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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루스(Angelus). 영어만 알아도 이 말의 뜻을 금방 어림할 수 있겠지요? 천사란 뜻입니다. 이 말이 정형화된 기도 중 하나를 가리킬 때는 우리말로 ‘삼종기도’(三鐘祈禱)를 뜻합니다. 여기서 삼종은 세 번의 종, 그러니까 하루에 세 차례 치는 종을 가리킵니다. 하루에 세 차례 바치는 기도를 안젤루스라고 한 것은 이 기도의 시작이 안젤루스 도미니(Angelus Domini), 그러니까 ‘주님의 천사’로 시작되기 때문이지요. 주님의 기도를 Pater noster, 성모송을 Ave Maria로 부르는 것도 이 기도들이 시작하는 첫 말에서 온 것입니다. 하루에 세 차례, 그러니까 시각으로 치면, 아침 6시, 정오, 저녁 6시에 종을 울리고, 이 종을 울리는 동안 ‘주님의 천사가 마리아께 아뢰니...’ 하는 기도를 바치게 됩니다. 삼종기도의 내용은 말씀이 사람이 되신 ‘강생의 신비’를 담고 있습니다. 대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방문하여 전한 말과 성모님의 응답, 그리고 결과로서 사람이 되신 말씀의 현존을 기념합니다. 이렇게 기념할 세 가지 내용을 세 번의 계응 형식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며 바치고, 마지막 부분에 성모님의 간구와 하느님께 드리는 청원을 덧붙여 기도를 마감합니다.
삼종기도의 기원은 확실치 않다고 합니다. 11세기 팔레스티나 성지 회복을 위해 십자군 운동이 일어났던 시기에, 그레고리오 9세 교황이 십자군을 떠나보낼 때, 이들의 승리를 위해 성당 종을 세 번 치면서 기도를 바치라고 하였던 것이 그 시작이라고 보는 게 가장 널리 알려진 사연인가 봅니다. 그 이후 1318년 교황 요한 22세는 저녁에 종이 울리면 평화를 위해 성모송을 세 번 외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아침에도 행해졌고, 15세기에는 낮에도 행해졌다고 합니다. 초기에는 금요일에만 바쳐졌던 것이, 16세기 이후에는 날마다 하루 세 번씩 바쳐지게 된 것입니다.(가톨릭 대사전 참조) 전례학자들은 삼종기도를, 찬미가나 짧은 독서 없이 시편 대신 성모송으로 바치는 낮 기도의 초기 형태로 봅니다. 부활시기 동안에는, 안젤루스 대신 부활 송가인 ‘레지나 첼리’(Regina Caeli, 하늘의 모후님)를 바치며, 우리는 이것을 부활삼종기도라고 합니다.(전례사전 참조) 교황 갈리스토 3세(1455-1458)는 삼종기도를 바치는 목적이 이슬람교도들로부터 그리스도교를 보호해 줄 것을 청하는 데 있다고 하였습니다. 삼종기도를 바치는 시각이 이슬람 기도시각에 맞춰진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1974년 바오로 6세 교황은 삼종기도를 바치는 참된 목적을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삼종기도는 단순한 구성과 성서적 성격, 평화와 안녕을 비는 역사적 기원, 아침, 낮, 저녁 시간을 거룩하게 하는 준전례적 리듬 그리고 하느님 아들의 강생을 기념하면서, 그분의 고난과 십자가로 부활의 영광에 이르도록 기도하는 파스카의 신비를 회상하게 하는” 데 있다고 말입니다.(바오로 6세의 권고 “마리아 공경” 41항 참조) 그러니까 바쁘게 내닫고 있는 우리를 잠시 멈춰 세워 바쁜 일상을 핑계로 잊고 있었던 하느님을 되찾으라는 초대로 여기며 우리 안에 계신 임마누엘 하느님을 느끼게 됩니다. 삼종기도보다는 훨씬 간단하지만 부활시기에만 바쳐지기에 익숙하지 않은 부활삼종기도(레지나 첼리)를 바치며 하느님을 느껴 봅시다. ◦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께서,
알렐루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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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군요.,
좋은지식 알겠되었네요.
감사합니다
감솨합니다.