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 후계자
전영주
친애하는 농민여러분
여러분은 정부의 농촌 복지 정책을 믿어주세요
연일 라디오, 테레비전은
친애하는, 친애하는 농민 여러분만 떠 부른다
농자재 값 갚지 못해
소 값 돼지 값 떨어져 고추 값 떨어져
돼지 우리에 목을 매 피똥싸다 죽어간 형님 눈에
그 부드러운 흙 한 삽 뿌려주지 못했다
농촌을 살려야 한다고 농민 운동하다
장가도 못간 채
농협빚만 등에 진 채
저승까지 떠밀쳐 떠내려간
외로운 삽자루가 황소처럼 울부짖는다
흉년들어도 망하고, 풍년들어도 망하는
이 시대 이 나라 이 농촌
거머리 뜯겨가며 그럭저럭 한 해 농사는 지었건만
칠레, 중국, 미국에서 들어온 농산물 때문
어디 가서 제 값을 받을까
목매 숨져간 형님을 기다린 경운기는 누렇게 녹이 슬고
묘지에 푸른 풀은 파랗게 돋아나건만
농협빚은 날만 새면 짚더미처럼 쌓여가니
이 일을 어찌할꺼냐
첫댓글 영농후계자의
꿈을 담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