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사랑방에서 정윤진 선생님에 대한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며칠전 서울에서 있었던 3-9 반창회에서 옛날 친구들 사진도 나오고 김종진(농업) 선생님과 함께 찍은 몇명 학우들 사진도 올리고... 이젠 그 친구들이 누군지 다 이름도 알아 냈고... 즐거운 추억들 입니다
중학교사랑방 http://cafe.daum.net/kbm42 자료실에 보시면 올라 있지요
이제 중학교때 김종진 선생님의 추억 한토막 입니다
지난해 自樂 金永秀형이 보내준 졸업 30주년 기념문집에서 읽고 안 사실인데 선생님 께서는 우리기와 함께 경북중학교엘 들어 오셨고 우리 졸업과 함께 다시 경북대학교 대학원으로 돌아 가셨으니 진짜 우리동기 선생님 이십니다.
그때 교육방침이 그랬던지 우리가 중학교 때에는 실업과목(상업, 공업, 농업)중 한과목을 반드시 배워야 했는데 우리들은 농업을 배우게 되었답니다 1학년때 우리반 담임 선생님이 농업과목을 가르치시던 장재택 선생님 이셨답니다
1학년때인데 선생님께서 우리반에 첫시간 수업을 들어 오셨답니다
운동장에서 소개와 인삿말도 있었는데 경북대학교 농과대학 대학원을 나오셨다고 했었지요 머리를 옆으로 그냥 빗어 넘기신 첫인상이 아직도 대학생이 아닌가 싶을 그런 첫인상 이었는데...
출석을 부르시더니 칠판에다 金鐘振이라고 성함을 쓰셨지요.
그순간 우리들은 깔깔 웃을수 밖에... 우리반에 꼭 같은 이름을 가진 학우가 있었으니까요.
우리가 킬킬 거리다가 차차 깔깔대고 웃는 소리가 커지니 선생님은 무슨 영문인지도 몰라 어리둥절 하시더니 조용해 지기는 커녕 그 모습이 우스워 애들이 더 크게 웃으니 화를 벌컥 내시면서 실장 이게 무슨 짓이야 하고 실장에게 그 이유를 물었던것 같은데...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우리반에 똑 같은 이름의 김종진이가 있는줄 아시고 사태는 수습이 되었는데 출석을 부르실때 이름을 불렀으면 미리 아실수가 있었을 텐데 1번 2번 하고 번호를 불렀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답니다
우리반 김종진이는 눈이 멀뚱멀뚱하고 착한 아이였는데 2학기 때는 양키시장(교동시장) 안에있는 당수도장에 당수(당시에는 태권도를 그렇게 불렀지요)를 배우러 다녔던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내 기억엔 김진복이가 3학년때 우리반(3-9) 실장 이었는데 1학년때도 나와 한반이었지 싶은데 확실하지는 않네요.
우리반에 박미련, 최완섭, 이재철, 이번남, 김양건등등 수창학교 출신들이 가장 많았거든요. 이부노(이준노), 안병철, 남문희, 서진철, 김경한, 유건국, 이훈태, 안영호, 이현보, 백문현등등 이때 우리반이었고,
하여간 이날부터 우리는 선생님 이름을 함부로 부를수도 없으니 너는 小振이 해라하고 우리 친구 종진이를 소진아 하고 불렀답니다
그리고 2학년이 되고나서 나는 2-6반(총천연색 김옥진 선생님반) 이었는데 김길수가 반장을 했고 김용서, 이순국, 이승관 등도 이때 한반 이었답니다. 그런데 사실 농업시간에는 별로 수업에 재미도 없었고 내가 농사 지을것도 아닌데 싶어서 애들이 다른과목 숙제를 하거나 적당히 그럭저럭 시간을 보내는 그런 과목 이었는데 김종진 선생님의 필기는 시간마다 몇번이나 칠판을 지워가면서 빽빽하게...
하루는 수업시간에 애들이 장난을 치고 까불다가 화가난 선생님에게 한놈이 들켰는데 사연인즉 노트쪽지에 적은 시조를 주고 받고 킬킬 거리다가 들켰답니다.
사실은 주고 받다가 들킨넘들을 벌 주어야 함에도 엉뚱하게 이글 쓴놈이 누구냐고 불똥이 튀었지요.
아닌 밤중에 홍두께 격으로 내가 자수를 하긴 했는데 따귀가 얼얼 하도록 몇대를 맞고나니 얼마나 분하던지...
그걸 쓴게 무슨 잘못이 아닌데... 주고받고 작난한 놈들이 나쁘지...
그 노트쪽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답니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고구마 밭에 홀로앉아
큰고구마 주머니 넣고 작은 고구마 깎아 먹으니
어디서 이놈 소리에 가슴덜컹 하여라"
아마 그날 고구마를 배웠던 시간이 아닌가 싶은데... 고구마의 원산지가 어디이고 대마도에서 감저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건너 왔다는 기억이 남아 있는데 맞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네요
그날 불이나게 따귀를 맞지 않았으면 확실하게 기억을 할텐데 ㅋㅋㅋ
김종진 선생님은 지금 청도 각북에서 隱居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은사의 날에 꼭 모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참에 생각난 김에 우리들의 영어선생님 이셨던 김종탁 선생님도 지금 부산 라이언스 클럽에 연락이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동기회장님은 참고로 알아 두시길... 김종진 선생님 주소는 정시식형이 알고 있고 김종탁 선생님 주소는 김경한형이 알고 있답니다
물론 모든 동기들이 다 알수야 없을것입니다. 예를 들면 지난번에 내가 양남호 영어선생님 얘길 했더니 芝軒 李元永 대감은 배운적이 없어서 어떤 선생님 이신지 전혀 기억에 없다고 합디다만...
선생님께선 나이도 젊으시고 소위 햇병아리 선생님 이셔서 나이드신 선생님들이 종직이(영남학파의 거두 김종직선생)라고 부르기도 하고 꽃선생, 화초선생 하고 동생처럼 별명도 부르시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 끝맺음을 하면서 또 한가지 잊을수 없는건 선생님의 오른팔 이었던 원예반의 서정남이가 생각 나네요. 별명은 온실 찌끼미 였제.
이친구는 3학년때 우리반이고 출석번호가 바로 내 앞번호 이었지요
내 번호 바로 뒤에는 조병준이고... 김대환,서정남,김경욱,조병준,김대광 이런순서로 출석을 불렀었지...
신암동에 살던 서정남이는 이동구 하고도 친했고...
그리고 백초형,
정윤진 선생님 회상기와 이원영 대감이 기억하고 있던 조침문 수업시간의 추억은 그대로 정해창 선배님께 전해 주셨으면...
그 뒤에(서울) 듣께나? 너그 자꼬 (안)주껠래?
너그 좀 제발 많이 주께라... 호랭이 같던 이준상 선생님도 안계신다 겁내지 말고
첫댓글 다른 선생님 대부분은 스리퍼를 신고 느릿느릿 걸어면서 수업에 들어오셨는데 김종진선생님은 실내화를 신어시고 빠른 걸음으로 복도로 가로지르는 모습이 남아있습니다.
선생님의 실내화는 그당시 학생들이 많이 신었던 끈으로 매는 평범한 운동화 이었지요
방과후 송구 연습하고나서 온실 앞 수도가에서 웃통 활랑벗고 씻고나서 온실에 들러 처음배운 배코니아 꺽꽂이 뿌리 낫나? 확인하던 생각! 서정남 이동무 요세 어딧는지? 아시는 이 올려주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