눈에 밟히더라구요. 서둘러 나온 것을 후회하는 것 같아
조금만 버티라고 작은 입김을 불어넣어 주었구요.
그날 오후 우연히 들른 성북동 길상사의 설경은 정말이지 최고였습니다. 법정스님도, 길상화 보살도
백석 시인도 아무 말이 없었지만 하얀 눈속에서 무소유와 침묵의 가르침을 온전히 느낀 시간이었지요.
이렇듯 삶은 일상의 순간순간마다 작은 희열과 세렌디피티를 숨기고 있음에 얼마나 고마운지요.
지난 주도 사소한 일상의 연속이었지만 사소한 즐거움과 행복이 쭈욱 이어졌습니다.
인터뷰책 편집본을 하나하나 다시 읽으며 수정을 했구요. 좋은 인연들과의 만남도 여여하게 이어졌고,
산책길에서 만난 풍경과 겨울새들과 청솔모, 참새와 까치와도 따뜻한 인사를 나누었지요.
사소했지만 그것을 온전히 누린 내 자신과의 만남은 그 중 최고였음도 귀띰해 드립니다.
어쩌면 삶에서 흔히 사소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작은 것들의 위대한 아름다움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거라 굳게 믿습니다요.
주말엔 대학 친구들과 남한강 여주에 새롭게 보금자리를 마련한 친구의 如如家에 즐거운 소풍을 다녀왔고,
저녁엔 음악과 함께 살아가는 한숙현 감독의 유쾌한 북콘서트에 함께 했습니다.
귀차니즘만 이겨내면 어디든 함께 할 좋은 인연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고마운지 모릅니다.
휴일엔 멋진 인연과 서울숲-남산길을 즐겁게 뚜벅뚜벅 걸으며 정겹고 따뜻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참 좋은 삶입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음이 틀림없습니다.
나의 작은 꿈에 깨어있는 삶,
보다 너그럽고 크고 열린 마음, 고마운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우리는 확실성이 아닌 정반대에서 즐거움을 찾기로 선택할 수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
2024. 2. 26
아름다운 옥수동에서,
대한민국 행복디자이너, 咸悅/德藏 김 재 은 드림
첫댓글 잘보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좋은날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