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목요일 06: 30 분에 대문을 나서니
고양이 한 놈이 쌔가 빠지게 도망친다.
" 야 ~ 이 고양아 ! 도망은 내가 가야지 네가 왜!~" 어젯밤 나와 동무했던 뻐꾸기가 반갑다고 '뻐이~ 어꾹, 뻐~ 어꾹 ' 하고 인사를 한다.
이놈이 대문 여는 소리에 놀라 도망간 게 아니고
뻐꾸기 소리에 놀라 도망쳤구나
텃밭을 둘러보니 오이 두 개가 유달리 크다 '노각을 만들려나' ,'가지도 수확해야겠고'
열무는 단비에 쑥 쑥 큰다.
할배가 앉아 있던 의자에 앉아 웰빙 공원에서 산책하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쳐다본다.
나에게 감동을 주는 분은 '손잡고 힘들게 걸어오시는 노부부'다.
담배 한 대 피워야겠다. 요즈음 담배 한 개비 피고, 안 피고 차이를 임상실험하고 있다.
지금 07:12분이네~ 벌서 출근해서 먹고
살겠다고 차들이 많이 지나간다.
' 열심히 하세요' 최후에 남는 자가 외롭겠지만 승자임에 틀림없습니다.
할배 의자에서 고개를 쑥 내밀고 왼쪽을 바라보면 '산새소리'란 유아원이 보인다. 이른 시간이라 아이들 재잘거리는 소리는 없고
" '뻐~꾹 ~뻐 ~ 꾹' , '조~르 륵 쪼~르륵 '째에액 째에액' 한글에서 어려운 게 의성어다. 소리를 들으니 이 곳은 山 기슭이었다.
세븐 일레븐에 들어가니 그저께 그 종업원이다. 넓이는 20 여평 되어 보인다 .
각종 모습의 진열대에 2인용 탁자 8개
간 밤을 지세워 보이는 종업원은 친절하나 민첨하지 못하고 주인의식이 있을 리 없으니 고객입장에선 답답하다.
카덴 유부우동 4,500원 더 백 커피 2,900원
차량 통행 많아지고 인도 없는 2차선 도로, 인도 있는 2차선 도로 정류장 도착 에어 송풍기를 틀다,
점백이(고양이)가 안면 있는 듯 나를 보다가 야생초 덤불로 '패내 끼' 달려가 버린다.
할매가 '오이 수확했네~'
빗방울이 오동나무 잎만큼 벌어진 이파리에 떨어져 모이더니 쪼르륵하며 땅에 스며든다. 오이란 작물이 한결 가벼워 보인다.
옆 채마밭 신사인 옥수수도 돌아가지 않아도 이제는 볼 수 있겠다.
아파트 오수를 정화시키며 흐르는 복개된 도랑 물소리가 맑게 들린다.
'산새소리' 유아원이 조용하니 참새 우짖는 소리가 오히려 요란하게 들린다.
왼쪽은 일광산 삿갓 쓴정상, 앞 에서 불어오는 동해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니
이차선 하나를 가운데 두고 오른쪽이나 왼쪽이나 앞이나 뒤나 까마득히 멀리까지 아파트가 이어진다.
곳곳에 전신주가 서 있지만 탁 트인 풍경 속에 있는 탓인지 시야에 거의 걸리지 않는다.
아파트 사이로 또 다른 길을 알리는 이정표가 차성서로, 차성남로 하며 새워져 있다. 차량도 보이지 않는다. 고양이 한 마리 돌아 다니지 않는다.
세븐은 똑 같은 놈이네,대박은 무언가 못 얻어 먹어 불만이 얼굴에 치덕 붙어 있는 가게 주인이다.
정류장 도착 송풍기를 틀다, 앞에는 참새가 짹짹거리며 날고 뒤에는 감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풋감이 보이기 시작한다
여왕 헤어 앞에 몸뻬 아줌마 박수 치며 운동하고
반대편 썬더 치킨 앞에는 마을버스 기다리는 할매가 쭈그리고 앉아 있다.
정류장 좌측 15도에 동아대 moon합기도, 우측 15도에 다리 다목적 도서관
종합 버스 정류장 도착하니 나이 드신 5~6명이한가하게 앉아 있다.
새로 문을 연 카페 '기장역'오른쪽 옆에 우산을 든 아줌마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고, 왼쪽에는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나왔는지 등산복 차림의 여자가 처마 밑에서 당당히 서 있다.
기장역 플랫폼 벤치에 앉았다.
내가 보기에는 거동이 불편한 부부가 내 앞에서 " 여기서 타야 해!" 라고 하며 서 있다
내가 앉은 벤치는 3인석인데 내가 중앙에 앉아 있었다. 나는 순간적으로 옆자리로 엉덩이를 옮겼다. 그제야 부부는 나란히 앉는 거야
승차는 내보다 훨씬 빨라 내가 타니 장애인 석에서 " 이리 와 앉으세요"라고 하며 두 분 다 일어나 다음 칸으로 가버린다.
교대역에서 1호선 탑승하여 명륜역 2번 출구로 나와 건널목 건너 인도로 걷는 중 옆에서 우산을 쒸워주며 "어디 까지 가시는지 모셔드리께요"
옆으로 보니 백합 같은 여중생이었다.
" 아니야! 나 혼자 가겠어"
" 어머~ 죄송합니다 "라고 하는 목소리를 듣고
갓 피어오르는 한 송이 연꽃을 보았다.
"이런 게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구나" 기쁨에 빠져 얼마 전 퇴원한 병원에 첫 전화를 했다.
지금 교육원에 앉아있다. 혹시 옛날같이 비바람이 불어쳐 물난리를 사전에 피하기 위해 신문지를 앞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