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공간, 간헐적으로 들리는 끽소리와 상상할 수 없는 악취. 그곳은 시체들이 쌓여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서 잠을 자던 꿈을 꾸었다. 시체가 나오는 꿈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현실이 아닌 꿈속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시체들은 나를 끌어들이고 있었다.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는 꿈속의 갇힌 상황에서 내 자신을 발견했다.
꿈 속에서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 혼란과 공포에 사로잡힌 채, 나는 시체를 운반하고 있는 꿈으로 옮겨갔다. 시체를 운반하고 다니는 것은 마치 향기가 아니라 부패한 냄새가 내 주변을 둘러싼 것처럼 느껴졌다.
더는 피하고 싶었지만, 꿈은 나를 끌어든 채 더욱 깊은 곳으로 내몰고 있었다. 무덤에 묻힌 것처럼 끝없이 깊어지는 물 속에 빠져 시체와 함께 떠내려가는 꿈.
이러한 공포와 답답함 속에서 깨어났을 때, 여전히 그 공포와 답답함이 내 마음을 휩싸고 있었다. 깨어난 현실이 꿈과 무엇이 다른지 조차 파악하기 어려웠던 순간.
시체가 쌓인 공간에서 잤던 꿈, 시체를 운반하는 물에 빠진 꿈. 그 끔찍한 시체들과 함께 한 꿈들이 남긴 고통과 불안함을 계속되는 현실 속에서 내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지속적인 고뇌와 수많은 질문들이 남아 있다. 현실과 꿈이 얽히고설키는 이 미지의 세계는 어쩌면 우리 안에 머물고 있는 어둠의 조각이 아닐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