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담은 담금주
술 익어가는 소리
정호순
술을 담가보고야 알았다
식물 원래의 성격이 붉다는 것을
술을 마시면 콧잔등이 빨개지는 사람처럼
흰꽃도 노랑꽃도 붉은꽃도
술을 마시면 불콰해진다는 것을
성정이 급해 붉은 줄 안다면 그건 착각이다
화를 잘 내 그렇다고 생각하면 그것도 오산이다
내 말이 안 믿기거든
한번 직접 담가 보시라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것이다
연두의 열매도 검은색의 열매도 녹색의 이파리도
술에 취하면 열꽃처럼 모두 붉어진다는 것을
담금주를 담가보면서 알았다
마음이 붉으면 몸도 따라 붉어진다는 것을
<내가 담은 담금주 -노간주/송담/생강나무/진달래/팥배나무/토복령/말굽버섯/찔레/노박나무/겨우살이 등...>
담금주의 향기
담금주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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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간주/송담/생강나무/진달래/팥배나무/토복령/말굽버섯/찔레/노박나무/겨우살이 등...
어머나...
술 못하는 저도 마구 맛보고 싶어집니다.
대단하셔요. 시도 좋아요~~^^
저도 술 못 합니다. ㅎ
대단한 담금주 사랑이십니다
마음이 붉으면 몸도 따라 붉어진다는 것을
한때 좀 심하게 사랑했지요. ㅎ
방랑시인 정삿갓시군요
그럼 영광이옵지요. ㅎ
아이쿠
어마어마하네요 선생님
눈으로 마음으로 원없이 마셔봅니다.ㅎ
사람마다 성격과 성향이 다르듯
식물들도 그 고유의 향이 다른 게 참 신기합니다...
한동안 제가 담갔어요
울남편도 못하고 나도 못하는데
숙성시키고 들여다보는 재마가 쏠쏠하여 마구마구 병을 늘였다지요
결국 술꾼 남편친구들이 노리다가 다 따서 마시고 막을내렸지요
일종의 수집욕이기도 하더라고요 ㅋㅋ
산행하면서 심심풀이로 시작한 담금주에 빠졌다가 지금 헤어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ㅎ
@정호순 뭐든 많아지면 족쇄가 되더군요
@오정순 담금주 하면 5가지 재미가 있습니다
1. 채취하는 재미
2. 담그는 재미
3. 술이 우러나는 것을 보는 재미
4. 먹는 재미
5. 나누는 재미.
그중 가장 좋은 재미가 나누는 재미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