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계환 충남본부장.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서산지역에 퍼부은 폭우피해는 몇자의 글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서산지역에는 지난 17일에만 438.9㎜의 집중호우가 쏟아졌으며 그 중 267.5㎜가 오전 0시부터 3시까지 3시간 동안 집중적으로 쏟아져 관측 이래 역대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번 호우로 지난 21일까지 공식 확인된 재산피해 건수는 공공시설 369건과 사유시설 487건 등 총 856건이며, 농경지도 3421㏊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주요 피해 집계 현황으로는 도로 65건, 하천 79건, 마을안길 및 배수로 등 143건이 조사됐으며, 주택피해는 197건, 상가피해는 93건, 비닐하우스 피해는 149건으로 확인됐다.
현재의 우리나라 도로와 하천시설, 농로 등의 기반시설들은 대부분 지난 1970년대 새마을운동 당시 추진되었는데 그 당시에는 최고 150mm 폭우를 감당하도록 조성한 시설들이다.
그러나 이번에 서산지역에 쏟아 부은 물폭탄은 100년 만의 기록으로 지금까지 최고 강우량으로 산출하던 150mm의 세배가 넘는 대형 폭탄급이다.
이같은 물폭탄으로 가야산자락의 하천과 도로, 농경지는 그야말로 초토화된 실상이다.
필자는 그 이유로 대형 물덩어리 구름이 무게 때문에 산을 넘지 못하고 중턱에서 그대로 계곡에 곤두박질하는 바람에 그 물이 계곡을 타고 노도(怒濤)와 같이 치고 내려와 대책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생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크게 그리고 많이 피해를 당한 곳이 운산면지역이다.
이 지역의 원평리 마을에서는 다리 2개가 심각하게 파손돼 긴급 응급복구에 의해 다리 1개가 우선 차량 통행이 가능해졌고 1개는 원천적으로 다시 시공해야 할 상황이다.
또, 가야산 아래지역 즉 운산면 거성리 일대, 해미면 홍천리와 반양리, 억대리 일대, 천수만 A지구와 부석면일대 등에는 해미면과 운산면, 고북면지역의 가야산 계곡에서 쏟아져 내려간 빗물에 의해 하천둑 붕괴와 농경지와 주택들이 침수되는 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특히, 수년 전부터 서산시내권에서는 배수로 정비가 않돼 100mm정도의 폭우에도 물이 도로를 덮치고 지하주차장과 상가로 들어가 심각한 피해를 주는 민원이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서산시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하수관과 배수로 정비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올 여름 장마와 폭우피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사전 대응준비를 철저히 했었다.
이 결과 시내권 상부지역에서는 큰 탈이 없었다.
그러나 아래지역에서는 부춘산 자락에서 밀려 내려오는 물과 각종 부유물들이 하수관 맨홀을 막아버리면서 상가 지하와 도로변 상가 내부로 유입돼 피해를 주었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동안 서산시는 폭우에 대비해 무었을 했느냐고 따지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들의 주장이라면“초상집에 가서 왜 사전에 사고를 예방하지 않았고, 왜 병치료를 않했고, 왜 죽도록 놔두었느냐”는 식의 어거지다.
최선을 다한 가족들에게는 참으로 답답한 심정이다.
또, 전원생활이라는 이름으로 산속 계곡자락들의 나무를 베어내고 마음대로 파헤쳐서 주거공간과 휴식공간 등을 조성하는 등 자꾸만 산속으로 파고드는 난개발도 크게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난개발은 진입로나 배수시설 등이 확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결국은 아래지역 사람들만 교통불편과 폭우시 도로파손과 각종 쓰레기들을 뒤집어 써야하는 피해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서산시 공무원들은 이번에도 대부분 자신의 부모 주택과 농경지에 피해를 입었으면서도 공직자로서의 사명감으로 폭우 대비 현장 점검부터 피해복구까지 공적인 업무에 충실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지난 19일과 20일의 휴일도 반납한 채 피해복구 현장에 가서 봉사했으며, 현재에도 곳곳에서 지치도록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현장을 볼 때마다 참으로 고맙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7월의 폭설은 터무니 없는 가설이 아니다.
이미 중동지역 사막에서도 이상기온으로 한 여름에 폭설이 내리는 사례는 이상한 뉴스가 아니다.
어느새 우리나라 기후도 삼한사온의 참 좋았던 기후가 아니라 겨울에도 눈이 안 내리고 봄이 왔는지 가을이 왔는지 무감각한 상황에서 봄과 가을·겨울이 밋밋한 상태로 지나가고 뜨거운 온도의 아열대성 기후로 변해 버린지 오래됐다.
이번에 전국적으로 쏟아져 내린 물폭탄 사례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이상 기후로 인한 영향은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육지에서 조성하는 하천과 도로, 다리, 주택 등 모든 시설물들을 최소 600mm 폭우에 대비하는 강도를 지니도록 시공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시설물들은 이번 피해복구부터 하나를 하더라도 앞으로 100년 500년을 대비하는 등 기후 변화에 따른 생활기반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겠다.
필자는 이번 서산지역에 퍼부은 물폭탄으로 비록 피해를 입었지만 이번 기회로 앞으로 모든 시설물을 이번 폭우 이상의 강수량에 대비하는 강도로 시공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중앙매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