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의 구석기 유적을 찾아서
해운대문화원, 장산국 흔적 찾기 사업 본격화
지난 5월 24일 오전 9시 30분 해운대문화원(원장 최수기) 앞에 70여 명의 ‘구석기 유적 탐방단’이 모였다. 해운대문화원이 본격적인 ‘장산국의 흔적 찾기 사업’에 앞서 관심 있는 구민들과 함께 해운대와 부산의 구석기 유적을 둘러보면서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행사이다.
해운대문화원에서는 본격적인 장산국의 흔적을 찾기 위해 기장문화원에서 활약하던 부산시 시사편찬위원인 황구 전문위원을 초빙하여 문헌조사와 함께 정밀 현장 유적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서 “동래현은 옛날의 장산국(萇山國) 일명 내산국(萊山國)이라 하였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동래군이 원래 거칠산국(居漆山國)이었는데, 신라에 편입된 뒤 거칠산군이 되었다가 경덕왕 때 동래군으로 개명되었다”라고 한다. 한편, 『대동지지(大東地志)』에는 내산국, 즉 “장산국의 옛 터가 동래 도호부의 동쪽 10리에 있다”라고 하였다. 『삼국지(三國志)』 위지 동이전에는 “부산에 있던 나라를 독로국(瀆盧國)”이라 하였다. 이상의 기록을 참고할 때 장산국은 부산 지역에 존재했던 것으로 보이지만 유물이나 유적은 아직 발견된 적이 없다.
이날 문화원복합센터 내 역사관에서 황구 전문위원으로부터 해운대의 고대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2대의 버스로 먼저 좌동의 구석기 유적지를 방문했다. 좌산초등학교 앞의 햇살공원에 있는 구석기 유적은 해운대신시가지 조성을 앞두고 시립박물관이 1992년 9월 지표조사와 시굴조사를 하여 석영제 박편과 조각도, 긁개, 다면석기, 망치돌, 모루돌 등이 나왔고 상당수의 석핵과 박편이 수습되었다. 이 유적을 통해 부산지역에서 인간이 거주한 시기가 후기 구석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청사포 구석기 유적지를 방문했다. 1990년 지표조사를 하여 처음 확인된 구석기 유적으로 청사포 마을 뒤편 해변열차길 바로 위에 있다. 작년 최초로 일부 필지를 발굴하여 좀돌날, 좀돌날몸돌, 돌날, 긁개 등 후기 구석기시대 유물을 다량 수습했다. 한반도 동남단 바다와 인접하고 있어 구석기 연구에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운대를 벗어나 부산시립박물관 선사관을 방문하여 좌동과 중동, 청사포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확인하고 부산의 선사유적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기회가 되었다. 용호동 해군회관에서 점심을 먹고 영도 동삼동패총전시관을 방문하여 남해안 지역의 신석기 문화의 변화과정과 함께 신석기인의 생활상을 살펴보았다.
마지막 코스는 문화예술형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영도구 대평동에 소재하는 근대 조선의 발상지인 깡깡이예술마을을 방문하여 1887년 일본인 다나카가 설립한 다나카 조선소의 흔적과 아직도 살아있는 조선업 현장을 둘러보았다. 한국 최고의 선박 수리조선의 메카로서 2000년 이후 쇠락하다 2016년 시작된 문화예술형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문화마을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현장을 둘러보았다.
/ 김영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