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는 도다리 쑥국이 제격이라는데.
햇 쑥을 뜯어서 도다리를 넣어 도다리 쑥 국을 끓이면 달짝지근한 맛에 입안이 간지러 올 것 같다.
그것도 바닷가에 가서 먹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일 것이다.
육지 내륙에 살면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그림의 떡 같다.
나에게는 만만한 게 돼지 국밥이다.
돼지국밥은 가격이 상승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서민들이 찾기 좋은 먹거리다.
시장에 가면 5-6천 원 정도 되고 조금 상차림 있는 식당에도 일만 원을 오르 내리락하는 것 같다.
별서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돼지국밥을 그럴싸하게 하는 식당이 있다.
잔치국수사리와 반찬은 무한 셀프로 먹음직스럽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국물에 사리를 듬뿍 넣으면 잔치 국수 한 그릇을 먹는 것처럼 그럴싸하게 맛있고 먹음직스럽다.
식사를 하는 손님들을 몰래 훔쳐 가만히 보면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보인다.
가족끼리 와서 외식을 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혼자서 혼밥으로 부담 없이 즐기곤 하여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닌 것 같다.
돼지국밥은 육수에 비밀이 있는 것 같다. 육수를 잘 우려내면 맛이 다르다. 우리 아파트 부근에도 돼지 국밥집이 있다.
제법 오래되었는데 가끔 들려보면 손님이 꾸준하다. 서민들에게 그래도 만만한 먹거리 같다.
나는 오일장에 가서 삐걱거리는 앉은뱅이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서 먹는 맛이 재미도 있고 맛도 좋을 것 같아
오일 시장의 돼지국밥집을 찾아 한번 먹어봤는데 내가 기대한 맛이 아니라 실망했다. 그래서 찹쌀 수제비 집을 단골로 정했다.
우리 부부가 가끔 가면 주인 아주머니는 반갑게 맞아 주시면서 인사를 한다.
삐걱거리는 작은 의자에 쪼그리고 앉아 뜨끈한 미역국물에 동동 떠 있는 찹쌀 수제비의 맛은 참으로 정감이 넘치고 맛도
그럴싸하다. 오일 장에서의 찹쌀 수제비 맛은 어린 시절 오일 장 가는 재미로 나를 데리고 간다.
한 동안 별서에서 봄 맞이 일을 하려면 돼지국밥으로 입맛을 맞추어야 하며 주인장도 잘 사귀어 놓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