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 정말 얼마만에 올려보는지 모르는 글이군요. 모르는 분들이 너무 많아...;;
싱숭생숭한 마음에 글 하나 휘적이고 가겠습니다;;
엊그제... 친구 집에 들렀다가 귀가하던 중, 집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하나 사먹었습니
다. 그러다가 돈이 천 원 남길래 빵하나 사먹는 셈 치고 로또를 한 번 해봤지요. 에~ 남들
다 하는 로또 나도 한 번 해보자, 란 생각으로 대충 집어들고 찍었습니다.
딱히 생각나는 번호가 없길래 제 군대 관련 숫자를(훈련소나 군번 등등--;) 대충 정리해내
적어냈지요. 그래서 로또 천 원 어치를 샀습니다. 148회짜리였지요.
뭐... 누구나 복권 사게 되면 혹시 '내가 산 이게 당첨되는 건 아닐까, 당첨되면 그 돈으로
뭐할까?'등등을 생각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저도 꽤 신나게 상상을 했답니다. 에... 가능성
은 희박하지만 만약에, 정말로 만약에 이게 당첨이라면.......!
째지는 기분이죠, 뭐, 완전 세상을 한꺼번에 다 가진 기분이죠. 아니, 어쩌면 당첨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심장마비로 까무러칠 수... 아, 그렇게는 안 되겠군요. 제가 지금 멀쩡히
살아있으니까요--;
음핫핫. 그렇습니다. 저는 로또에 당첨되었던 겁니다!!
지난 토요일 밤 10시, 흥분으로 부푼 가슴을 안고 인터넷으로 로또번호를 검색했지요. 그러
니까 쫘악 나오더군요.
제 147회 추첨. 번호는 4, 6, 13, 21, 40, 42. 보너스 숫자 36.
맞추면서 어, 어. 했습니다. 이런 세상에, 그 숫자들 중 4만 빼고 몽땅 다 들어맞지 뭐예요.
어라, 그럼 5개 숫자, 보너스 일치니까... 당첨아냐!!
앗싸!! 당첨이다!! 저도 모르게 만세를 불러가며 컴앞에서 기쁨으로 가득 찬 환성을 질렀습
니다. 이야 세상에, 내가 이런 걸 맞을 때가 있구나!! 나도 재수가 좋은 놈인가봐!!
진짜 엄청 기뻐했지요. 그래서... 빨간 날이 아닌, 그러니까 화요일만 되면 돈 찾으로 가려
고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돈 생각만 하며 근무를 서니까... 부대에서의 시간도
훌쩍 지나가 버렸다죠--;
오늘 새벽만 해도 정말 룰루랄라였습니다. 이제 내일만 되면, 내일만 되면....!! 기대와 흥
분으로 한껏 기분이 플러스업 되어 있었지요.
...고참의 그 말을 듣기 전까진...;;
오늘 새벽 초소에서 고참과 잡담을 하는 도중, 우연히 로또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 고참은
지금껏 로또 수없이 했는데 한 번도 당첨 안 됐다고 되게 아쉬워하더군요. 그래서 그 고참에
게 속으로 씩~ 하고 웃어 주었습니다. 난 한 번에 당첨됐는데, 하고요^^
고참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너도 로또 사봤냐?
-예, 지난 금요일에 샀습니다.
-어, 그래? 그럼 확인해봤어?
-예, 해봤습니다.
-어때?
-...꽝입니다.
왠지 당첨된 사실을 말했다간 "당첨이냐? 그럼 쏴(...)'라고 할 까봐 그냥... 모른 척 했습
니다. 그러자 고참의 한탄.
-그래? 하긴 당첨되면 그게 이상하다. 이번 147회 당첨 번호 진짜 X같더만.
에? 147회? 어라? 이상하다? 148회 아닌가? 뭔가 이상하다 생각돼서 물어보았습니다.
-이번 추첨이 148회 아닙니까?
-내 건 147회였는데? 너 148회야? 당첨번호 언제 확인해봤어?
-토요일밤 열 시 였습니다.
그러자 고참의 입에서 나온....... 으윽,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한 마디......;;
-야, 그땐 148회 아직 안 나왔어. 너 그걸로 맞춰본 거야? 그거 147횐데?
1, 147회? 어라? 그럼 내 당첨은 뭐지? 설마, 서어어얼마아아아.........!!
근무 끝나고 퇴근하자마자 집에 돌아와 로또 당첨번호를 다시 확인해보았습니다.
나오더군요. 148회 당첨 번호. 21, 25, 33, 34, 35, 36. 보너스 17.
...그리고 제 로또 번호. 제 148회. 번호 6, 7, 13, 21, 40, 42. 보너스 36.
...참고로 다음은 147회입니다(...추첨해, 당신...?;;). 4, 6, 13, 21, 40, 42. 보너스 36.
...그래요, 제가 당첨된 건 지난 추첨번호였습니다...
...그리고, 전 지난 당첨번호를 그 다음 회에서 당첨된, 참으로 요상한 현상의 주인공이 된
거죠...;;
아아악~!!!! 며칠만 더 일찍 살 거얼~!!!!!!!
홧김에 복권 찢어버리고(...) 하루종일 잠만 자다 이제 일어나 이 억울만 심정을 써내려가
보는 겟터입니다(...;;)
아, 그런데 만약 정말로 제가 산 복권이 147회였고, 그게 당첨이 됐다면...
...전 아마 시치미 뚝 떼고 이런 글 쓰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군요(...이봐...;;). 지금쯤 당
첨된 복권을 뚫어져라 들여다보며 입이 귀밑까지 걸린 채 나중에 받을 당첨금을 생각하며 희
희낙락해 있을 지도...--;
에효~ 아무튼... 실망과 무력감으로 인해 어깨에 힘이 빠진 겟터는 이만 물러납니다. 정말
아까워요. 며칠만 더... 일찍 샀으면......ㅜㅜ
카페 게시글
정회원 수다방
눈물찔끔
로또에 당첨되면 뭘 하나...;;
포인트 겟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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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03 18:59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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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억울하셨겠어요. 그래도 힘내세요, 키키키.
헉 안됫어여ㅜ.ㅜ;;
우와~ 진짜 아까워요!
..... .... 아까워라...........................
네... 솔직히 많이... 아니, 너무너무 아깝습니다. 그냥 기념으로 가지고 있을 걸 그랬나봐요. 괜히 찢었나...;; 아아하하하, 억울한 마음 빨리 털어내야겠네요. 감사합니다, 여러분. 앞으로 자주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