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거사는 활공산에서 혼자서 기도 정진을
나름대로는 열심히 할 때 있었던 일이었다.
그는 오랜 세월 산속에서 지내며 큰 신심으로
깊고 깊은 행주좌와어묵동정 중 염불에 했다.
봄이 저물어가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아는
지인에게서 병원이라고 하면서 전화가 왔다.
그의 전화를 받은 한 거사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그는 전화를 걸어온 사람을 잘 알고 있었고,
자신을 아주 잘 따르는 도반이었던 것이었다.
왜 그리 불안해하는 지를 묻고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궁금해하던 중, 그의 아내가 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는데, 유방암 4기로
말기까지 진행된 심각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말기 암이라면 더 이상 치료가 어렵다는 사실에
한 거사는 안타까워하며 마음이 편히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그의 마음에 '지장경을 보내주면
아주 큰 도움이 될지도'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그 사람이 불심과 함께 지장경을 읽으면서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직감을 느낀 것이었다.
한 거사는 소중한 지장경 책 한 권을 정성껏
포장하여 그녀에게 소포로 보내주었던 것이다.
"이제는 죽을 것이라면, 스님이 보내주신 지장경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아 죽을힘을 모아 보세요."
그렇게 정성스럽게 조언하며 소포를 전달했다.
한 거사는 그 사람이 지장경을 받고 읽는 모습을
상상했을 때 기쁨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는 자신이 보지 못한 그 사람이 한 거사가
보내준 지장경에 온 마음을 담아 읽는 모습을
상상하며 감사한 마음속에 가득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지장경을 받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힘들어하던 그 사람이 점점 힘을 내며
나중에는 재미까지 느끼면서 읽는 모습이었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이러한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안하진 것이 기적이라고 놀라워했다.
그 사람은 자신이 믿고 의지하는 지장경에 마음을
집중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아픈 것을 잊고 지장경에
몰두하며 읽는 독서삼매경을 겪기도 했던 것이다.
여름이 지나고 어느 날, 그 도반은 한 거사를 만나기
위해 높고 깊은 산속에 위치한 절을 찾아왔다.
그곳에서 그는 그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은 생전에
보지 못한 헌 거사의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던 것이다.
한 거사는 그 사람이 지장경을 올바로 읽는 것을
확인하고 기뻐했고, 그 사람은 죽을 것처럼 힘들었던
상태에서 말기암을 완전히 회복되어 돌아온 것이었다.
한 거사는 그 사람에게 홍삼과 영지를 나누어 주었고,
계속해서 염불정진을 지속하며 꾸준히 실천하도록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