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머나먼 다리(1977년작!)'라면 제가 유치원 다니던 80년대 초반 할아버지하고 잠깐 보다가 할아버지께서 '채널이동(-_-;;;)'시키시는 바람에 5분밖에 못보고 말았던 작품인데(당시에는 그게 머나먼 다리인지도 몰랐지만 나중에 알아보니 그렇더군요), 그로부터 자그만치 20년(!)만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니 감개무량하더군요^^
이 영화는 1944년 가을에 벌어졌던, 영미 연합군의 실패한 공수 작전인 '마켓 가든'작전을 다룬 역사학자 '코넬리우스 라이언'의 동명의 저서 'A Bridge Too Far'를 토대로 제작되었기에 역사적 고증은 대단히 충실합니다. 등장 인물들의 복장이나 무기는 말할 것도 없고, 구하기 어려운 차량류도 다른 차량을 개조하는 식의 수법을 사용해서 가급적 그 시대 배경에 맞도록 해 놓을 만큼 공들인 티가 역력하지요. 특히 독일군의 탱크로는 서독제 레오파드 탱크 겉에 철판을 붙여서 '야크트 티이거'비슷하게 개조한 놈이 나오는데, 오히려 요즘 영화에 자주 나오는 T34개조 타이거보다도 더 독일군틱해 보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도 압권이었던 장면은 초반의 연합군 공수부대의 공수낙하 장면이었습니다. 실물 C-47 10여대와 700여명의 유럽 공수부대원들이 참여하여 이 장면을 스펙타클로 촬영했다던데, 오히려 요즘 영화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낙하장면보다도 더 리얼해 보이더군요.
또한 70년대 당시 미국 영화계를 주름잡던 이른바 '14대 스타(이들 중 일부는 30년이 지난 아직도 현역에 있다는...)'가 총출동하는 영화라서 골수 영화팬 입장에서도 무척 볼거리는 많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잘못된 정보와 지휘관의 오판으로 인해 처참하게 죽어가는 병사들의 모습을 아주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매기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보급품 컨테이너 챙기러 갔다가 전사하는 영국 공수부대원 모습은 그야말로 하일라이트더군요. 컨테이너를 열어보니 그 속에는 전투에는 아무 쓸모없는 베레모만 가득...-_-
*이 영화 관련해서 1982년도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렸던 코넬리우스 라이언의 기사 '머나먼 다리(자신의 단행본을 요약해 작성한 것)'를 뒤늦게 읽어봤는데, 가만보니 모 출판사에서 지난 1993년도에 머나먼 다리 특집이랍시고 내논 글이 이 글 축약판이더군요... 젠장 이 환멸감...
첫댓글수많은 명배우들이 우리가 익히 들은 바 있는 인물로 분해서 나오죠.영국 1공수사단 레드 데블스의 어카트 소장역으로 숀 코네리가(이 영감님은 붉은 10월호빼고 몽땅 영국인으로..)로버트 레드포드가 그 유명한 82공수사단 도하작전?의 지휘관 줄리언 쿠크 소령으로 나왔죠.
첫댓글 수많은 명배우들이 우리가 익히 들은 바 있는 인물로 분해서 나오죠.영국 1공수사단 레드 데블스의 어카트 소장역으로 숀 코네리가(이 영감님은 붉은 10월호빼고 몽땅 영국인으로..)로버트 레드포드가 그 유명한 82공수사단 도하작전?의 지휘관 줄리언 쿠크 소령으로 나왔죠.
'슈퍼맨'의 악역 '진 헤크만'도 폴란드군 소사보흐스키 장군으로 나오더군요.
영화 말미에 간신히 살아돌아온 영국군 공수부대원에게 한 사령관이 한 대사가 생각납니다 "그 다리는 우리에게 너무 먼 다리였었네" 맞나? 왠지 헛다리집은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